감사는 모든 수행, 모든 기도의 핵심

2009. 8. 26. 21:1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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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의들꽃사랑마을

 

 

감사는 모든 수행, 모든 기도의 핵심

 

- 법상스님 감사 일기중에서

 

 

감사를 한다는 것이야말로
모든 수행의, 모든 기도의 핵심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글을 읽더라도 사실 당장에 저질러
감사를 누리고 직접 감사하며 사는 것에는 인색한 것이 우리입니다.

‘그래 감사하고 살아야지’ ‘좋은거지’ 하면서도
직접 감사해 보지는 못했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한 번 해 보는 건 어떨까요?
A4 용지나 빈 종이, 혹은 텅 빈 컴퓨터 모니터도 좋습니다.
목탁소리의 ‘수행일기’ 방에 적어 보셔도 좋겠네요.
빈 종이에 ‘감사 일기’라고 적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에게서
과연 감사한 것들이 무엇이 있는가를
한 번 적어 보는 것입니다.

쪽지나 수첩을 들고 다니면서
될 수 있다면 하루나 이틀,
아니 우리의 수행기간인 이번 3주차 동안에
계속해서 매 순간순간의 상황 속에서
감사할 것들을 계속해서 적어 보는 것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집에서, 회사에서, 도로 위에서, 차 안에서,
나 자신에게, 내 몸에게, 가족에게, 이웃에게, 동료에게, 도반에게
혹은 좋은 상황이나 나쁜 상황 속에서,
일이나 공부나 대화나 침묵 속에서,
그 어떤 상황에서든, 그 어떤 대상에게든
모든 경우에 우리는 끊임없이 감사해야 할 것들로 넘쳐난다는 것을
쉽게 알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단히 감사한 것들이라고 알고 있는,
그런 당연한 감사할 것들 말고도,
사실 우리 삶 속에는
크고 작은, 때로는 아주 작고 미세한 일들 속에서도
감사할 일들이 얼마나 많이 넘쳐나고 있는지 모릅니다.

사실은 지금 이 순간 내 삶 자체가
엄청난 감사할 일인데도, 그것을 놓치며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감사할 것들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 온 것입니다.

내가 이렇게 월급 받으며 사는 것을 왜 당연하게 생각해요?
감사하게 생각해야지요.
인도나 네팔이나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 살고 있는 이들에 비하면,
또 직장 없이 마음고생하는 이들에 비하면
지금의 나는 당연하거나 평범한 것이 아니라
너무나도 감사한 삶을 누리고 있는 중입니다.

아이들 잘 크고 있는 것을 왜 당연하게 생각합니까?
태어나자마자 장애나 큰 병을 가지고 태어났거나,
지금 병원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거나,
사고를 당했거나,
그러지 않고 이렇게 크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도 감사한 일이지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아이가 공부는 안 하고 만화책이나 컴퓨터 오락이나
일본 에니메이션에만 빠져 있다고요?
그래서 괴롭다고요?
아닙니다. 그 아이에 대한 내 판단과 해석이 괴로움을 가져오는 것이지
그것 자체가 괴로운 것은 아닙니다.
만화, 오락, 컴퓨터 게임이 나쁘다는 내 생각이 문제이지,
그것을 하는 아이가 문제인 것은 아니예요.
물론 그것들도 문제일수는 있겠지만
더 큰 문제는 내게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이가 건강히 내 곁에 있고,
사고치지 않고, 집 나가지 않고, 큰 병도 없고,
큰 교통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무언가 집중력이 있으니까 게임에 집중도 하고,
그렇게 잘 커주고 있는 것이
왜 문제가 되지요?
사실 그 사실은 얼마나 큰 감사할 일입니까?

감사하고 고마워하며
상대를 감사함으로 이해해 주고, 사랑해 줄 때,
그 때 그 깊은 감사를 아이의 존재 깊은 곳에서 받아들이고,
그랬을 때 아이에게서도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는 것입니다.

먼저 감사해 하고, 먼저 다가가세요.
먼저 그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보고
찾았다면 충분히 감사해 하고, 표현하고, 사랑해 주어야 합니다.
진심으로 끊임없이 감사하면
모든 문제는 아주 쉽게 자연스럽게 풀려나가게 됩니다.

우리의 삶에서
최소한의 의식주가 보장되어 있다면,
그것은 무조건 감사해야 할 일들로 가득한 것입니다.

도대체 내 삶에서 감사할 것들이 이렇게 많았단 말인가?
하고 감동할 수 있을 때까지,
크든 작든 계속해서 일주일동안
매 순간순간 감사할 것들을 찾아보십시오.
모든 대상에게,
아이에게, 남편에게, 아내에게, 옆집 사람에게, 직장 상사나 하급자에게
감사할 일들의 목록을 작성해 보시기 바랍니다.

호흡을 200번, 300번, 500번, 1000번 관하듯이
감사할 것들을
하루에 적어도 100가지 이상,
많게는 300, 500, 1000가지이상을 찾아 보시고
수행일기에 감사일기를 적어 보도록 하십시오.

어떻게 그렇게 많이 찾느냐고 하실 지 모르겠지만,
감사할 일들은 찾으면 찾을수록 더 많이 발견이 될 것입니다.
본래 이 우주법계라는 곳이 무한히 우리에게 베푸는 곳이고,
우리는 그 고맙고 감사한 베풂을 받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찾고 찾다보면 그 무한한 생명의 무량베풂이 보여지게 될 것이고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풍성한 것인지에
얼마나 감사할 일들인지에 대해 새삼스레 눈뜨게 될 것입니다.

사실은 괴로운 일들 속에서도
감사할 것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업을 녹여주는 경계이거나,
우리에게 강인함과 어떤 특정한 지혜 같은 덕목을
전해주기 위한 생생한 경계일 수도 있습니다.

나를 괴롭히는 사람에게 조차,
나를 힘들게 하는 상황에 조차
감사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면,
그 사람의 삶은
일상을 뛰어넘고, 업을 뛰어넘어
보다 깨어있고 삶을 초월하는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 수 있는 준비를 마친 것입니다.

사실은 깨달은 자의 시선이 바로
모든 존재에 대한 감사와 찬탄의 시선입니다.
중생의 눈에는
모든 것이 시비거리이거나, 괴로운 일이거나,
답답하고 꼬이는 일이지만,
부처의 눈에는
그 모든 것이 감사할 일이고,
나를 돕는 법계의 배려이며,
찬탄할 만한 일들이 되는 것입니다.

이번 3주차 호흡관찰수행일기는
호흡도 관찰하지만
감사에 초점을 맞춰 공부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호흡을 관한다는 것은,
지금 여기에서 깨어있다는 말이고,
지금 여기에서 깨어있을 때
지금 여기라는 현재가 가져다 주는
무한한 감사와 사랑의 것들을 보다 생생히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숨을 이렇게 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최고의 감격스런 살아있음의 감사를 누리는 것이지요,
목탁소리에서도 이렇게 좋은 도반들을 만나고 불법을 만나면서
함께 공부하고 닦아가고 정진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할 일입니다.

일과의 하루 하루, 매 순간 순간을
꾀뚫어 보면서
감사와 사랑과 찬탄의 덕목들을 찾아 내 보고,
그것을 충분히 누리며 감사 해 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