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잘가소서/무관스님

2009. 10. 15. 20:3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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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히 잘가소서!
    30년을 고이 키운 자식을 앞세우는 에미의 가슴, 놀란 어미는 영안실에서 떠듬떠듬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다시 못 볼 자식이건만 영 이별이 실감나지 않았습니다. 휴학계를 내고 아르바이트 하던 큰 아들이었습니다. 목욕탕 다녀와서 라면 한그릇 먹고 휴게실에서 잠이 들었다는데 다시 깨어나지 못하는 깊은 잠에 빠져 버린 것입니다. 갑작스런 사망으로 시신 부검이 끝나고 나서야 입관을 할 수 있었습니다. 벽제 화장터에 이르러서 예약 시간이 많이 남아 상주도, 참례하신 친지분들도 휴게소 곳곳에서 서성거렸습니다. 예정된 시간이 되자 다들 어김없이 모여들어 운구를 하였습니다. 시신을 화구에 들이미는 순간 "덜커덩" 철문이 닫혔습니다. "불이야" "불이야""불이야" 소리 높여 외쳤습니다. 혹여 시신을 제 몸인줄알고 영가가 근접할까봐 스님은 큰소리로 일러 주었습니다. 자식의 마지막 모습에 어미는 혼절하듯 자리에 주저 앉았습니다. 화장시간내내 스님과 상주와 친지들이 한마음이 되어 "나무아미타불 " 염불을 하였습니다. 화장시간 두시간여에 이르도록 쉬지않고 염불이 이어졋습니다. 비록 짧은 생이었지만, 고인께서 가시는 길이야 이보다 장엄스러울 수 있을까요. 화장이 끝나고 유골을 수습하여 분골하고 보니 정말 생이 무상하단 말씀 가슴으로 느껴집니다. 한 사람의 존재가 이렇듯 지수화풍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참 이상했습니다. 누구도 그것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편안한 마음으로 큰 일을 마친 듯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하다며 격려와 위로의 말씀들을 나누었습니다. 청춘의 나이에 이승을 떠난 고인은 너무나 착한 사람이라고 햇습니다. 그랫기에 장례 기간 날씨도 화창하고 온갖 꽃이 만발한 벽제 화장터 동산에서 그렇게 육신의 자취마져 연기 한줌으로 산화하였던 것입니다. 고향 순천으로 돌아가는 상주분들의 모습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조심해 가시고, 부디 굳건히 잘 사시라고.." 화답하듯 상주분들이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지하철로 향하여 걸음을 걷는데 금강경 한 귀절이 귓전에서 맴맴 맴을 돕니다. "무릇바 있는 바 현상은 다 허망한 것이라네 만약 모든 상이 상이아닌줄 알면 즉시 여래를 보리라." 부디 잘가소서! 오고 감도 없는 그 한자리! 소소영영 환희 빛나소서! 무관^^*

     



    인생은 둥굴게 둥굴게


    삶이란... 참으로 복잡하고 아슬아슬합니다.

    걱정이 없는 날이 없고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어느 것 하나 결정하거나 결심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내일을 알 수 없고 늘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삶이란 누구에게나 힘든 이야기입니다

    말로는 쉽게 "행복하다", "기쁘다"고 하지만,

    과연 얼마만큼 행복하고 어느 정도 기쁘게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막막합니다.


    이러면서 나이가 들고 건강을 잃으면

    "아! 이게 아닌데..." 하는 후회의 한숨을 쉬겠지요.


    그런데도 왜 이렇게 열심히 살까요?

    어디를 향해 이렇게 바쁘게 갈까요?

    무엇을 찾고 있는 걸까요?


    결국, 나는 나, 우리 속의 특별한 나를 찾고 있습니다.

    내가 나를 찾아다니는 것입니다.


    그 고통, 갈등, 불안, 허전함은 모두 나를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만나는 것들입니다.


    참 나를 알기 위해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존재 이유를 알기 위해서,

    나만의 특별함을 선포하기 위해서 이렇게 바쁜 것입니다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 치고

    아무 목적 없이 태어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자기만의 독특한 가치,

    고유의 의미와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이것을 찾으면 그날부터 그의 삶은

    고통에서 기쁨으로...

    좌절에서 열정으로...

    복잡함에서 단순함으로...

    불안에서 평안으로 바뀝니다.


    이것이야말로 각자의 인생에서 만나는

    가장 극적인 순간이요, 가장 큰 기쁨입니다.


    아무리 화려해도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불편하여 오래 입지 못하듯이

    아무리 좋은 일도, 때에 맞지 않으면 불안하듯이


    아무리 멋진 풍경도 마음이 다른데 있으면

    눈에 들어오지 않듯이

    내가 아닌 남의 삶을 살고 있으면,

    늘 불안하고 흔들립니다.


    하지만 자기를 발견하고 자신의 길을 찾으면,

    그때부터 그의 인생은 아주 멋진 환희의 파노라마가

    펼쳐지게 되고 행복과 기쁨도 이때 찾아옵니다.


    - 좋은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