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마음

2009. 10. 20. 21:3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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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마음

 

 

마음을 비우라 빈마음이여

들어차 울렁이며 휘쓸리며 휘날려도

마음의 비우라 말씀들만 하시네

 

비운마음은 빈것이 아니요

차여있는것 또한  아니니

비워서 묘용함을 스스로 알란다

 

삶속안에 가득찬 나를 보고있는데

비워라 비워라 말씀들만 하시네

무심의 경지까지 어느뉘가 가셨는지

 

그분의 앉은자리 그분의둘레사정

그분의 심지조차 의심가득 차여가며

차지도않은 마음을 비우지도 않은 마음

 

어이타 말만질러 마음있음을 알리는가

어이타 젊잔은척 이바구만 하시는가

중생의 척도에서 구름허공 가득찼네

 

 

<고사관수도>/강희안

      

종이에 수묵, 23.4×15.7cm, 국립중앙박물관 

 

 

 

    

강희안의 <고사관수도>는 덩굴풀이 늘어진 암벽 곁에서

선비가 턱을 괸 채 물을 바라보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그가 바라보는 것은 물이지만 물이 아니다.

혼탁한 속세에서 보낸 찌든 시간이다.

흙탕물같은 세상 속에서 부대끼며 살다보면 자신이 누군지,

왜 사는지 회의가 들 때가 많다.

그럴 때면 그림 속 선비처럼 강호에 나가 자신을 바라보며

다독거려야 한다.

 

잠시 동안 손에서 일을 내려놓고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왜 그렇게 미욱하게 살았는 지 자신을 다그치지 말고 사느라

부딪치고 멍든 마음을 위로의 땅 위에 편안히 뉘어놓아야 한다.

마음이 계곡물처럼 맑아지고 잔잔해져 나의 입에서 다시

세상을 긍정하는 언어가 쏟아져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래야 다시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