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적도 없고 죽은 적도 없네/틱낫한

2009. 11. 8. 17:2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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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적도 없고 죽은 적도 없네/틱낫한

 

끝없이 태어난 생명
태어난 적도 없고
죽은 적도 없네.

드넓은 푸른 바다와
빛나는 별이 가득한 밤하늘
그것은 다 나의 경이로운 참마음이
드러나 표현된 것일 뿐
시간이 존재하기 이전
무시의 그때부터
나는 늘 자유로웠네.

 

탄생과 죽음은 우리가 통과하는 문
우리의 여정에 놓인 성스러운 문지방
탄생과 죽음은 숨바꼭질일 뿐

그러니 나를 보고 웃어요.
나와 함께 웃어요.
내손을 잡아요.
그대여 안녕!
우리가 곧 다시 만나기 위해
작별하는 거예요.

우리가 오늘 만나고 있어요.
우리는 내일 다시 만날 거예요.
우리는 늘 근원에서 만날 거예요.
우리는 모든 것 안에서 서로 만날 거예요.

 

나의 귀는 내가 아니예요
나의 눈도 내가 아니예요
나의 코도 내가 아니예요
나의 혀도 내가 아니예요
나의 몸도 내가 아니예요
나의 마음도 내가 아니예요.

 

- 틱낫한 -

 

1 양양 낙산사

 

 

 

낙산(洛山)은 보타락가(補陀洛迦)에서 온 말이다.

보타락가는 관세음이 거주하는 산. 산스크리트 포탈라카(potalaka)를 음역한 것이다.

 

관세음 신앙은 인도는 물론 중국과 한국·일본·티베트에서 널리 신봉하였으며

그런 까닭에 관세음보살의 거주지는 곳곳에 등장한다.

화엄경 입법계품에 선재동자(善財童子)가 구도를 위해 세상을 돌아다니던 중

보타락가산에 도착하는 구절이 나오는데, 바다에 접한 아름다운 곳이라 하였다.

중국의 승려인 현장도 인도에 다녀와서 스리랑카로 가는 바닷길 가까이에 이 산이 있다고 기록한 바 있다.

 

인도 남쪽 끝의 마라야산 동쪽 구릉지대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보타락가산,

중국에는 저장성 영파에 보타산(普陀山)이 있고, 티베트의 수도 라사에도 포탈라궁전이 있다.

스리랑카의 포타란, 만주의 보타락사, 일본 기이반도의 보타락, 닛코가 보타락가와 관련이 깊은 곳이다.

이 일곱 곳과 강원도 양양군에 있는 낙산(洛山)이 관음 팔대성지로 불린다.

 

그러한 양양 낙산사가 화마의 재난을 딛고 4년여의 노력 끝에 2007년에 1차 중건을 거쳐

10월 12일 2차 중창불사를 모두 마치고 회양했다. 지난 10월 11일 설악산에 다녀오는 길에

그동안 차마 그 무너진 모습을 볼 자신이 없어 차일피일 미루던 낙산사를 찾았다.

마침 낙산사가 중창불사를 마치고 회양하기 하루 전 날이었으니 참으로 묘한 인연이다.

 

중국에서 화엄학을 배우고 귀국한 의상이 관세음보살을 보았다고 전하는 이곳 낙산사는

창건 후 8번이나 전소되는 비운을 겪는다. 지금도 2005년 4월 5일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낙산사의 화재 참상을 온 국민이 비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 본 것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종루가 불타고 동종이 녹아내릴 때 내 목덜미를 타고 함께 흘러내리던 뜨거운 울먹임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는데 반갑게도 낙산사가 복원을 끝내고 다시 일어선 것이다.

 

이번 복원이 더욱 뜻 깊은 것은 단순히 화재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1778년 단원 김홍도가 그린 낙산사도(洛山寺圖)를 복원의 기본모형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낙산사도는 조선 세조 때 중건된 낙산사의 모습을 보고 그린 것이라 하니

지금 복원된 낙사사의 모습은 조선 초기로의 역사적 회귀라는 귀중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래 그래야만 낙산사 화재에 연이어 숭례문마저 화재로 잃어버린

우리 국민들의 상실감을 조금이라도 보상할 수 있을 것이다.

 

2차 중창 회양법회를 하루 앞둔 낙산사는 아름다운 가을하늘과 따사로운 햇볕아래서

더없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많은 가람식구들이 회양식 준비를 위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고

수 없이 많은 관람객들이 낙산사 복원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있었다.

나 또한 우리 문화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이번 낙산사 복원을

너무나 기쁘게 생각하며 그동안 복원을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정부와 낙산사 관계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현판에 쓰인 경봉스님의 필체가 반갑게 맞이하는 원통보전에 들려 성스러운 관음성지 낙산사가

누대에 걸쳐 후손들에게 아름답게 전해지길 간곡히 기원해 본다.

 

 

2 낙산사 홍련암 

 

 

의상이 관음을 친견했던 자리에 세워진 홍련암

많은 발걸음들은 의상을 만나기 위해서 일까 - 아니면 의상처럼 관음을 친견하고자 함일까? 

 

 

3 원통보전 앞 담장

 

 

      어찌 옛맛과 같을 수가 ...  

 

4 화마를 피해 살아남은 7층 석탑

 

반갑다! 

 

5 복원된 원통보전

 

 

 

6 어떤 시선

 

 

주문진 수산시장에서... 

 

7 가을 色

 

 

멀리 보이는 앞산이 신라충신 박제상의 부인과 두 딸이 남편을 기다리던 치술령이 있는

국수봉입니다.오른편 맨끝 산을 넘어서면 남편을 기다리다 지쳐 죽어서 새가 되어 날아들었다는

은을암이 있는 곳이지요. 산 밑 마을에는 박제상을 기리는 사당이 모셔져 있답니다.

박제상은 "계림의 개·돼지가 될지라도 왜국의 신하는 될 수 없으며 계림에서 벌을 받을지라도

왜국의 벼슬이나 녹은 먹지 않겠다"며 우리민족의 의지를 드높이다가 불에 태워 죽임을 당한

신라의 충신이지요.매우 심금 울리는 유서가 깃들인 고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