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생은 구름이며 바람인 것을/경허선사
人生은 구름이며, 바람인 것을
누가 날더러 청춘이 바람이냐고 묻거든
나, 그렇다고 말하리니
그 누가 날더러 인생도 구름이냐고 묻거든
나, 또한 그렇노라고 답하리라
왜냐고 묻거든 나, 또 다시 그렇게 말하리니
청춘도 한번 왔다가고 아니오며
人生 또한 한번 가면 되돌아 올 수 없으니
이 어찌 세월의 바람이라
구름이라 말하지 않으리요
오늘 내 몸에 안긴 겨울 바람도
내일이면 또 다른 바람이 되어
오늘의 나를 외면하며 스쳐가리니
지금 나의 머리 위에 떠가는 저 구름도
내일이면 또 다른 구름이 되어
무량세상 두둥실 떠가는 것을
우리의 그 잘난 청춘도, 못난 청춘도
스쳐가는 바람 앞에 머물지 못하며
그 못난 人生도, 잘난 인생도
흘러가는 저 구름과 다를바 없을진데
세상을 스쳐살다 그 어느날
홀연히 구름처럼 사라져가는 生을 두고
그 무엇이 청춘이고
그 무엇이 또한 인생이라고
따로 말을 하리까
지금 살아가는 우리네 人生은
바람과 구름과 다를바 없다는 것을
2 보는 바가 없느니 분별할 것이 없고
- 부설거사
목무소견무분별 (目無所見無分別) 이무소청절시비 (耳無所聽絶是非)
세상만사도불간 (世上萬事都不看) 단간심불자귀의 (但看心佛自歸依)
눈으로 보는 바가 없으니 분별할 것이 없고,
귀에 소리없는 소식 들으니 시비가 끊어진다.
세상만사를 다 간섭하려 하지 말고
분별과 시비를 모두 놓아 버리고,
단지 마음의 부처를 보았으니
심불(心佛)에 돌아가 의지하겠노라
3. 마음에 타는 불을 무엇으로 끄려는가/청담스님
사람들은 모두
마음속에 불 하나씩을
담고 부글부글 끓이고들 삽니다
저높은자리에
내가 꼭 앉아야 할텐데.
내 금쪽 같은 자식이 일류대학에
철커덕 붙어야 할텐데.
손귀한 가문에 시집을 왔으니
이번에 꼭 아들을 낳아야 할텐데.
돈을 왕창벌어 남부럽지않고
떵떵거리며 살아야 할텐데 할텐데 할텐데.....
무엇으로 이불을 꺼야 마음이 편안해 집니까 ?
뜨거워서 팔짝팔짝 뛰어봐도.
호호불어봐도.
벌컥벌컥 찬물을 들이켜도
가슴을 쾅쾅 두드려봐도 이불은 꺼지지 않습니다.
마음이 바로 나 이거늘
그 나 를 버리고 당신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구하고 무엇을 해야 되겠습니까 ?
어째서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쫓습니까 ?
- 청담 큰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