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9. 21:29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아집 버리면 화해 저절로 생겨
-불갑사 수산스님-
─근세의 대 선지식 만암스님의 회상에서 공부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근세에 가장 숭앙받는 고승중의 한 분이신 만암스님은 어떠한 가르침을 주셨는지요.
만암스님은 열반에 드실때까지도 대중과 함께 공양하는 등 대중생활을 철저히 하신 것으로 유명한데
특히 만암스님께서 대중생활에서 경계하신 일은 무엇이었는지요?
▲만암스님 가르침대로 그대로 실천했다면 벌써 견성성불했을 것입니다.
가르침을 받고도 하나도 이행 못하니 이러구 살지요.
만암스님은 워낙 언행이 일치하고 늘 겸손했으며 공심으로 일을 처리하니 누구나 다 추앙을 했어요.
만암스님은 80 넘어서도 대중과 같이 발우공양 했어요. 찬도 다 똑같게 먹었어요.
누가 특별하게 찬대접을 하려고 하면 “여기에 입이 하나가 아니다. 입은 다 똑같다.
노소를 막론하고 입은 다 똑같으니 같이 먹어야지,
나 혼자만 좋은 것 먹으면 되느냐”고 점잖게 거절하셨지요.
또 만암스님은 당신 개인에게 해 끼치는 일은 그냥 웃어넘겼지만 남에게 해 끼치는 일은 사자후로
경책하셨어요. 그 분 만큼 공과 사가 분명했던 스님도 없다고 봅니다.
또 거짓된 행동이나 신심을 위장하거나 거짓말은 금방 아셨어요.
특히 거짓되게 위장하는 일에는 당장에 불호령을 내리셨지요.
이러한 일화가 있어요.
만암스님이 백양사를 운영할 땐데 절재산을 모두 모아보니까 3백석박에 없어요.
명색이 본사인데 걱정이지. 그래서 4백석을 더 만들어놓아 7백석을 만들었어요.
개인 암자 것을 한데 모아 한달에 서말씩 양식을 내줬어요.
다른 본사스님 개인 재산만도 못한 것을 가지고 큰 절을 잘 운영해 나갔는데
극도로 절약을 했음은 물론 철저하게 낭비를 막고, 꼭 필요한 데만 썼기에 가능했지요.
가정도 그렇고 종단도 그렇고 국가도 그러한 마음으로 운영을 해야 내실을 기할 수 있어요.
내 요새 젊은 스님네들한테 욕을 많이 얻어먹어.
요새 젊은 스님네들 돈 많다고 자가용 비싼 것 타고 돌아다녀 보기싫거든. 잔소리를 좀 하지요.
절집에 돈이 없어져야 중싸움 끝날 거예요.
불교신자라고 허울좋은 이름만 붙이지 말고 진실로 부처님처럼 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럴려면
첫째, 공심(公心)을 가지고 항상 생활해야 해요.
둘째, 바른 신심을 가져야 됩니다.
바른 신심을 가지려면 바르게 보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행동하고...
팔정도에 따라 살면 되지요.
셋째, 삼독을 버릴려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넷째는 자기의 자성을 밝히도록 부지런히 닦아야 합니다.
그럴려면 스스로 회광반조(廻光反照)할 줄 알아야 하고
그러면 불자로서 남의 손가락질을 면하는 거지요.
그런데 그러지 못하니까 남의 사표는 커녕 제 역할도 제대로 못해요.
─예전과 비교해 요즘 스님되기는 다소 수월해진 것이 사실이지요.
스님들께서도 한없이 편하려면 그렇게 편하게 지낼 수 없는 것이 승려생활이고
또 엄격하게 고행하려면 한이 없는 것이 승려생활이라는 말을 많이 하시는데 스님은
행자생활만 5년 가까이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상좌교육도 엄격하게 시키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내가 지금 79살인데 아무리 아파도 새벽 2시 20분이면 일어나 예불에 동참하고,
가능한 평상시에도 안 누울려고 애씁니다.
옛날에는 행자생활이 철저하게 중이 될 자질이 있는가 없는가 살피는 기간이었어요,
행자때 하는 것 보고 나서 머리깎아 주었거든요.
지금은 중노릇하기 천하에 쉽다고 봐요.
행자라도 법당에 가서 예불도 하게 하고 경도 보게 하지만 그때는 어림도 없었지요.
여러 가지 일을 시키면서 사람됨됨이도 보고 행동도 보고 해서 신심도 없고 나태한 사람은 절대 머리 안 깎아주었어요.
─왜 경도 못보게 하고 공부를 안 시켰습니까?
▲그 사람의 중이 될 마음바탕이 어떤가를 보려고 한 것이지요.
불가에서는 행자때 신심을 바탕으로 평생 중노릇한다는 말도 있어요.
그만큼 행자때 나중의 수행생활을 잘할 수 있는 마음바탕을 충분히 다지라는 것이지요.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요즘 중이 되었다가도 환속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행자때 기본을 철저하게 다져놓은 사람은
절대 흔들리지 않습니다.
평생 수행할 인내심과 하심을 행자때 기르는 것이지요.
수년동안 그렇게 익힌 다음에 경전말씀이 들어가고 참선공부를 해야지
아직 마음공부도 다지지 못했는데 섣불리 무엇부터 가르쳐놓으면 시건방져 져서 못 써.
요새 스님네들 하는 처세가 왜들 저렇게 거칠고 제멋대로인가.
행자때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 있어요.
─최근 어떤 어머니가 아들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학교친구들의 놀림감이 되는 것을 보고
아들을 목졸라죽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장애인도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가 돼야 하는데
세상이 더욱 각박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고 이러한 사회적 병폐를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지요?
▲속담에 뱁새가 황새 따라갈려다 가랑이 찢어져 죽는다는 말이 있어요.
문명이 고도로 발달하다 보니까 요새는 전부 급하고 ‘빨리빨리’예요.
보다 편리하게 보다 편리하게 하다보니까 있는 사람은
자기가 가진 이상으로 분수넘치게 호화롭게 살려 하고 넉넉치 못한 사람은 내 능력이 없으니까
내 능력대로 살지 하지 못하고, 상대적인 박탈감과 불만에서 세상을 원망해요.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가야 할 책무가 있는 정치가들부터 자기 당 이익만 고집하고 제멋대로예요.
도덕이 바로 잡히고 사회윤리가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면서 경제성장이 같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오로지 물질적으로 잘 살아야 한다는 경제적인 발전만 우선시한 결과가 오늘날의 우리 사회 모습입니다.
원인없는 결과가 없는 법이지요.
기본도 안돼 있으면서 세계 선진국하고 똑같이 해 나갈려고 하니 문제지요.
이러한 때일수록 누구 할 것없이 부처님정신으로 살아야 됩니다.
<법구경>에서도 탐욕이 걱정을 낳고 탐욕이 두려움을 낳는다고 했습니다.
또 다욕(多欲)은 괴로움이라고 했고 생사피로가 탐욕에서 일어나는 것이니
소욕(少欲)해 담담히 살아가면 몸과 마음이 자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항상 남과 비교해 적게 가진 것을 괴로워하고 물질에 집착한다면 평안함을 얻을 수 없습니다.
요새 황금만능주의로 돈이면 뭐든지 된다고 믿어요. 돈은 제것이 아니예요.
돈이라는 것은 개인 것이 아니라 돌아가면서 쓰는 것이지,
누구 소유물이 아닌데 천년 만년 제 소유물로 만들려고
기를 쓰고 그걸로 아까운 인생을 낭비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니 안타까워요.
부처님께서는 유루복과 무루복을 말씀하셨어요.
유루복은 한계가 있지만 무루복이라는 것은 한계가 없어요.
흘러가는 산골의 시냇물을 보세요.
아무리 퍼내도 퍼내도 줄거나 마르지를 않아요. 그것이 무루복입니다.
무루복을 지을려면 어떡하면 되느냐. 나부터 비워버려야 해요.
나부터 비워버리면 남을 도와주었다 해도
더 못 도와주어서 그러지 내가 남을 도와주었다는 상이 없어요.
오히려 내가 못 미쳤구나,
내가 복을 못 지어서 더 못 주는구나 이러한 미안한 생각이 드는게 부처님의 자비정신입니다.
뭐 좀 냈다고 텔레비전에 사진내고 신문에 큼직하게 이름내고 하는 것은 복짓는 일이 아니예요.
부처님정신은 주어도 주었다는 생각조차 갖지 말아라 하는 거예요.
남의 마음이 편치 못하면 내 마음도 편치 못한 것을 깨우쳐야 합니다.
가끔 자기의 생활을 돌이켜 살펴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 하는 생각도 좀 해보고
살기를 바랍니다.
국민 모두가 회광반조해야 합니다.
각자가 자기만, 자기 가족만 위할 것이 아니라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해요.
그런데 요새는 남의 입에 들어간 것도 아까워서 억지로 뺏어버리는 풍조니 문제지.
마음을 비우고 분수대로 살아야 됩니다.
국민각자가 자기 분수를 살펴 살아야 하는데 분수를 넘어 살려니까
세상이 시끄럽고 혼란이 오는 겁니다.
고위 공직자일수록 왜 비리가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어요.
정치가들부터 마음을 비우고 살아야 국민들도 따라합니다.
또 공인일수록 언행이 일치돼야 해요.
나라를 안정시키고 국민들을 편안게 하고 잘 살게 하라고 뽑아놨는데 왜 엉뚱한 짓을 합니까.
─불자들 각자가 진실로 참회하고 자신부터 개혁하려는 노력이 없으면
이 사회가 개혁 될 수 없다고 보는데 자신을 개혁시키는 첫 걸음을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나를 다스린다는 말은 마음을 잘 운용하라는 말인데 어떻게 해야 마음을 잘 쓰는 것인지요?
▲우선 나부터 아집을 버려야 합니다.
아집을 버리면 모든게 편하고 화해가 저절로 됩니다.
아집을 버리지 못하면 가장 가까운 부모자식간이나 형제간에도 갈등이 와요.
천하를 다스리는 일도 시작은 자기 마음부터 조복받아야 해요.
수신제가(修身齊家)에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야.
내집부터 편안하고 화합하면 그것이 곧바로 세계의 화합으로 연결되는 이치를 알아야 해요.
아집이라는 것은 제가 제일이라는 생각으로 자기 주장만 내세우고 고집을 부리는 것인데
수행에 가장 방해가 되는 병통이예요.
나를 버려라 하는 것은 내가 잘 났다는 생각을 갖지 말고 내가 조금 지고 들어가라는 것이지요.
무슨 일을 하든 사심이 없고 아집을 버리고 오로지 공심으로 추진하면
다 수긍하고 따르게 되어 화합이 저절로 됩니다.
자기가 누구보다도 잘났고, 대접받을 생각만 하면 어떤 일도 못해요.
또 이세상이 더불어 산다는, 상의상관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 나누는 정신 아니면 세상이 유지되기가 힘들어요.
남을 어떻게든 깔아뭉개야 내가 윗자리에 선다 이런 경쟁과 피해의식을 심어주는 교육이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경쟁에서 이겨야 발전되고 잘 산다고 해요.
그러면 부정부패가 없어지고 다 잘 살아야 하는데 세상은 점점 힘들어지고
부정부패가 자꾸 생기는 이유가 뭐지요?
남을 밟을게 아니라 밟힌 사람을 살려내고 격려해 다같이 살아야 합니다.
너는 내가 밟아버렸으니까 영원히 썩어버려라 하는 그런 정신은
무의식적이라도 안들도록 마음을 바로 쓰세요.
사람이 사람을 짓밟아버리고 깔아뭉개는게 어찌 사람입니까.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수행에 임해야 하는지 지침을 내려주십시오.
▲이 내 몸뚱아리가 불신(佛身)도 되고 법당도 되지만 잘못하면 마구니 집이 된다는 사실을
늘 명심하세요.
이 육신을 법당을 만들 것이냐, 마구니집을 만들 것이냐 는 전적으로 자기에게 달려 있어요.
급격하게 발전하는 과학문명 물질문명이라는 것이 육신을 한없이 편하게 하지만
육신이 한없이 편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해요.
온갖 망상은 게으른 육신에서 나오기 때문이지요.
부처님께서는 육신을 헌 신짝같이 버렸기에 부처가 되었어요.
엄격한 수행을 통해 불신이 된 것이지요.
애욕이란게 다 육신에서 나오는 것이니 이 육신 하나 조복을 받을 정도가 못되면
수행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어떻게 해야 육신을 조복받을 수 있습니까?
▲무상하다는 사실을 바로 보고, 이 육신이 가장 하찮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구공창이라고 까지 표현했어요.
창이라는 것은 썩어갖고 피고름나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의 코 눈 입 등 9구멍에서는
늘 더러운 것이 나오지요. 자기가 뱉은 침은 아니지만 남이 뱉은 침은 더럽다고 생각하니 어리석지요.
초개같은 인생이라고 하잖아.
풀 끝에 달린 이슬, 즉 이 몸이 무상한 것이다 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찰나찰나 변하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영원히 젊을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 나에게 옛날 모습이 어디에 있어요?
나 나 하지만 어떤 것이 나인가, 육신덩어리가 나라면,
내 참모습이라면 육신은 변하지 않아야 하는데 육신덩어리는 순간순간 변해 가요.
샛별같던 눈은 어두침침해지고 거울같이 맑았던 귀가 잘 안들리고 좋은 이빨 다 부서지고
그러니 이 무상한 육신을 보존하는데 온갖 정성을 들이고 벌벌 떨면서 하나 아낄 것이 없어요.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육신이 자기의 전부인줄 알고, 영원할 줄 알고 끔찍하게 위하지요.
나이들어 세상 허망한 줄 알고 뒤늦게 공부좀 해 보려고 해도 힘도 없고,
번뇌망상만 늘어나고.... 안돼요.
늙은 다음에 후회하지 말고 한살이라도 젊었을 때 참선을 하든지
염불을 하든지 부지런히 닦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재산은 천근만근 쌓아놓고 죽어봤자 죽을 때 갖고가도 못하고 업만 잔뜩 지어 놓는 꼴이예요.
출처 - 불갑사(http://www.bulgaps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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