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겨울이 그 끝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을 활짝 열고 바람과, 숲속 식구들까지 들여 놓고하는 여름과 달리,
문을 꼭꼭 닫고서 올리는 기도 시간에는
작은 부분 하나까지 눈과 귀에 쉽게 들어 오게 됩니다.
다음은 제가 하라는 기도는 안하고 엉뚱하게 살펴본 사례들입니다.
먼저 새벽 기도.
[ 오로지 나의 길을 간다 - My Way 형 ]
산중이야 말할 나위도 없지만 도심 인근의 사찰이라도
재가불자님들이 새벽기도에 동참 한다는건 참 장한 신심입니다.
그런데 아는게 병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중 처소에서 스님네들이 예불전에는 서로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걸 아시고,
도량석 도는 앞길을 당당히 가로 지른다거나
정면으로 마주치면서도 씩씩하게 그냥 지나치는 분들이 계십니다.
또 오래 기도를 하신분들이 대부분이라 예불중에도 따로이
백팔 참회문이나 주력을 하는등 개인 기도를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My Way ...좋지요,
그러나 함께 할줄 아는이 라야 홀로 가는 자유를 제대로 누릴수 있겠지요.
다음 사시예불은 하루중 가장 많은 분들이 동참 하는터라
가장 많은 사례들이 나타 납니다.
1) 신심을 예술혼으로 승화...(환장?의 코러스형)
이런 경우는 님들께서도 겪어 보셨을 겁니다.
천수경이나 정근등 대중이 함께 독송하는 경우에
유난히 드러나는 하이 소프라노 음역의 코러스....
그리고 절대 포기 하지 않는 애절한
꺽기 창법과 예술혼 가득한 바이브레이션....
이런 코러스가 뜰때면 저도 음을 평소보다 높게 잡아서 가리곤 하는데
한번은 감기에 걸려 휴지로 뒷처리 하느라 잠깐 염불을 멈추었을때
문제의 코러스가 그 위력을 십분 발휘하게 되었습니다.
순간... 법당안에는 백마강 달밤에 물새가 울고...
연안부두 떠나는 배위로 갈매기들이 울어대는....
그야 말로 부모님을 위한 송년 디너쇼장으로 변해 버렸답니다.
2) 남이야 우쨌든 우리 집안만....(국회의원형...죄송^^*)
축원 시간에 소근소근 잡담하며 부시럭 거리던 의원님(?) 들이
자신이나 집안의 축원 카드가 읽혀 질때면 순간...
법당내에서 가장 열성적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그 열성은 그때 뿐이긴 하지만요....
3) 우리 시님은 내가 지킨다. ( 녹색 어머니회형)
고참님들 중에 이런 분들이 많으시 더군요.
임무는 스님들의 진출입 통로 확보, 널널한 조망권 확보,
그리고 법석 주변의 공간 확보와 차단.....
물론 감사한 일이긴 하지만 그 과정이 지나치다 보면
서로 안 좋은 감정들이 오갈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녁 예불입니다.
오늘도 무사히...(출근 카드 체크형)
매일 기도를 다니시는 분들 중에서
하루의 마무리를 절에서 하는 경우 입니다.
시간에 맞추어 오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종무소나
신도 휴게실을 오가며 시간을 보내시다
저녁 예불이 시작되면 들어와 삼배를 올리고
바로 개인 기도를 시작하는 경우 입니다.
저의 경우는 저녁 예불이 독경까지 한시간 반이 걸리는데
그 시간에 열심히 천주를 돌리거나 다라니를 외시기도 합니다.
그리고 예불 끝과 함께 기도도 끝내 시지요,
퇴근 도장 찍고서....ㅎㅎ
물론 이런 경우는 아주 일부분의 예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더욱 도드라저 보이는 것이구요....
울님들도 이런 경우를 보시거나 또는 모르고 실수하는 분들을 보신다면
처음 내가 법당을 들어 설때의 긴장과 설레임...
그리고 그 뿌듯하고 여린 믿음의 출발을 생각 하시고,
넉넉한 미소와 공경스런 마음으로 품안아 주세요.
또 분위기를 해치거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님들을 대했을때,
스스로 업을 지어가면서도 내 업장을 덜어주는
그 분들께 미안함과 감사한 마음의 합장을 올려 주세요.
교차로에서 서로 먼저 가겠다고 꼬리물기를 하면
서로가 혼란에 빠지듯, 기도 또한 마찬 가지 일겁니다.
함께 올릴수 있는 기도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듭니다.
함께 행복하세요~~^^*
<사진 출처 - 함께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