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ㆍ조심ㆍ정성 깃든 삶의 자세가 마장 없애

2010. 2. 11. 23:4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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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선원 입춘맞이 '부처님 씻어드리기 법회' 눈길..현대불교신문 보도

자비ㆍ조심ㆍ정성 깃든 삶의 자세가 마장 없애
열린선원 입춘맞이 '부처님 씻어드리기 법회' 눈길
저잣거리 포교원 열린선원은 2월 4일 입춘을 맞이해 불상의 먼지를 털며 마음의 때를 닦는 ‘부처님 씻어드리기(浴佛)법회’를 봉행했다 참가신도들이 붓으로 먼지를 터는 모습.

24절기 중 맨처음 찾아오는 입춘(立春)은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날이다. 해마다 입춘이면 전국 사찰에서는 민간 세시풍속에 맞춰 삼재(三災: 홍수, 태풍, 화재 혹은 질병, 기근, 도적)부적을 쓰고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라는 입춘방을 나눠주는 풍습이 있어왔다. 중생구제의 방편으로 쓰였던 부적 등은 부처님 가르침과는 다르다는 일반 신도들의 인식이 확산되면서 사찰에서도 부적을 나눠주는 풍속이 점차 줄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입춘을 맞아 불상의 먼지를 터는 이색법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살벌한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2월 4일 입춘. 서울 역촌시장 내에 위치한 저잣거리 포교원 열린선원(선원장 법현)에서는 ‘부처님 씻어드리기(浴佛)법회’가 봉행됐다.
법현 스님을 비롯한 30여 신도들은 흰 장갑을 끼고 삼존불 뒤에 모셔진 원불(願佛) 300여 좌를 조심스레 내렸다. 불상을 직접 만져본 신도들이 살짝 들떠 흥분하자 법현 스님은 “천천~히 내리세요. 절대 서두를 필요 없습니다”라며 신도들을 진정시켰다. 불단에 모셔진 부처님을 옮기는 신도들의 손길은 막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온 아이를 품은 듯 조심스럽고 신중했다. 40여 분 시간이 걸려 내려진 불상을 순서와 줄에 맞춰 일렬로 가지런히 모시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수행이었다. 원불이 모두 내려지자 신도들은 부드러운 털로 만들어진 솔을 들고 지난 1년 동안 불상에 쌓인 먼지를 조심스럽게 털어냈다. 부처님 머리 부분의 나발(螺髮), 육계(肉髻)까지 구석구석 말끔하게 닦여진 불상을 원래 위치로 옮기는 데는 더 많은 정성과 시간이 필요했다. ‘부처님 씻어드리기 법회’는 부적보다는 불상을 옮기고 닦을 때와 같은 조심스러운 마음, 정성스러운 태도를 지니고 살아가는 삶의 태도가 3재 마장을 없애 준다는 의식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오른쪽)열린선원장 법현 스님과 40여 신도들이 부처님 씻어드리기 법회에 앞서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했다.

새해 새로운 의지를 다지고자 근무시간을 쪼개 법회에 참석한 임영래(50ㆍ서울 우이동)씨는 바쁜 업무가 있지만 마음 닦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해 의도적으로 시간을 냈다. 그는 “마치 몸과 마음에 쌓인 묵은 때를 털어내는 것처럼 새롭고 신선한 느낌”이라며 곳곳의 먼지를 털어냈다.
지난해에 이어 참석한 정서 보살님(52ㆍ경기 산본)은 “부적을 받고 기도를 하는 것 이상으로 부처님에 대한 예경심이 들고 내 마음도 개운하다. 기복적인 행위가 아닌 실천을 통한 신행활동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큰 것 같다”며 능숙한 움직임으로 스님과 함께 의식 진행에 앞장섰다.
법현 스님은 신도들이 함께 모여 부처님 몸에 먼지를 털며 새봄을 맞아 마음을 가다듬고 수행과 생활의 조화를 꾀한다는 의미에서 2006년부터 부처님 씻어드리기 법회를 열어왔다. 스님은 “입춘이면 문화적 이유를 들어 업장소멸, 삼재풀이 법회가 열리지만 불교적인 의미가 담긴 새로운 입춘 법회가 필요했다”며 “불제자로 평생 닮아야할 부처님 몸에 쌓인 먼지를 털어드리는 것은 우리 마음에 쌓인 먼지를 터는 것을 상징한다. 또 부처님께 먼지를 털어드리 듯 누구나 마음의 때를 닦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글=이상언 기자ㆍ사진=박재완 기자 | un82@buddhapia.com

◐ 이런 친구가 있는가 ◐



행색이 초라한 나에게 행여 마음을 다칠까봐

조심스레 무음의 발소리로 말없이 웃음지으며 팔짱 껴주는
이런 친구가 있는가?


고독과 외로움이 골수를 뒤 흔들때 언제 어느 곳이든

술 한잔 기울이고 무언의 미소를 지으며 마음 엮을
이런 친구가 있는가?

돈 명예 사랑을 쥐고 행진곡을 부를때
질투의 눈빛을 버린채 질투의 눈빛을 가둔채

무형의 꽃다발과 무언의 축가를 불러줄
이런 친구가 있는가?

얼음보다 차갑고 눈보다 더 아름답게
붉은 혈의 행진곡이 고요함을 흐느낄때

무음의 발소리 무형의 화한 무언의 통곡을 터뜨려줄
이런 친구가 있는가?


복잡한 세상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가

자기 중심적일수 밖에 없는 먹고 살기 힘든 우리의 삶
하루가 다르게 변화무쌍한 우리네 인간관계에

이렇든 묵묵히 지켜주는 친구를 둔다는것은
인생 최고의 행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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