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는 글...중..승려..스님

2010. 2. 15. 15:5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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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는 글...중..승려..스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열린선원이라는 자그마한 도량에 있는 법현이라는 승려입니다.

교수님의 메일 잘 읽었습니다.

또 내용에 관해서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저도 제가 스스로를 말할 때는 중 또는승려라고 일컫습니다.

하지만 전화로 저를 말하며 "법현이라는 중입니다" 또는 "법현입니다"라고 해서

잘 알아듣지를 못할 때는 "법현스님입니다"하여 알아들을 때는 묘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일반적인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미 부정적인 느낌으로 변해버린 것을 옛말이라고 굳이

되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전이나 인터넷 검색어에도 꼭 교수님의 이해와 같이

쓰이는 것은 아님을 아실 것입니다.

보기를 들자면

중 [명사] [불교] 절에서 살면서 불도를 닦고 실천하며 포교하는 사람. 본래는 그런 단체를 이르던 말이다. 근래에는 비하하는 말로 많이 사용되며, 그 대신 ‘승려’나 ‘스님’의 호칭이 일반화되어 있다.

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특히나 국어를 가르치시고 이웃 종교인이시니

오해라고 저를 이해시키려 하시는 것도 좋지만

승려나 스님으로 쓰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

스님이라는 말은 승려를 높이는 별도의 명칭이라기보다는

일반명사에 님이 들어간 특별한 명사일 뿐입니다.

중,승려의 다른 이름이지 높이는 이름이 아닌 것이지요.

설 잘 쇠시고 평화 이루시기 바랍니다.

법현합장


안녕하십니까? 저는 목원대학교 국어교육과의 표언복 교수입니다. 평화산책에 올린 제 글을 보고 섭섭하셨던 모양이시지요? 쓰면서 스님처럼 오해하시는 분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 배경을 간단히 언급하고 싶었는데 양이 너무 길어지는 것같아 생략했더니 그리 되었군요. 저는 기독교인이지만 종교적 독단주의를 아주 싫어합니다. 저는 부처님의 딴 이름이 하느님이고 하느님의 다른 이름이 부처님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니 혹시라도 기독교 우월주의자의 오만한 소치라고 오해하지는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오래도록 한글운동을 해 오면서 '중'과 '스님'이라는 어휘의 쓰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 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중'은 예삿말이고 '스님'은 '중'의 높임말입니다. 남.북한을 막론하고 우리나라에서 나온 국어사전에는 한결같이 그렇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말하자면 '목사'와 '목사님'의 관계와 같은 말이지요. 존댓말은 듣는 사람이 중심이 됩니다. 어른 앞에서 아내나 남편을 부를 때 '어미' '아비'라고 하는 것과 같지요. 글에서는 독자가 어른입니다. 신문 기사에서 '아무개 의원님', '아무개 장관님'이라고 쓰지 않는 이유와 같은 이치이지요.
'중'은 우리 민족이 아주 오래도록 써 온 우리의 토박이말입니다. 천 년 이상 써 온 이 말이 조선왕조에 이르러 극렬한 억불정책에 휩쓸려 있는 사이 낮잡아보는 뜻이 더해진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그렇긴 하지만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특정한 종교인을 경멸할 수 없고 경멸당할 까닭도 없는 문명시대에 아직도 그런 가당치 않은 생각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오히려 뿌리깊은 토박이말을 살려내어 당당하게 씀으로써 제자리를 찾게 해 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긴 하더라도 아무튼 제가 쓴 글로 인해 상처받는 분이 있었다는 것은 송구스럽기 그지 없는 일입니다. 조금 더 신중했으면 좋았을 것 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좋은 세상 만들어 가는 일에 더욱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법현 스님께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평화 산책 편집 중 글 표언복 교수의 글  내용에 집중하다보니 큰 실수를 한것 같습니다.

부주의 함을 용서 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저희는 석지관 스님, 청화스님, 법타 스님 같은 훌륭한 분들과 존경하는 마음으로

함께 교류하고 있으며 또 그 분들이 직 간접적으로 저희 재단에 힘이 되고 계십니다.

그래서 스님에 대한 기본적인 존경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실수를 지적 해 주셔서 큰 깨우침을 얻게되어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다시는  우리 스스로의 품위도 떨어뜨리는 실수를 범하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번 엄한 채찍에 감사드리며 계속해서 저희 평화 산책을 사랑 해 주시고

기왕이면 법현 스님께서도 평화와 통일에 관련된 좋은 명상글도 써 주시기 바랍니다. 

                                         남북평화재단   사무총장  최 준수 합장




---------[ 받은 메일 내용 ]----------
제목 : RE: 전구와 "불알"
날짜 : 2010년 2월 05일 금요일, 오전 09시 29분 22초 +0900
보낸이 : "우리스님" <opentemple@hanmail.net>
받는이 : <koreapeace@hanmail.net>

글을 잘 읽고 있는 태고종 승려 법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글에서처럼

의도하든 하지 않든

잘못된 표현을 표선생도 하시는군요.
머리 긴 중이...

꼭 그렇게 표현해야 하는지요?

그리고 교정도 안하시는지요?

머리 긴 스님이  또는

머리 긴 승려가 ...해도 되는 것을...

북한 사람이라 그리 표현한 것인지..

불교라 그리; 나타낸 것인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법현 합장
--------- 원본 메일 ---------

보낸이: "평화산책 106" <koreapeace@hanmail.net>
날짜: 2010년 2월 05일 금요일, 오전 07시 02분 17초 +0900
제목: 전구와 "불알"
받는이: "법현" <opentemple@hanmail.net>
함께받는이:

 북한 사람들의 언어가 자주 수수께끼의 대상이 되어 우스갯거리로 삼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불알’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전구를 북한에서 무엇이라고 하게?”
“불알”

하는 식입니다.

 2008년 2월 제자들과 어울려 개성관광을 다녀 온 일이 있습니다. 박연폭포 뒤 머리 긴 중이 열심히 염불을 외고 있는 조그마한 절에 올랐다가 초라한 가게 앞에서 차 한 잔씩을 사 마시며 쉬고 있을 때였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인 허왕욱 선생이 북한 요원들에게 접근해 말을 붙였습니다.

 “불 켜는 전구를 북한에서는 불알이라고 한다던데 정말입니까?”

뜻밖에도 북측 요원들은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듣겠다는 눈치였습니다. 거듭 설명을 하며 묻자 “그런 말 없다”며 하는 소리에 가시가 돋쳐 있었습니다.

  “그건 다 남조선 사람들이 공화국을 적대시하여 지어낸 말이지요.”

적대시까지는 아니더라도 북한 사람들에 대한 근거 없는 경멸의식이나 내 쪽의 우월의식 같은 것의 발로임을 부인할 수는 없는 일일 것입니다.

 말과 글에 관한한 한사코 고유어를 살려 쓰고자 하는 북한사람들이 훨씬 주체적이고 바람직스럽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지나치게 외래어 또는 외국어 의존현상이 강한 남한의 현실에 대한 반성적 평가일 것입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어느 편이 더 바른 것인지는 금방 알 수 있는 일입니다만, 어느새 언어사대주의에 물들어 있는 남한사람들 생각에는 북한사람들의 말과 글이 아주 촌스럽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지요.

우스갯거리는 남의 말과 남의 글을 제 말과 제 글인 양 쓰며 우쭐거리는 사람입니다. 제 말과 제 글을 제 말답고 제 글답게 쓰는 사람이 우스갯거리일 리는 없습니다.

향일암/귀향

불타기 전 향일암의 아름다운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