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걸식 수행

2010. 2. 16. 20:3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728x90

한해를 돌아보는 법회



 


우리 모두 사회 속 구성원으로서 또한 정법을 구현하고 실천 수행할 의지를 발심한

불자로서 내 가정과 이웃에 대해 얼마나 보살행을 실천 했는지 돌아 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불교 즉 부처님의 가르침이란 현실에 충실한 수행과 더불어 보현보살님과

같은 자비실천의 정신이 함께할 때 비로써 진정한 불자로서의 생활이 성립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내가 누구에게 강요받아서 불교를 선택하지 않았고 부처님이 가르친 법(道)이 좋아서

스스로 불교를 선택할 수 있었든 것처럼 모든 외도와 겉도는 불자님들에게도 강요되지

않은 자발적인 시절 인연의 확고한 불교관이 아쉽습니다.


출가해서 무소유 걸식 수행을 서원한 스님이나 오계를 받은 제가불자나 모두 불교의 본래

뜻을 수지 봉행하고 전통을 지켜나가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탁의 현실에

너무 깊게 야합하고 오염되어 불자로서의 본연의 의지를 잃고 있지 않나 한번쯤 점검해야

할 때 인 것 같습니다.


정신과 더불어 우주를 하나의 연꽃으로 보는 세계일화의 불교적 방편과 제도적 종교관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조계종 포교국장 계성스님의 법문 중에 이런 말 을 했다고 하내요


"걸사의 정신이 살아있는 스님만 존경하라"


즉 3보에 귀의하되 존경 받을 스승에게만 진정으로 존경하시란 말입니다.


삭발 염의한 외향적 스님이면 무조건 존경하라가 아니라 존경 받을 자격이

있는 걸사의 스승에게만 존경하시란 말입니다. 아니면 저 어리석은 맹종맹신에

광란하고 허물거리는 외도 종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접시꽃 당신





시 / 도종환
낭송 / 김종성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육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 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