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인(出家人)

2010. 3. 14. 20:28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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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인(出家人)  

 

그대들에게 권하노니 고향에는 가지 말라.

고향에 돌아가면 체면이 서지 않는다.

시냇가의 할머니가 어릴 때 내 이름을 자꾸 부르더라.

 

 

勸君莫還鄕 還鄕道不成 溪邊老婆子 喚兒久時名

권군막환향 환향도불성 계변노파자 환아구시명

 

   

- 마조

 

 

 

 

  이 시는 『오가정종찬(五家正宗讚)』이라는 책에 나오는 글이다. 중국 당나라 때 마조도일(馬祖道一, 709~788) 선사가 출가를 하여 크게 도를 이룬 뒤 수많은 제자들을 교화하였다. 그리고 부처님이 그랬듯이 고향 사람들을 교화하기 위해서 고향에 간 적이 있다.

 

 

 

 

  가히 금의환향이나 다를 바 없는 마음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큰 도사가 오셨다고 야단들이었다. 자신들의 동네에 훌륭한 인재가 났다고 환영이 대단하였다. 그런데 시냇가에서 빨래하던 이웃집 할머니는, “무슨 경사가 난 줄 알았더니, 저 아이는 농기구 파는 마(馬)씨네 집의 작은 아들이 아닌가. 겨우 쟤를 두고 떠들고 야단이야.”라고 코웃음을 쳤다. 천하의 마조 선사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뒷날 그 일을 생각하며 제자들에게 위와 같은 시를 지어보였다.

 

 

 

 

  그렇다. 세상 사람들도 객지에 나와서 출세를 한 뒤 사장님, 회장님이라는 소리를 늘 듣다가 고향에 가면 “응, 너 왔니.”라는 소리를 곧잘 듣는다. 고향의 어른들은 또한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회장님의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 한다. 마조 스님도 그런 감정이었던 것 같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③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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