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16. 22:18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본래로 갖추어져 있다.
당당한 대도여, 혁혁하게 분명하도다.
사람마다 본래로 갖추어져 있고
개개인이 원만하게 이루어져 있다.
堂堂大道 赫赫分明 人人本具 箇箇圓成
당당대도 혁혁분명 인인본구 개개원성
- 『금강역오가해』
앞서 소개했듯이, 금강경에서 “일체 중생의 종류인 난생, 태생, 습생, 화생, 유색, 무색, 비유상비무상을 내가 다 제도하리라. 이와 같이 무량무변한 중생들을 다 제도하되 실은 제도를 얻은 중생이 없느니라.”라고 한 말씀에 대하여 야보(冶父) 스님이 착어(着語)하신 것이다.
대도는 지극한 도다. 도 ‘무상대도(無上大道)’라고도 표현한다. 진리며 법이며 참선이다. 그리고 사람사람이 살아가는 삶이다. 곧 인생이다. 달리 마음이라고 하지 않아도 된다. 모두들 인생을 당당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들 분명하지 않은가. 눈이 부시게 빛나고 있다. 그것은 어느 누구나 똑같다. 그래서 사람마다 본래로 갖추었다고 한다. 그것은 새삼스럽게 닦아서 된 것이 아니다. 모든 생명 모든 사람들이 본래로 갖추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은 조금이라도 이지러졌거나 흠이 간 것도 아니다. 원만하다. 완전무결하다.
무량무변한 중생들을 제도했으나 제도한 바가 없다는 것이 옳은 말이다. 제도를 하고도 상을 내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 남이 제도해 주기 전에 이미 제도가 다 되어 있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③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마음에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중 한 명이 공자를 찾아왔다.
그가 아끼는 제자 안연이었다.
“스승님, 제가 일찍이 상심이란 연못을 건넌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를 연못 건너로 실어다 준
사공의 노 젓는 솜씨가 뭐라 말할 수 없이 뛰어났지요.
나중에는 그 솜씨가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래 좋은 사공을 만나는 것은 복된 일이지.
한낱 뱃사공이 너에게 경외감을 일으켰다니
그 솜씨가 얼마나 훌륭할지 나도 궁금하구나.”
“그런데 제가 사공에게 노 젓는 법을 좀 배울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제가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하기에
그게 무슨 뜻인지 스승님께 여쭙고자 왔습니다.”
“그래. 그게 무엇이냐?”
“사공의 말이 헤엄을 잘 칠 줄 아는 사람은 몇 번 만에 노 젓는 법을 배울 수 있고,
깊은 물에서도 잠수를 잘하는 사람은 배를 본 적이 없더라도
곧 배울 수 있다는 겁니다.
과연 배도 안 보고 노 젓는 법을 배우는 게 가능한지요?”
공자는 대답은 않고 안연을 보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
“제가 신기한 마음에 재차 그 까닭을 묻자 그 사공은 묵묵부답 노만 저었습니다.
스승님, 제 배움이 부족해서 그러니 그 이유를 좀 알려주십시오.”
“헤엄을 잘 치는 사람은 물이 두렵지 않다.
그러니 노 젓는 것을 쉽게 배울 것이다.
잠수를 잘하는 사람은 물속이 뭍과 같아서 바닷속을 언덕 같이 생각하며,
배가 뒤집혀도 그저 수레가 뒤로 밀려난 정도로 여길 것이다.
물속에서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그 마음에는 불안이 없다.
마음에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어디에선들 여유가 없겠느냐.”
뒷날 이 내용은 《장자》의 〈달생편〉에 기록되었다.
Dreams Come Tr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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