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이 마른 풀을 태워버리듯/천수경

2010. 3. 25. 20:5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염불 불보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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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이 마른 풀을 태워버리듯


기나긴 겁 동안에 쌓고 지은 죄

홀연히 한순간에 모두 없어지이다.

불꽃이 마른 풀을 태워버리듯

하나도 남김없이 없어지이다.


百劫積集罪  一念頓蕩除  如火焚枯草  滅盡無有餘

백겁적집죄    일념돈탕제    여화분고초   멸진무유여


-『천수경』

 

 

  불자들이 매일 외우는 천수경에는 발원과 참회가 주로 많이 이야기되어 있다. 종교의 특징이 참회이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선량하게 살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선량하게 살기를 가르치는 것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의 정도요, 종교가 할 일이기 때문이다. 살기 좋은 세상이란 사람들이 모든 행위를 의롭고 정직하게 하는 데서 비롯된다. 의롭고 정직하려면 그동안 정직하지 못하게 살아온 것을 참회하고 앞으로는 절대로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발원을 해야 한다. 그것을 참회라 한다.


   그런데 참회를 하더라도 그 이치를 바로 알고 해야 효과가 있다. 이 글은 참회의 이치를 바로 알고 할 때 아무리 오랜 세월동안 지은 죄업이라 하더라도 한순간에 모두 없어지는 것을 뜻하고 있다. 죄업이란 본래로 고정 불변하는 자체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모두가 우리들의 한마음에서 건립된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라는 것도 실은 찾아보면, 텅 비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죄업의 근본이 되는 마음은 텅 비어 없기 때문에, 그 위에 건립되어 있는 죄업은 어디에 붙어 있을 까닭이 없다. 그러므로 기나긴 겁 동안에 쌓고 지은 죄라 하더라도 홀연히 한순간에 모두 없어질 수가 있다. 한 생각 깨우치기에 달려 있다.


   마치 수억 년 동안 어둠으로 차 있던 동굴에 전기를 가설하여 점등을 하는 그 한 순간, 수억 년의 어둠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이치와 같다. 어둠이란 본래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죄업이라는 것도 그와 같아서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그 잘못된 생각 때문에 있는 것이다. 이 이치를 아는 순간 어둠이 사라지듯 죄업도 사라지고 만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③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