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사랑은 좋은 교육의 첫 번째

2010. 5. 5. 21:58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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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사랑은 좋은 교육의 첫 번째(사랑한다 말해주세요)

 

오늘은 제 88회 어린이날입니다.

1923년 5월 1일, 색동회를 중심으로 잔물(小波) 방정환 선생 외 8명이

어린이날을 공포하고 기념행사를 치렀습니다.

어린이들이 티 없이 맑고 바르며,

슬기롭고 씩씩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먼저 어른들에게 어린이 사랑 정신을 길러 주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려고 만든 것입니다.

 

“아이들은 엄마아빠의 꼭뒤를 보고 자라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꼭뒤는 뒤통수의 한 가운데를 말합니다.

어느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하든 엄마아빠요, 누구를 만나든 아들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늘 만나는 아들 딸 가운데 꼭뒤를 잘 보여주어야 할 아들딸이

바로 청소년으로 발돋움할 어린이입니다.

 

모든 일을 결정하는 것은 어른이 된 엄마아빠기에

그들이 알고 겪은 일에 바탕을 두어 정책을 짜왔습니다.

그런데 정책의 고객이요 실천대상인 아들딸,

어린이의 요구에 관해서는 관심을 크게 기울이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지방자치 선거에 교육의원도 선출한다는데 유권자도 출마자도 마음을 썼으면 합니다.

 

어린 아들 딸이 엄마아빠로부터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를 그들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정서학대에 대한 인식향상을 위한 설문조사’에서

중학생 이하의 자녀와 그 부모 6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것입니다.

 

자녀들은 부모에게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사랑해”로 38.4%였고,

다음이 “용돈 줄까?”로 28.2%의 자녀가 응답했다고 합니다.

“엄마아빠는 너를 믿어”, “놀아라”, “괜찮아 넌 할 수 있어”가 뒤를 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녀가 제일 듣기 싫은 말은 “공부 좀 해라”가 29.7%,

“아무개 반만 닮아라”가 22.5%였으며

“왜 그렇게 생각이 없니”,“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니?”,“너 커서 나중에 뭐가 될래?”가 뒤를 이었습니다.

 

보모의 느낌도 물었습니다.

부모는 자녀가 부모의 품에 안기며 “사랑해요”라고 표현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 태어났을 때가 다음이며

그 뒤에는 능력을 확인했을 때인 것으로 답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주어야 할 대상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입니다.

그것은 부처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은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똑 같은 것이지만

특히 정서와 인격형성에 중요한 시기인 어린이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지금 방송을 듣고 계시는 어머니, 아버지!

오늘 저녁에라도 밥을 먹으면, 밥 먹고 티비를 보거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녀에게 “사랑한다, 그리고 너를 믿는다, 충분히 놀고 공부해라”라고 해 보시기 바랍니다.

충분한 사랑은 좋은 교육의 첫 번째입니다.

감사합니다.

 

법현스님(태고종 부원장,열린선원 원장,자운암 주지)

 


모락 모락 김나는 운동화

나는 고향을 떠나 자취를 하는 여대생이다. 주말에 가끔씩 고향집에 들르면 어머니께서 갖가지 반찬들을 싸 주시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처럼 집에 들렀는데 어머니가 안 계셨다. 서운한 마음으로 김치라도 가져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가방을 챙기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작은 보퉁이 하나를 불쑥 내미셨다. "김치랑 김 조금 쌌다. 밥은 절대 굶지 말아야 혀." 평소 살가운 말 한마디 하지 않으시던 아버지였기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곧 '그래, 우리 아버지는 이런 분이셨지' 하는 생각과 함께 옛 추억 하나가 아련히 떠올랐다. 내가 초등학생 때의 일이다. 운동화 한 켤레를 가지고 거의 일년을 신어야 했던 시절,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비 오는 날이었다. 해진 신발 밑창으로 들어온 빗물로 어느새 양말이 축축히 젖어 버리기 일쑤였다. 그런 날이면 나는 어김없이 새 신발을 사 달라고 투정을 부리곤 했는데,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 운동화 사 주세요. 또 양말이 다 젖었단 말예요." 나의 말에 아버지는 말없이 담배만 피우셨다. 아버지의 그런 냉담한 태도에 나는 일찌감치 새신발을 포기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젖어 있을 운동화를 생각하며 기분이 상해서 토방에 내려서는데, 운동화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이 아닌가. 운동화를 사 줄 형편이 못 되었던 아버지는 새벽같이 일어나 부뚜막에 젖은 운동화를 올려놓고 군불을 지피셨던 것이다. 그날은 하루 종일 발도 마음도 따뜻했다. 자취방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아버지께서 싸 주신 반찬통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그때의 운동화가 생각나 살며시 미소지었다

모든 어버이들의 마음이 다 이렇답니다,

자식은 내리사랑이라고 말하지요

그 자식이 또 그 자식에게 그런 사랑을

베풀기를 바라면서 어버이들은 자식에게

기대하지 않고 살지요.

김나는 운동화를 보고 부모님이 마음을 헤아리며 하루 종일 마음이

따뜻했다면 그 자식은 이미 효도를 한 것입니다.

효도란 바로 자식이 느끼는 그런 마음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