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4. 20:45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 꺼지지 아니하는 등불 >>
◇ 불자님들~
6월 초하루입니다.
최근 상담해오는 많은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호소하는 말이 있습니다.
“ 이 세상이 살기 힘들다. 어렵다. 고통스럽다. 다른 사람들은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다.
내가 왜 사는지 모르겠다. 삶의 목표가 없다. 무엇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삶의 목표에 대하여 경전을 통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 사위성에 난다라는 한 가난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
난다 여인은 너무나 가난했기 때문에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밥을 빌어 겨우 목숨을 이어갔다.
어느 날, 성안이 떠들썩한 것을 보고 난다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 성안으로 오신답니다. 오늘밤에는 프라세나짓왕과 백성들이 수만 개의 등불을 밝혀 연등회를 베풀고 부처님을 맞이한답니다.”
난다 여인도 등불을 켜 부처님께 공양을 하고 싶었으나,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 여인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동전 두 닢을 빌어 기름집으로 갔다. 기름을 어디에 쓰려느냐고 주인이 물었다.
“이 세상에서 부처님을 만나 뵙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이제 부처님을 뵙게 되니 얼마나 복된 일입니까?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으니 등불이라도 하나 밝혀 부처님께 공양할까 합니다.”
난다 여인은 부처님이 지나가실 길목에 등불을 밝히고 빌었다.
“부처님, 저는 가난해서 아무것도 공양할 것이 없습니다. 보잘 것 없는 등불 하나를 밝히오니 이 공덕으로 저도 오는 세상에 부처를 성취하여지이다.“
밤이 깊어 다른 등불은 다 꺼졌으나 이 여인의 등불만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등불이 다 꺼지기 전에는 부처님이 주무시지 않을 것이므로 제자 아난다가 가사 자락과 손으로 끄려하였으나 꺼지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다야, 부질없이 애쓰지 말아라. 그것은 가난하지만 마음착한 여인의 넓고 깊은 서원과 정성으로 켠 등불이니 결코 꺼지지 않으리라. 그 등불의 공덕으로 이 여인은 오는 세상에 부처가 되리라”
- 근본설 일체유부 / 비나야약사12 -
◇ 그렇습니다.
사위성의 가난한 여인이 동전 두 닢을 빌어 불멸의 등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난다 여인이 밝힌 등불은 밤이 깊도록 꺼지지 않고
더욱 밝게 타오르고 있습니까?
불자님들~
저 가난한 난다 여인에 비하여, 여러분들은 가진 것이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당신은 훨씬 아름답고 비싼 등을 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나와 당신의 등불은 얼마만큼 밝게 빛나고 있습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어둠을 밝힐 수 있습니까?
◇ 여러분들 스스로 굉장히 훌륭한 등불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러나 여러분도 저 여인과 같이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을 밝힐 수 있습니다.
저 등불은 곧 나와 당신의 생명의 빛입니다.
지금 당신이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듯이,
내 맥박이 이렇게 고동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듯이,
내 생명의 등불이 타고 있다는 사실 또한 의심할 수 없는 진실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 나 자신의 많은 문제로 고뇌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불만족, 학업성적, 건강, 불화, 죽음, 실연....., 어떻게 보면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에 쌓여 방황하고 있는 것 같이 보입니다.
“세상 살기 어렵다. 인생은 고해다.”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것은 내 생명의 참모습[實相]은 아닙니다.
이것은 하나의 착각입니다.
오랜 습관으로 내려온 착각일 뿐입니다.
굴절이 고르지 못한 거울을 보고
<아, 내 얼굴이 찌그러졌구나.>하고 슬퍼하는 것과
같이 <내 인생은 불완전하고 불만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착각입니다.
환상인 것입니다.
◇ 부처님은 나와 당신에게 이 진실을 깨우쳐주기 위하여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리하여 “이 여인은 오는 세상에 반드시 부처가 되리라.”하고 증언(授記)하십니다.
부처가 된다는 것, 성불(成佛)은 잊어버린 내 생명의 등불을 다시 밝히는 것입니다.
아름답고 깨끗한 내 자신의 본래 모습[本來面目]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복되고 건강한 나와 당신의 인생을 지금 여기서 실현하는 것이고
건전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이 역사 속에 건설하는 것입니다.
◇ 지금 이 순간에도 부처의 등불은 밝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그것은 저 가난한 여인의 등불처럼, 나와 당신의 등불이 되어 결코 꺼지지 아니합니다.
이제 나와 당신의 조그맣고 선한 행복을 위하여
손길을 모아 우리의 등불을 켤 시간입니다.
◇ 그 길은 부처님처럼 살아가는 길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피땀 흘리며 나아가신 거룩한 행로를 쫓아
<나를 버리면서, 끊임없이 내 모든 것을 나누면서,
하루하루 진실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과거에 매이지 않고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오직 현재에 깨어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 이제 불자님들의 등불을 밝힐 시간입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찬란히 솟아오를
희망의 등불하나를 밝힐 시간입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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