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내 마음의 일 /보성스님

2010. 7. 9. 21:1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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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스님 법문

 

1  모두가 내 마음의 일  


생활 속의 불교공부, 이는 결코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내 마음의 일' 입니다.
8백년전, 고려의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스님께서는
[정혜결사문(定慧結社文)]의 첫 머리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내 들으니, '땅으로 인하여 넘어진 사람은 땅을 의지하여 일어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땅을 떠나 일어나려는 것은 될 수 없는 일이다.

한 마음을 미(迷)하여 가없는 번뇌를 일으키는 이는 중생이요,

한 마음을 깨달아 묘한 작용을 일으키는 이는 부처다.

미함과 깨달음은 다르지만 요는 모두 한 마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마음을 떠나 부처가 되려는 것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신라의 원효대사(元曉大師)는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
의 첫머리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대저 모든 부처님께서 적멸궁을 장엄하심은
오랜 세월동안 욕심을 버리고 고행한 때문이요
수많은 중생들이 불타는 집에서 윤회함은
한없는 세상에서 탐욕을 버리지 못한 때문일세

 

夫諸佛諸佛莊嚴寂滅宮
於多劫海捨欲苦行
衆生衆生輪廻火宅門
於無量世貪欲不捨

 

이 두 분의 말씀이 무엇입니까? 부처님과 중생의 갈림길입니다.
무엇이 갈림길이 되었습니까? 보조국사는 '마음'이라 하셨습니다.
미한 마음으로 가없는 번뇌를 일으켰기 때문에 중생이 되었고,

마음을 깨달았기 때문에 가없는 묘한 작용을 일으키는
부처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원효대사는 부처와 중생의 갈림길을 '욕심'이라 하시고,
부처님은 욕심을 버리기 위해 고행을 하였지만

중생은 욕심을 채우기 위해 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이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십시오.
미한 쪽에 설것입니까? 깨달음 쪽에 설 것입니까?
욕심을 버리는 쪽에 서렵니까? 욕심을 채우는 쪽에 서렵니까?
우리가 참불자라면 답은 분명할 것이요,
답이 분명하다면 이제부터 그쪽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미룰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부터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당나라의 건봉(乾峰)스님께 한 승려가 찾아와 여쭈었습니다.
"부처님의 세계로 통하는 문은 어디로 향하나 열려있고,
큰 길은 열반의 문 앞까지 곧게 뚫려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까?"

건봉스님은 들고 있던 주장자로 질문한 승려가 서 있는 바로
앞 쪽에 줄을 그었습니다. 그리고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부터!"

 

 

2  마음이 청정해질때까지


그렇습니다.  공부는 지금,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럼 언제까지 할 것인가?
첫번째 목표는 욕심이 비워져 저절로 맑고 청정해질 때까지로 잡아야 합니다.

청정한 땅인 청정지(淸淨地)에 이를 때까지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이 노력을 칼을 만드는 것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광산에서 처음 철이 들어 있는 광물을 채취했을때,

그 광물속에는 구리도 돌도 흙도 함께 섞여 있습니다.
따라서 광물 속의 철은 아무런 가치도 발휘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여야 철의 가치가 발현되는가?
먼저 채취한 광물을 용광로 속에 넣어 철과 구리,돌,흙 등을 분리시켜야 합니다.

다음으로 철만을 꺼내어 칼을 만들기 위한공을 다시 들여야 합니다.
어떻게 공을 들입니까?
쇠토막을 불 속에 넣어 달군 다음, 끄집어내어 망치로 두드렸다가
물 속에 넣는 공정을 수도 없이 반복하게 되면 참으로 쓸모있는
칼이 탄생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공부도 이처럼 해야 합니다.
잡티 없는 청정한 자리에 이를 때까지, 욕심없는 맑고 깨끗한 마음가짐을 이루어

흔들림없이 정진할 수 있는 그날까지 차근차근 부지런히 해야 합니다.
차근차근!!!

 

그래서 옛 스승들은 공부에 지나친 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을
오히려 경계하셨습니다.
지나친 의욕이 오히려 퇴보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결코 한꺼번에 이루려하지 마십시오.
지나친 의욕보다는 항상 불법과 함께하는 생활을 하십시오.
맑은 마음으로 '한가지를 경험하면 한가지 힘을 얻을 수 있게된다'는 것을

명심하시고, 언제나 불법에 입각하여 생활하고자 하십시오.
그렇게 맑은 마음으로 생활하면 공부는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봄이 되면 가장 먼저 향기를 전하는 매화!
그 매화처럼 우리도 향취를 품고 있습니다.
지금'나'의 꽃은 어떤 향기를 발하고 있습니까?
혹시 남의 꽃을 빌려야만 하거나,

화장품을 발라야 추함을 조금 면하는 정도는 아닙니까?

 

감히 청하건데, 언제나 불법과 함께한다는 것을 기본자세로 갖추어,

공부를 두려워하지 말고 차근차근 해 나가십시오.
차근차근 하다보면 저절로 때가 옵니다.
어느날 문득 꽃망울을 터트려 진하면서도 은근한 향기를 뿜는 매화처럼 됩니다.
청정지에 우뚝 서 있는 무욕(無欲)의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부디 그날까지 마음공부를 늦추지 마십시오.
오직 우리 모두의 행복과 대자유을 위해 권청하옵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