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보우선사 염불법어

2010. 9. 27. 00:28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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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태고집(太古集)에서 태고보우(太古普愚)스님이 說하신 법어(法語) 가운데 염불(念佛)에 관한 가르침을 간추려 본 것입니다. 그 말씀을 읽다 보면 염불하는 법과 염불을 통해 참나로 돌이키는 법이 짧지만 자상히 설명되고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이 뭐꼬”화두로 공부하다가 청화큰스님 가르침을 통해 열불선(念佛禪)으로 나아갈 때 많은 도움을 받았던 법문이기도 합니다. 큰스님께서 근세에 참다운 수행자라고 말씀하셨던 중국 허운(虛雲)스님의 참선에 대한 법문을 읽다 보니 허운스님의 본참화두(本參話頭)인‘염불시수(念佛是誰,염불하는 자는 누구인가?)’의 참구방법도 태고스님의 가르침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하고 있어 환희심을 가지고 이렇게 올려봅니다. 마지막에는 미륵의 화신인 포대화상께서 남기신 여러 게송 중에서 짧고 담백하지만 뜻이 깊은 偈頌 하나를 올렸습니다. 즐겁게 읽어보시고 매일 매일 정진하시는 도반님들께서 공부하시는데 조그만한 도움이라도 되길 기원합니다.

 

 

낙암거사에게 염불의 요점을 보임(示樂庵居士念佛略要)

 

아미타불은 범어(梵語)로서 한문으로는 무량수불(無量壽佛)이라 하고, 불(佛)도 범어로서 한문으로는 각(覺)이라 합니다. 사람들의 본성에 있는 큰 영각(靈覺)은 본래 생사가 없고, 예나 지금이나 신령하고 밝으며 깨끗하고 묘하며 안락하고 자재하니, 이것이 어찌 무량수불이 아니겠습니까?

 

阿彌陀佛梵語此云無量壽佛佛者亦梵語此云覺是人人箇箇之本性有大靈覺本無生死亙古今而靈明淨妙安樂自在此豈不是無量壽佛也

 

그러므로 "이 마음을 밝힌 이를 부처(佛)라 하고, 이 마음을 설명한 것을 교(敎)라 한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일대장교(一大藏敎)는 사람들 스스로가 성품을 깨닫도록 지적해 보이신 방편이다. 방편이 많지만 요점을 말하면 유심정토(唯心淨土)와 자성미타(自性彌陀)로서, 마음이 깨끗하면 불토(佛土)가 깨끗하고 본성이 나타나면 불신(佛身)이 나타난다"고 한 것이 바로 이것을 두고 말한 것입니다.

 

故云明此心之謂佛說此心之謂之敎佛說一大藏敎指示人人自覺性之方便也方便雖多以要言之則唯心淨土自性彌陀心淨則佛土淨性現則佛身現正謂此耳

 

아미타불의 깨끗하고 묘한 법신(法身)은 일체 중생들의 마음에 두루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음과 부처와 중생, 이 셋은 차별이 없다(心佛及衆生 是三無差別)" 하였고, 또 "마음이 바로 부처요 부처가 곧 마음이라, 마음 밖에 부처가 없고 부처 밖에 마음이 없다(心卽佛 佛卽心 心外無佛 佛外無心)"라고 하였습니다.

 

阿彌陀佛淨妙法身徧在一切衆生心地故云心佛及衆生是三無差別亦云心卽佛佛卽心心外無佛佛外無心

 

만일 상공(相公)이 진실로 염불하려면, 그저 자성미타를 그대로 생각하되, 24시간과 4위의(行住坐臥) 안에서 아미타불의 이름을 마음속과 눈앞에 두고, 마음과 눈과 부처의 이름을 한 덩이로 만들어, 마음마다에 계속하고 생각마다에 어둡지 않게 하며, 때로는 “염불하는 자, 이 누구인가(念者是誰)”하고 자세히 돌이켜 보아 오랫동안 계속하십시오.

 

若相公眞實念佛但直下念自性彌陀十二時中四威儀內以阿彌陀佛名字帖在心頭眼前心眼佛名打成一片心心相續念念不昧時或返觀念者是誰久久

 

그렇게 하면 갑자기 생각이 끊어지고 아미타불의 참몸(眞體)이 앞에 우뚝 나타날 것이니, 그때야 비로소 “본래부터 움직이지 않는 것을 부처(舊來不動名爲佛)라 한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成功則忽爾之間心念斷絶阿彌陀佛眞體卓爾現前當是時也方信道舊來不動名爲佛

 

 

백충거사에게 보임(示白忠居士)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여기서 10만억 불국토를 지나 세계가 있으니 이름을 극락(極樂)이라하고, 그 불국토에 부처님이 계시니 이름을 아미타라 하는데 바로 지금 설법하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佛言過十萬億佛土有世界曰極樂其土有佛號阿彌陀今現在說法云云

 

부처님의 이 말씀에는 매우 깊은 뜻이 있는 줄을 忠信士는 아십니까? 아미타불의 이름을 마음속에 두어 언제나 잊지 않고, 생각 생각에 간단이 없게 간절히 참구하고 간절히 참구하십시오.

 

佛之此語中深有密意忠信士還知麽阿彌陀佛名當在心頭常常不昧念念無間切切參思切切參思

 

그리하여 생각과 뜻이 다하거든 “생각하는 이것이 누구인가”돌이켜 관찰하고, 또 “이렇게 돌이켜 보는 이것이 누구인가”하고 관찰하십시오. 이렇게 자세히 참구하고 또 자세히 참구하여 이 마음이 갑자기 끊어지면 자성미타(自性彌陀)가 앞에 우뚝 나타나리니, 노력하고 노력하십시오.

 

若思盡義窮則返觀念者是誰又觀能恁麽返觀者又是阿誰如是密密參詳密密參詳此心忽然斷絶卽自性彌陀卓然現前勉之勉之

 

 

-포대화상(布袋和尙)-

 

夜夜抱佛眠 (야야포불면)

밤마다 부처를 안고 자고

朝朝還共起 (조조환공기)

아침마다 함께 일어나네.

起坐鎭相隨 (기좌진상수)

앉으나 서나 늘 따라다니고

語默同居止 (어묵동거지)

말할 때나 안 할 때나 함께 있으며

纖毫不相離 (섬호불상리)

털끝만큼도 서로 떨어지지 않으니

如身影相似 (여신영상사)

몸에 그림자 따르듯 하는 구나.

欲識佛去處 (욕식불거처)

부처님 간데 알고자 하는가?

只這語聲是 (지자어성시)

다만 말하는 이놈이니라.

 

 

 

 

내 인생의 아름다운 가을을 위해


가을은 소리 없이 뜨거운 불길로 와서
오색 빛깔로 곱게 타올라
찬란한 항혼의 향연을 벌려 놓았다

여기저기 형형색색 곱게 물든 가을의 향연이
너무도 아름다워 눈이 부시다.
먼 훗날 다가 올 내 인생의 가을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아름다운 빛깔로 물들어 있을까

내 인생의 절반 이제까지의 길은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길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조금씩 노을 빛으로 물들어 가길

철없고 서툴러 연신 넘어지고 깨어졌던 지난 세월이었지만
앞으로의 길은 지나온 삶의 지혜를 바탕으로
좀 더 밝고 화사하게 걸어 가리라.

고운 모습으로 맞이하기 위해 영혼을 맑히는 일에
정성을 다하고, 마음을 넉넉하게 사랑으로 가득 채워
여유롭고 향기 가득한 얼굴로 피어나게 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맞이하기 위해
지나치게 차오르는 욕심은 털어내고
현실에 만족하려 노력해 항상 감사하고 늘 웃으리라.

황혼의 만찬에서 좋은 사람들과 멋진 친구들을
많이 만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덕을 쌓는 일에 힘을 쏟으리라.

알찬 인생의 열매를 맺기 위해
내 삶의 밭을 기름지게 일구고 튼실한 씨앗을 심으리라.


-좋은글중에서-

 

 

♬배경음악:Wi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