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뭣고?>의 힘/송담스님

2010. 11. 28. 18:4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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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기립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수연의구차환강(隨緣依舊自還鄕)

 

한번 본심왕을 등지고 난 이후로
몇번이나 삼도에 들어가서 사생을 지냈던가.
 

오늘에사 모든 번뇌의 생각을 씻어버리니
인연 따라 옛을 의지해서 스스로 본고향에 돌아가게 되었구나.

 

우리 모든 중생들이 원래는 다 비로자나 법신불의 한 몸뚱이여. 한 마음이여. 그런데 그 본심왕을 위배하고 거기서 배반을 하고 물러나왔다 그 말이야. 한 생각 동하지 않았다면 영원토록 법왕과 같이 살 수가 있을텐데, 한 생각 동해가지고 한 생각 삐끗 어긋져가지고 거기서 떨어져나와 가지고 육도윤회, 지옥아귀, 삼악도를 몇 번이나 들어갔으며 태(胎), 란(卵), 습(濕), 화(化) 4생을 몇 번이나 겪었던가 그 말이야.

 

초삼일부터 오늘까지 7일 기도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오늘 입춘일을 맞이했어. 그리고 2월 첫째 일요법회를 맞았습니다. 이 세 가지 법회가 오늘 겹쳤습니다. 그 동안 7일 동안 정성을 다해서 기도를 봉행하는 가운데 우리 사부대중의 마음은 참회를 하고 기도를 하고 발원을 하고, 그래가지고 모든 업장이 다 소멸이 되고, 번뇌의 생각 그 펄펄 타오르던 탐, 진, 치 삼독의 번뇌염이 깨끗히 씻어져서, 번뇌가 씻어지면 그것이 무념(無念)이고, 무념이면 그것이 불생(不生)이여. 불생이면 일념불생(一念不生), 한 생각 남이 없는 도리를 봐버리면 그것이 바로 본향으로 돌아가는 소식이더라.

 

방금 조실스님(故전강선사)의 최상승 활구참선법문을 들었습니다. 조실스님께서는 갑인년 12월 초이틑날 열반에 드셨는데, 오늘 우리가 경청한 법문은 갑인년 정월 초나흩날에 설하신 법문입니다. 열반하신 그 해의 정월 초나흩날에 설하신 법문을 들었습니다.

 

기도는 본래 나름대로 각각 소원이 있어서 소원을 성취할 목적으로 기도를 합니다. 그런데 그 소원을 성취할려면 첫째, 막고 있는 업장을 소멸을 해야 하고, 업장을 소멸할려면 참회를 하고 일심(一心)으로 정근을 하면 그 마음이 차츰차츰 번뇌가 쉬어지고, 그래가지고 마음이 청정해지면 우리의 마음과 부처님의 마음이 하나가 되고, 부처님 마음은 본래부터 허공과 같이 깨끗하신데 우리는 번뇌망상 때문에 본래 부처님과 내가 하나였었는데 번뇌망상이 일어난 때문에 부처님과 나와 막혀있다 그 말이여.

 

그러다가 참회하고 기도하고 일심으로 정성을 다해서 하다보면 내 마음의 번뇌가 깨끗해지니까 내 마음과 부처님 마음이 하나가 되니까, 내가 원하는게 바로 부처님께 감응이 되어서 소원을 성취하는 이치다 그 말이야.

 

그래서 일심으로 해서 소원을 성취한 경험이 있는 분은 어려운 일만 있으면 기도를 하고, 강화 보문에도 가고, 남해 보리암도 가고, 오대산 적멸보궁도 가고 그래가지고 집안에 크고 작은 어려운 일만 있으면 싸짊어지고 기도를 가. 일심으로 하면 소원을 성취하거든. 그 기도를 일심으로 하고 그래가지고 소원을 성취한 예는 영험록에 보면 가지가지 실화가 다 적혀있는데, 그게 참 불보살의 위신력이 거룩하시고 신통력이 있으시기 때문에 중생들이 그 목이 말라서 일심으로 기도를 하면 그 분에 따라서 소원을 성취한 것은 당연한 것인데 그것을 하나도 나쁘다 할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 기도도 하나서부터 백까지 백만사를 기도로만 해결할려고 하는 그런 착(着)이 딱 붙어놓으면 좋은 것이면서 문제점이 있는 것입니다. 나는 참선도 다 그만두고 집안 살림도 그만두고 기도로써 아주 일생을 승속간에 그렇게 되어버리면, 그 사람한테는 화두도 소용없고, 참선도 소용없고, 가정 문제도 기도 하나 가지고 밀고나가니까 참 사람들은 "기도에 미쳤다"고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 참선에 미쳤단 말을 차라리 들었으면 좋겠는데, 기도에 미쳤다고 팔도로 싸돌아다니기만 하면 그건 참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1년에 한번쯤은 신수기도를 한번 하는 것도 뜻이 있는 일이라고 입재 때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일주일 동안 일년에 연례행사로 이런 신수기도를 봉행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기도가 연례행사로써 그렇게 하고, 일주일 동안은 제법 정성껏 하더니 딱 회향해버리면 그 뒤는 그냥 정성스러운 그 마음가짐이 다 흩어져버려.

 

기도 중에는 진심도 아니 내야하고, 말 한마디라도 조심해야 하고, 생각 하나라도 조심해서 스스로도 진심을 안내고, 또 다른 이로 하여금 진심을 내게 해서도 안되고, 또 살생도 해서는 안되고, 모두 목욕재계하고 오계를 잘 지키면서 그렇게 열심히 하다가 기도가 딱 끝나면 할 짓, 못할 짓, 할 생각, 안할 생각 마구잡이 그렇게 한다면 부처님께서 '기도 중에는 제법 정성껏 하더니 기도 끝나더니 마구잽이 저렇게 하는구나. 참, 철이 안들어도 너무 안들었구나.' 이렇게 생각하실 것이다 그 말이야.

 

그래서 기도가 끝나더라도 항상 그 기도할 때의 그런 경건하고 엄숙한 마음가짐으로 그것이 생활 속에 (이 부분은 녹음이 안들림) 일년 내내 계속해서 그 기도가 진행이 될 것이다 그 말이야. 그렇다면 소원을 이루지 못할 것이 어디가 있느냐 그 말이야. 설사 일주일 기도해서 즉각 효험이 나타나지 안했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서 이뭣고 하고 살아가면 차츰차츰 어려운 문제가 해결이 될 수가 있으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께 <보왕삼매론대애행(寶王三昧論大碍行)>이라고 하는 것을 산승이 붓글씨로 써가지고 많이 찍어내서 어느 신심있는 이의 발원으로 그것을 찍어왔습니다. 그것을 여러분께 한 장씩 노놔드리는데, 아마 여러분은 그것을 보시면 이것 큰며느리 하나 주고, 작은 며느리 하나 주고, 시집간 큰딸 주고, 작은딸 주고 아마 여러장을 가지고 가시고 싶어하실 것입니다. (대중 웃음)

 

그러나 장 수가 한정이 되어있어서 일단 오늘은 여기에 오신 분에 한해서 한 장씩만 노놔드릴려고 합니다. 워낙 또 원하신 분이 많으면 다시 2차로 노놔드릴 수도 있습니다만, 오늘은 일단 일주문을 나가실 때 한 장씩만 노놔드려야지, 두 장 석 장 넉 장 사돈네까지 다 노놔드릴라면 오늘 오시는 분도 다 못드리게 된다면 그건 좀 미안하니까 그점에 대해서 양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보왕삼매론>은 명나라 때 묘협스님이라고 하는 대단히 계행이 청정하시고 도력이 높으신 큰스님께서 경전 속에서 그 열 가지를 뽑아가지고 10대 애행, 열가지 큰 장애 속에서 수행을 성취하는 문이라 해가지고 10대 애행문이라 하는 글을 이렇게 창립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이 묘협스님은 보왕삼매론 10대 애행이란 글을 쓰셨나면 거기에 중대한 뜻이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평등해서 부처님과 나가 조금도 차별이 없지만, 우리 중생은 그 업식(業識) 속에 솜처럼 얽히고 얽혀서 육도윤회를 하고 있다 그 말이야. 다 윤회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으며, 또 부처님의 법문에 의지해서 생사해탈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러나 공부 좀 헐라고 그러고 뭐 좀 할라고 하면 마장이 일어나가지고 공부를 성취를 못해. 백명 천명 하지만 정말 견성성불한 사람은 몇사람이 되냐 그 말이야. 그래서 한 일이 어긋나면 만 가지 일이 다 어긋나. 그래가지고 성취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 사람들은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 말이야. 그래가지고 생사윤회 속에서 헤어나지를 못해.

 

우리 부처님께서는 이 일대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삼대아승지겁을 무수하게 머리와 눈과 국가와 처자와 몸과 손발까지라도 전부 다 바치셨어. 그래가지고 모든 보시와 지계 등 육바라밀을 닦으면서 정진을 하면서 선지식께 승사를 했다. 그러면서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다 바치면서 수행을 하셨다 그 말이야.

 

그런 것이 소상하게 부처님 팔상록(八相錄)에 기록이 되어 있는데, 우리는 도업을 성취할 생각은 있으면서도 그 크고 작은 마장이 맥히면 그놈을 이겨낼만한 용기와 지혜와 인내가 부족해가지고 결국은 중도폐지해버려.

그래가지고 수많은 사람이 그 만나기 어려운 사람 몸을 만나고, 만나기 어려운 불법을 만났으면서도 중도에서 그럭저럭 해태와 퇴전해버리고서 구경의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을 보고, 정말 자기자신의 몸뚱이를 끊어낸 것처럼 그렇게 너무너무 가련하고 너무너무 안쓰러워서 견딜 수가 없어서 상근기, 중근기, 하근기를 막론하고 될 수 있으면 중도에 그만두지 않고 도업을 성취하게 해주기 위해서 이 십대애행을 부처님 경전 속에서 뽑아가지고 이것을 만든 것입니다.

 

엄격히 말하면 이것은 상근기라야 능히 이것을 다 감당하겠지만, 중하근기는 감히 이것을 다 원만히 실천할 수 있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이 열가지 법문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에 새기면 어떤 장애를 만날 때마다 이 10대애행에 한 구절, 한 구절이 마음에 떠올라서 거기에서 용기를 얻고 지혜를 얻고 거기에서 인내심을 내가지고 퇴전하지 않도록 그렇게 하루 하루를 닦고, 한 달 한 달을 닦고, 일년 이태를 그런 마음가짐으로 닦아가면 다 그 뜻을 이룰 수가 있으리라 이러헌 생각에서 이 <보왕삼매론>을 제정을 한 것입니다.

 

이 보왕삼매론은 여러분이 그것을 읽어보시면 다 아시겠지만,

 

첫째는 몸뚱이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둘째는 세상을 살아감에 곤란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셋째는 마음공부를 하되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이렇게 해서 열 가지가 나가는데, "몸이 병이 없어야 공부를 잘할텐데 어떻게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좀 이해가 안갈 것입니다만, 사람이 지수화풍 4대로 뭉쳐진 이 몸뚱이가 어떻게 병이 없겠습니까?

우리가 무량겁을 거쳐서 금생에 올 때까지 좋은 일도 많이 했겠지만, 알게 모르게 지은 악한 일도 많고 지은 업이 많기 때문에 그 좋은 일 나쁜 일 선업, 악업 지은 그 결과로써 금생에 이와 같은 몸뚱이를 받아 낳은 것입니다.

 

얼굴 생긴 것도 그 지은 업으로 인해서 나고, 몸뚱이 크고 작고 한 것도 지은 바로 받아나고, 오장육부가 어떻게 받아낳은 것도 다 내가 과거에 지은 그 업보로 받아낳은 거여. 나면서부터 눈이 멀어나온 것도 그렇고, 귀가 어두운 것도 그렇고, 말 못하는 것도 그렇고, 훤허니 달덩어리 같이 잘 태어난 것도 자기가 선업을 지어서 나은 거여. 머리가 좋고 나쁜 것도 그렇고, 간이 약하고 튼튼한 것도 그렇게 일체 오장육부 사지백체 받아낳은 것이 지은 업으로 그래.

 

자기가 지은 업은 생각지 않고 병만 없앨려고 갖은 약을 먹는다고 그 병이 다 낫습니까? 약만 가지고 병이 낫지를 않아. 1차적으로 그 자기가 지은 업에 대한 참회가 있어야 되고, 자기가 자기를 항상 참회를 하고 반성을 해보면 자기의 성격에 여러가지 흠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남을 저주하고, 미워하는 생각, 시기질투하는 생각, 남 잘되는 걸 보면 배가 아픈 생각, 남이 조그마한 잘못이 있어도 용서 안하는 버릇, 남 칭찬하기 보다는 남 험담하기 좋아하는 생각, 게을러 빠지면서 남이 자기에게 잘해주기를 바라는 생각, 자기는 남한테 별로 잘한 것 없으면서 다른 사람은 자기한테 다 잘해주기만 바라는 생각, 욕심이 과해가지고 부모에게나 형제간에게나 친구간에게나 남에게 턱없이 많이 요구하는 생각. 그런 옳지 않은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런 악업을 했기 때문에 금생에 그런 못된 성격을 쓰게 되어 있어.

 

그 원인인 성격은 고치지 아니하고, 그냥 모든 욕심만 많아가지고 자기한테 좋기만 바랜들, 그 병이 아무리 명의한테 가서 비싼 약을 먹는다 해도 그 병이 그렇게 쉽게 낫지를 않습니다. 정말 그 병을 나으려면 옳지 않은 그 성격부터 개선을 해야 돼. 성격을 참회를 하고 개선을 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마음이 편안한 뒤에서 약발도 쓰고 효험이 나타날 것입니다.

 

이것은 과학적 사실입니다. 폐결핵 같은 병도, 위장병 같은 병도 좋은 약만 먹는다고 낫는 게 아닙니다. 계속 성질을 내고, 악담을 하고, 미워하고, 원망하고, 저주하고 그러면서 약을 아무리 먹어도 위장병이 낫지를 않습니다. 또 폐병도 또 마찬가지입니다.

 

첫째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야 돼. 자기 마음이 편안할려면 철저한 참회가 있어야 하고, 미웁고 원망스러운 사람을 다 용서하고, 스스로 자기가 자기 마음을 자기가 안정을 시키고 깨끗이 할 때 약을 안먹어도 벌써 반은 낫게 되는 것입니다. 완전히 깨끗해지면 80~90%가 병이 낫게 되고 약은 그저 보조하는 역할로 조금 먹어주면 되는 것입니다.

 

이 <보왕삼매론> 번역을 해서 알기 쉽게 해놨기 때문에 조항조항을 낱낱이 설명드리지 않겠습니다만, 가서 읽어보고 또 읽어보고 아침마다 날마다 한 번 두 번 읽으시면 읽는 가운데 저절로 마음이 깨끗해지고. 왜 깨끗해지냐면, 모든 원인을 남에게 전가시키지 않고 자기 자신에서 찾게 되기 때문에 그냥 거기서 참회가 되고 성질이 났다가도 스르륵 읽고보면 가라앉고, 불평불만을 하다가도 이거 한 번 읽고나면 가라앉고, 용기가 안나고 자신이 없고 자포자기하다가도 이거 한번 읽으면 용기가 생길테니 이것은 신년 새해에 기도한 성취를 같이 축복하고 축하하는 뜻으로 이것이 여러분에게 선물이 되어질 것입니다.

 

글씨는 별로 잘쓰지 못했습니다만, 정성스럽게 썼으니 그 한자 한자 쓸 때마다 여러분이 이 보왕삼매론을 보시는 분은 그 인연으로 반드시 업장이 소멸이 되시고 도업을 성취해서 세세생생에 복과 지혜가 구족하셔서 나시는 곳마다 좋은 곳에 태어나시고 불회상에 태어나셔서 해탈도를 증득하고 일체중생을 제도할 수 있는 대보살이 되어주시기를 부탁을 드립니다.

 

기도를 했으니까, 반드시 당장 그 소원이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성취가 되기를 바랍니다만, 기도는 그 소원이 당장 나타나기도 하고, 또 훨씬 좀 시간이 지난 뒤에 성취되기도 하고, 또 내생에 성취되기도 하고 몇 생 있다가 성취되기도 합니다. 그것은 과거에 우리가 지어놓은 업이 쌓여있기 때문에 그런 영향을 받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기도를 한 뒤에 생각지도 않는 엄청난 고약한 과보가 나타나는 수가 있습니다.

 

심원사란 절에 스님이 한 분 있었는데 어느 신도가 혼자 사는 할머니 보살님이 한 분 있었는데, 자식도 없고 영감도 죽고 참 너무너무 외로워. 그런데 재산은 조금 있어서 그 절에 개금불사를 한다고 시주를 좀 하시라고, 그러면 말년에 몸도 건강하시고 마음도 편안하고 그래서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라고. 그래서 그 절 개금불사를 하는데 논을 한 마지기를 팔아서 시주를 해서 개금불사를 잘 했는데 아, 그 보살님이 눈이 딱 멀어버렸다 말이여.

 

그러니 그 스님이 얼마나 미안하겠냐 말이야. 몸이 건강해지고 좋다고 시주를 하라고 했는디 눈이 멀어버렸다 그 말이야. 가서 뭐라고 위안을 하기도 안되었고, 그래도 눈이 멀었던 말을 듣고 안 가볼 수가 있습니까. 그래 가서 "용기를 가지시라고 눈이 멀었다고 해서 신심이 물러져서는 안됩니다. 지금 개금불사는 했는데 기와가 모다 깨져서 비가 새니 깨끗이 개금불사한데 비가 새면 얼룩덜룩 하니까 기와불사를 하면 눈이 밝아질 것입니다"고 하니까, 그 보살님이 워낙 신심이 있고 그런 분이다 보니까 또 눈을 팔아가지고 시주를 해서 기와를 잘 했습니다.

 

아, 그랬는데 멀쩡한 다리가 딱 오그라져가지고 앉은뱅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아, 참 기가 막하셔... 보통사람 같으면 그놈 중놈 멀쩡한 사기꾼이라고 입에 못담을 욕을 할텐데, 이 주지스님이 얼굴이 껍데기가 두터웠던지...(대중 웃음)

 

또 가서 위로를 하고, 혈액순환이 잘되고 힘줄이 나긋나긋해지는 좋은 담방약도 여기저기서 구해 가지고 가서 이것 좀 잡숴보라고 한솥 고아가지고 큰 오가리에 담아가지고 가서 권했는데, 그 분이 보통 분이 아니었던지, 그 스님 약을 고와온 것이 고마와서 약을 먹고 이제 좀 눈이 밝아질려냐. 그 약을 먹으니까 다리 힘줄도 펴지고 좀 괜찮은 것 같고 그래도 아직 낫지도 않았는데, 또 거기다 대고 또 논 팔아대라고 할 수는 없고...(대중 웃음)

 

어쨌든지 관세음보살을 열심히 부르라고, 아무리 낯이 두껍기로서니 눈 멀고 앉은뱅이 된데다 또 시주를 하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인자는 염불을 열심히 하라고 <고왕경>을 열심히 하면 좋은 수가 있을 거라고. 부처님이 절대로 우리 중생을 속이는 일이 없으니까 <고왕경>을 하루에 100번씩 하고. 인자 앉은뱅이라 어디 나가질 못하고 눈도 보이질 않으니 나갈 수 없으니까 무엇을 하겠습니까. 그러니 앉아서 고왕경을 하시라고.

 

그런데 눈을 못보니 어떻게 합니까? 내가 날마다 와서 한 구절씩 가르켜드릴 테니까 구전심수로 외우라고. 그래가지고 한 구절씩 한 구절씩 몇 일 걸려서 그놈을 외어서 한 구절도 틀리지 않도록 강(講)을 받고 난 후 외우는데, 처음에는 떠듬떠듬 하다가 하루에 50독, 100독, 300독까지 했단 말이여. 이거 빨리빨리 하면 1분에 한 번, 한 시간이면 60번, 두 시간이면 120번 이래가지고 노인이 잠도 없고 앞도 캄캄하고 속이 터져 죽게 생겼으니까....(대중 웃음)

 

인제 나는 하루빨리 죽어야지 이런 상태로 살아봤자 별 것도 없고, 기왕 죽을 바에 염불이나 해가지고 좋은 곳으로 가야겠다 하고 300독 이상씩 하는데, 처음에는 입에 허옇게 백태가 끼였어요. 혓바닥이 꺼끌꺼끌해가지고. 그래서 죽도록 부르는데 하루 저녁에는 호랭이가 와가지고 달싹 물어가버렸다 그 말이야.  (대중 웃음)

 

그 스님이 호랭이 물어갔단 말을 듣고 가보니까, 문짝이 때려부숴져갔고 있고 피가 줄줄줄 흘려서 끌려갔는데 어디로 가서 찾을 수가 있어야지.

"에라! 빌어먹을 놈. 나는 부처님만 믿고 개금불사를 하면 소원성취를 하고, 기와불사를 하면 소원성취를 하고, <고왕경>을 읽으면 모든 병도 다 낫고, 문둥병도 다 낫는다고 믿고 나는 그랬는데 호랭이를 물어가 나는 이런 불법 안믿는다."

 

곡간에 가서 도끼를 가져와 가지고 법당 문을 열어제끼고는 부처님 가슴팍에도 여지없이 있는 힘을 다해서 도끼로 탁 찍어놓고는 그 길로 가사, 장삼 다 내동댕이 쳐버리고는 산천구경이나 하다가 얻어먹고 다니다 죽던지 하리라 그렇게 돌아다녔어.

돌아다니면서 밥도 얻어먹고, 사랑방에 잠도 자고 그러면서 10년, 근 20년을 그렇게 돌아댕기다가 그래도 내가 살던 그 절은 누가 다른 주지스님이 와서 사는지 그때 도끼로 찍어놓은 부처님 가슴에 있는 도끼는 누가 뺐는지 아직도 박혀있는지 궁금하다 그 말이여. 그래서 살살 지팽이를 그리 돌려서 그 절을 찾아가니까 저 동구 밖에서 부터서 사람이 인산인해를 이뤘는데 몇 백명이 꾸역꾸역 그 절로 들어간다 그 말이여. 무슨 일이냐고 하니까,

 

"지금 원님이 새로 와가지고 이 절을 초도순시를 한다고 왔는데 사람들이 구경을 그렇게 갑니다."

"그 절이 지금 어떻게 되었소?"

"그 절은 한 20년 전에 살던 중이 도끼로 부처님 가슴팍에다 박고 도망을 가버렸는디, 그 뒤로는 그 절 신도도 다 떨어져버리고 그 절은 주지도 안오고 그 절은 아주 쑥대밭이 되고 완전히 절이 폐사가 되어가지고 귀신 나오게 생겼어요."

"참 그럴 것이라고."

 

그래가지고 따라서 올라가니까 원님 행차가 되어가지고 육방권속이 호위를 해서 원님이 왔는데, 원님이 말하기를, "이 절 역사에 대해서 잘 아는 분 있으면 나오라"고 그러니까, 그 절 역사에 대해서 제일 잘 아는 사람이야 그 스님 밖에 더있느냐 그 말이야. 누더기 감발하고 거지로 돌아댕기다 왔으니, 미친놈인가 달진놈인가 모골이 볼 수가 없게 되었는데,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신이 잘 압니까?"

"잘 압니다. 내가 20년 전에 이 절 주지였습니다."

 

그래 가지고 그 얘기를 죽 얘기를 했다 그 말이야. 그 원님하고 거지스님하고 법당 문을 열어제끼니까 먼지가 자욱하고, 쥐똥이 아주 그냥 한 자는 쌓였어, 도대체가 사람이 들어갈 수가 없어. 거미줄에 박쥐똥이 부처님 무릎이고 어디고 수북이 쌓이고 냄새 나고 도대체가 그렇게 생겼는데. 가서 원님하고 그 주지스님하고 탁자 위에 올라가서 그놈을 빼니까 빠듯하게 빼지는데, 거기에 글자가 쓰였는데 '시주화주상봉(施主化主相逢)'이라 이렇게 써졌다 그 말이여.

 

화주는 화주승이거던. 스님네는 가서 신도 보고 불사가 있으니 시주 하십시오 하고 시주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신도한테 시주를 받는 그 스님을 화주승이라 그래. 그럼 시주는 시주한 신도여. 그래서 시주와 화주가 서로 만난다 이렇게 써졌거든.

그 원님이 그 도량에 수백 명이 가득 찬데서 일장 설화(이야기)를 하는데, 자기가 어젯밤에 꿈을 꾸니까 부처님이 떡 나타나서

 

"니가 와서 내 가슴에 도끼를 빼다오. 나는 너 때문에 20년 전에 내 가슴에 도끼를 맞은 뒤로 이렇게 물 한그릇, 밥 한그릇도 공양을 받지 못하고 오늘날까지 이렇게 있으니 니가 와서 내 도끼를 빼줘야 할 것 아니냐. 나는 아무데 아무데 사는 심원사 법당에 사는 부처님이다."

그런 꿈을 꾸었는디 어째서 부처님이 자기한테 그런 현몽을 했는가 전혀 알 수가 없고, 그런 절이 있느냐고 이방한테 물어보니까 그런 절이 있다고 그래서 오늘 이렇게 왔다.

 

그 원님이 누구냐 하면 말을 안해도 여러분은 벌써 '오호, 호랭이 물어간 사람이로구나' 아시겠는데. 개금불사에 시주하고 기와불사에 시주하고 <고왕경>을 날마다 300독씩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했는데 눈 멀고, 앉은뱅이 되고, 나중에는 호랭이한테 물려간 신도보살님이었다 이거여.

 

그 신도보살님이 과거에 지은 업장으로 한 생은 눈이 멀어서 고생을 하고, 그 다음 생에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되 앉은뱅이로 일평생 고생을 했어야 했고, 그 다음생에는 다시 사람몸을 받되 호랭이한테 물려가고, 호랭이한테 물려간 다음에는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한량없는 고(苦)를 받아야 하는 그러헌 3생의 업보를 그 스님 말을 듣고 개금불사에 설판제자가 되고, 한번 눈이 멀었으면 누가 다시 그 스님의 말을 믿겠냐 그 말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곧이 곧대로 믿고 다시 기와불사에 시주를 했다 그 말이야. 기와불사에 시주를 하고 다시 앉은뱅이가 되었다면, 누가 <고왕경>하라 그러면 "고왕경 당신이나 하시오!"  (대중 웃음)

 

백이면 아흔아홉명은 그럴 것인데, 그 스님을 조금도 원망하지 않고 <고왕경>을 혀가 닳아지도록 했다 그 말이야. 3생 받을 과보를 그렇게 해서 일생 동안 다 받아버리고 훌륭한 남자의 몸을 받아서 스무살에 장원급제를 해가지고 원님이 되었다 그 말이여. 그 절에 와서 부처님 가슴에 꽂힌 도끼를 뽑아드리고.

 

원님의 힘은 지금 원님이라 하면 군수나 도지사 옛날에 그런 건데, 지금은 군수도 행정관으로서의 군수, 도지사도 행정관으로서 도지사인데, 옛날의 군수나 도지사나 관찰사는 3권(權)을 한 몸에 갖췄습니다.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고, 그러니까 도지사와 검찰총장과 법원장 이 3권을 한 몸에 행사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러헌 3권을 가진 힘으로 그 절을 복원불사를 하는데 다 쓸어버리고 새로 하는데 가슴에 꽂힌 부처님은 안바꿨어. 바꿀 수가 있겠습니까. 다시 다 보개(寶蓋)를 해서 개금불사를 깨끗이 잘 하고, 법당도 새로 지어서 단청을 하고 요사채, 칠성각, 산신각, 선방, 객실채 다 해가지고 일신(一新)을 했어.

 

여러분도 시주를 하시고 기도를 하시더라도 이만한 마음이 깊어야 하고, 쪼금 시주하고서 금방 무슨 효과가 나타나길 바래가지고 그것이 안되면 "에잇 빌어먹을 거, 예수나 믿어보자."  (대중 웃음)

조금 안되면 어디가서 점이나 쳐볼까. 어떻게 그러헌 얄팍한 생각 가지고... 저 함경도 사람이 서울로 과거를 보러 오면서 좁쌀 한되를 가지고 가서 부처님께 마지를 지어서 올려놓고는,

 

"이번에 나 과거만 합격하게 해주면 이런 일이 종종 있건, 배는 곯지 않게 해줄테니까. 꼭 부탁하네."  (대중 웃음)

양반은 옛날에 스님네한테 '하게'를 하고 절에 와도 여간해선 절을 잘 안했습니다. 한 되 가지고 와서 무슨 장한 일이나 올린 것처럼...이런 것이 붙겠습니까? 낙동강 오리알 떨어지듯이 푹 떨어져. 오자마자 자기 집으로 안가고 절로.. 하하하.

(대중 웃음)

절로 먼저 기어올라가 가지고 담뱃대를 들고 탁탁 때리면서 "내 좁쌀만 똑 따먹고, 널널이 앉아서 과거에도 합격도 안시켜주고 인자는 좁쌀밥 못 얻어먹어!"

(대중 웃음)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데, 여러분 가운데 설마 그럴 분은, 설사 함경도에서 내려오신 분이 혹 있을랑가 모르지만은 그럴리는 없겠지만...(대중 웃음)

불공 좀 하고, 시주 좀 하고, 뭐 기도 좀 하고서 꼭 아들이 이번에 합격했으면, 꼭 딸이 합격했으면 하다가 그게 잘 안되거던.

"에잇! 다른데 영험있는데가 있다니까 거기나 가서 좀 해볼까."

이러저리 몇군데 가서 해보면 재수해도 안되고, 삼수해도 안되고.

"에잇! 예수나 믿어버려야지 안되겠다. 예수 믿으면 뭣이던지 병도 낫고 부자도 된다고 하니까 거기나 가볼까."

 

시주를 하되 많이 하건 적게 하건 정성껏 했으면 금방 그렇게 돌아오기를 바라지 말고, 시주를 하고 눈이 멀고, 시주를 하고 앉은뱅이가 되고, 그래도 마음이 안변할만 해야 3생 업도 녹여내는 것이지. 어떻게 그게 낚시밥 낚시 하나로 큰 잉어를 낚으려 하고, 좁쌀밥 한 되로 장원급제 할라 그러고 그런 비슷한 행동을 해가지고서야 어떻게 큰 소원을 성취할 것이냐. 이렇게 말하니까 소원을 성취하려면 계속 시주를 하라고 한 것 같아서 미안한데.(대중 웃음)

 

시주고 기도고 염불이고 무엇이고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시주할 길은 돈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녀. 물질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고 정성이거든, 신심이거든. 신심이 있으면 부처님께 아무것도 올리지 않고 향 하나를 올리거나, 청수 한그릇을 올리거나, 맨손으로 와서 절만 지극정성으로 하고 가도 업장도 소멸할 수가 있고, 소원도 성취할 수가 있습니다.

 

큰 몇백 만원, 몇천 만원을 부처님께 바쳐도 요거 올렸으니까 꼭 해주십시오 간절히 하다가, 안되면 딴 데로 싸짊어지고 가면 그거 안되거든. 열 번, 스무 번 한결같이 하는데서 거기서 소원을 성취하는 것입니다.

참선을 하면 좋다니까 모처럼 아들, 며느리한테 용돈을 타 가지고, 모으고 모으고 해가지고 방부를 들였다 그 말이여. 모두 보니까 꾸벅꾸벅 앉아서 졸고 아, 저런 것이 참선이구나. 자기는 암만 좀 잘라 그래도 잠이 안와. 꺄우뚱 해가지고 코를 골면서 조는데 그렇게 맛있게 자거든.(대중 웃음)

 

어떤 스님께 "참선을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습니까?" 여쭈니까,

"많이 졸아, 많이 졸라구."

'아! 그러니깐 조는 것이 확실히 공부인가 보다.'

보니까 구참일수록 더 잘 졸거든. 자기도 좀 앉아서 졸려고 아무리 용을 써도 안된다 그 말이여. 그래서 몇 해 공력을 들여가지고 좀 조는 법을 익혔어. 인자 이만하면 되겠다 해서, 어디 가든 방부를 들이면 앉을 채비를 하고 허리를 요렿게 조금 꾸부려 앉으면 잠이 맛있게 온다 그 말이여. (대중 웃음)

 

그래서 어디가든지 떳떳하지. 졸지 않고 맹송맹송 있는 사람을 보면 망상 피느라고 잠을 못자고 저렇게 앉었구나. 실컷 자고나면 이 사람, 저 사람 자는가 안자는가 구경도 하고. 한 시간 때우기가 문제가 하나도 없어. 그러다가 어떤 스님을 만나서 훌륭한 스님을 만나가지고,

 

"저는 선방에 나온지가 한 십년 되는데 공부가 어느 정도 되었는가 모르겠습니다."

"공부를 어떻게 하십니까?"

"별로 아무 것도 알아진 것은 없고, 죽비 치면 3분 안에...(큰 스님 웃으심 허허허)...잘 정도는 되었습니다."(대중 웃음)

"아니 3분 안에 잘 정도가 되다니?"

 

"처음에는 한 30분 걸렸...(큰스님 웃으심 허허허)...한 30분 걸려야 겨우 잠을 잤는데, 이제는 3분 안에 자니까 그만하면 되었지 않습니까."

"어떻게 참선하는데 조는 것으로 등급을 매길 수 있습니까?"

"아니 아무개 스님은 한국에서 다 큰스님이라고 하는데, 많이 졸라 그래서 그거 익히느라고 10년 공을 들였습니다."

 

"참선을 할려면 성성적적해서 화두가 독로해야지, 어떻게 3분 안에.. 그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한다."

그러니까 깜짝 놀랐다 그 말이여. 그랬다고 저한테 화두를 타러왔어요. 눈물을 철철 흘리면서,

"10년 동안 제가 어느 큰스님 말 한 마디를 잘 못 알아듣고, 이렇게 공을 들인 것이 허사라 그러니, 앞이 캄캄합니다. 이제 환갑, 진갑 다 지나고 70세가 되었는데, 이제 새판잽이로 공부를 할려니 앞이 캄캄합니다."

 

그렇게 울면서... 그때 여기는 비구니스님은 방부를 안받는데, 와서 울면서 사정을 해서 제도를 깨고는 그 비구니스님을 방부를 받았습니다. 지금 아직 그 분이 돌아가지시지 않고 80 훨씬 넘었으리라 생각하는데, 지금도 열심히 정진을 하고 계시죠.

참선도 그렇게 조실스님 법문을 많이 듣고, 저도 올라올 때마다 참선에 대한 말씀을 드리는데. 자세를 바르게 하고, 호홉을 바르게 하고 화두를 들라고 일러드려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신가를 물어보면, 참 이상하게 해.

 

어떤 할머니는 지금은 아마 돌아가셨겠는데 여기서 법문을 듣고 돌아가시더니 밤중에 "전강스님! 전강스님!"하고 전강스님을 불러. 그래 아들이랑 며느리와 손자, 손녀들이

"아니 밤중에 어쩐다고 전강스님을 그렇게 불러싸십니까?"

"아, 송담스님이 법문하시는데 어쩧건 전강스님을 부르라고 해서 그래서 부른다."

(대중 웃음)

 

"그럴리가 있느냐고, 그렇지 않은데 할머니가 잘못 들으셨을 거라고."

"아니, 내가 눈은 좀 침침해도 귀는 안어두워!"

그래서 그 할머니를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가 일개 소대가 몰려왔습니다. 와서 면회를 청해서 인사를 받고 "웬일로 오셨습니까?"하니까,

"할머니가 송담스님이 밤중에 전강스님을 부르라고 했다 하셔서 이렇게 왔습니다. 참말로 그렇게 말씀 하셨습니까?"

 

참 얼토당토 않고, 그런 일이 없다고 하면 할머니가 섭섭하다 하게 생겼고...그랬다고 하자니 또 그럴수도 없고. 그래서 인자 잘 말을 해서 올바르게 하시도록 일러드린 일도 있는데. 똑같은 자리에서 똑 같은 법문을 들어도 듣는 사람의 입장과 수준과 근기 따라서 다 자기 나름대로 받아들여. 그래서 들었던 법문도 자꾸 들어야 그래야 처음에 잘못 들었던 법문을 나중에 바르게 알아듣게 됩니다.

 

그래서 "밤낮 와봤자 뭐 한 생각 단속하라 그러고, 이뭣고 하라 그럼서, 들으나마 집구석에 자빠져있지. 가봤자 앉을 자리도 없고." 그래서 안오는 분들이 있다 그래요. 그 분은 틀림없이 자다가 전강스님을 부르는지 어쩐지 알 수가 없는데, 법문이라 하는 것은 사실 설할 것이 없거든.

 

화두 하나만 제대로 들 줄 알면, 행주좌와 어묵동정 간에 딱 한 생각을 불급불와(不急不和), 너무 긴하게 용을 써도 안되고, 너무 맥가리 없이 늘어쳐져도 안되고, 성성(惺惺)허면서도 적적(寂寂)하고, 적적하면서도 성성한 가운데, 몸은 단정하면서도 어깨에 힘도 빼고, 목에 힘도 빼고, 눈은 평상으로 딱 뜨면서, 호홉은 자기의 체질에 맞춰서 적당하니 조용하게 호홉을 쉬면서,

알 수 없는 의단이 독로하도록 깨끗하게 들어서, 고요하고 깨끗하고 맑기가 말로써 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러 화두를 들려고 안해도 저절로 화두가 들어지면서, 한번 아침에 들었던 화두가 점심 때까지, 점심 때 들었던 화두가 저녁 때까지, 저녁에 잘 때 들었던 화두가 아침에 눈 딱 떠도 그 화두가 고대로 들어져 있도록 이런 지경에 오도록 끊임없이 정진을 해가야 돼.

 

반드시 열심히 하면 그렇게 돼. 정말로 화두가 독로해서 순일무잡하게 돼서 그래도 환희심을 내선 안돼. 그렇게 되면 너무 고요하고 깨끗하고 맑고 편안하니까 화두 드는 것조차 싫어져버려. 화두가 들기 싫고, 그냥 그 고요하고 맑은 경계를 고대로 지키고 앉았거든 그것도 못쓰는 거여. 그런 가운데도 의단이 독로하도록 화두를 들어야 하는 거여.

 

그렇다고 해서 그런 경계에 이르러 가지고 이뭣고? 이뭣고? 막 그러는 게 아녀. 혀도 달싹 거리지 앉고, 알 수 없는 의단만 거각하는 것이지, 고요한데다 대고 너무 힘을 들여서 이뭣고 하면 그 고요한 것이 깨지거든. 그 고요한 것이 깨지지 않으면서도 그 의단이 독로하고 의단이 성성하게 잡두리해가는 것은 일조일석에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이 아니고 많은 세월 동안을 법문을 들으면서 여법하게 정진하는 데서 그런 지경에 이르러.

 

그런 지경에 이르렀을 때 어서 빨리 툭 깨쳤으면 하고 바래는 것이 아니고, 누가 툭 터지도록 해줬으면 그렇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생각 내면 깨져버리거든. 내가 나를 찾는 공부기 때문에 올바른 방법으로 기도할 때 그러헌 정성으로 일구월심 해나가면 반드시 되고 마는 거여.

 

일중산진우일중(一重山盡又一重)

 

한 거듭 산이 다하매 또 한 거듭 산이로구나. 이 산 넘으면 인자 산이 없을까 하면 또 산, 그 산 넘으면 또 산, 가도가도 거듭거듭 첩첩산이로구나.

 

화진산운해월정(話盡山雲海月情)

 

말을 한 시간 이상 했는데 그 말이 한도 끝도 없어. 산에 산에 산 넘어 구름이 쌓이듯이 바다에 한 없는 달빛이 부서지듯이 제가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도 한이 없습니다. 한 마디 할 것이 없는데서 어떻게 이렇게 말이 많을까요? 여러분과 저와는 숙세로부터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만나게 되고, 이렇게 또 눈썹을 아낄 줄을 모르고 이렇게 말을 하게 됩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무일물중무진장(無一物中無盡藏)

유화유월유루대(有花有月有樓台)

 

한 물건도 없어. 이뭣고 하는 가운데 무엇이 있겠습니까? 한 마디 이뭣고 속에는 재산도, 명예도, 권리도, 인정도, 탐심도, 진심도 거기에는 붙지를 못할 것입니다. 한 물건도 없는 가운데 이뭣고 하나만을 열심히 해나가면 그 속에는 꽃도 있고, 휘엉청 밝은 달도 있고, 올라가서 먼 데도 바라보고 시도 읊을 수 있는 맑은 바람이 스쳐가는 찬란한 누각도 있듯이, 한 물건도 없는 가운데에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원만히 갖추게 될 것입니다.

 

"돈도 벌어야 하고, 자식도 잘 되야 하고, 소원이 많은데 어떻게 이뭣고만 할 수가 있겠느냐?" 그런 생각을 가지시겠지만, 어쨌든지 이뭣고 하나만 열심히 하면 그 속에 기도도 다 포함되어 있고, 염불도 포함되어 있고, 일체 선(善)공덕이 다 갖춰져 있는 것이니 이뭣고 하나만을 열심히 하십시오. 금생에 모든 소원도 성취하실 것이고 세세생생에 복과 지혜를 원만히 갖추게 될 것입니다.

 

 

< 1990년 2월 4일, 첫째 일요법회 >

 

 

 

 

 

 

그리움 / 조두남

기약 없이 떠나가신 그대를 그리며
먼 산위에 흰 구름만 말없이 바라본다.
아 돌아오라
아 못 오시나
오늘도 해는 서산에 걸려
노을만 붉게 타네.

귀뚜라미 우는 마을
언덕에 오르면  
초생 달도 구름 속에
얼굴을 가리운다.
아 돌아오라
아 못 오시나
이 밤도 가는 그대를 찾아
어두운 길 달려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