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佛心 “정부 도움 필요없다” 전면전 선언
2010. 12. 18. 05:13ㆍ일반/금융·경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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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佛心 “정부 도움 필요없다” 전면전 선언
“갈등 조장 정부 규탄” 원로·교구본사 주지 등 5대 회의 잇단 결의문
佛事, 정부 의존 자성, 자승 스님 ‘단결’ 주장
경향신문 | 도재기 기자 | 입력 2010.12.17 22:10 | 수정 2010.12.17 22:29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전라
정부에 맞서 사실상 전면전에 나선 대한불교 조계종이 종단 차원의 내부 결속을 다지며 정부를 향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이 새해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한 정부와 한나라당을 향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민족문화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드러냈다고 비판한 가운데 원로회의, 25개 교구본사 주지 등도 17일 일제히 총무원의 결단에 지지를 보내며 동참을 선언했다.
1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불교 조계종 전국 교구본사 주지회의에 참석한 주지 스님들이 자승 총무원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또 원로회의의 유시, 교구본사 주지와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 주지들의 결의문 등 이날 잇달아 나온 종단의 각종 결의문은 하나같이 정부·여당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종단의 단결을 강조했다.
총무원의 한 스님은 "과거 사례로 볼 때 정부와의 대결에서 조계종단이 거의 무너진 것은 종단의 의견 결집, 단합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종단 전체에 단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이날 조계종 총무원은 5개의 큰 회의를 열어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하루 종일 분주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5개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해외의 이웃종교 성지순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하는 것과 동시에, 이날 오전 9시 중앙종무기관 확대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그는 팀장급 이상 간부들이 한자리에 모이자 간부들을 향해 "오합지졸"이란 용어까지 쓰며 단결을 강조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어느 본·말사라도 정부·여당 관계자가 찾아와 '뭐 도와드릴 것 없나' 등의 말을 하는데, 이런저런 불사를 도와달라고 한다면 오합지졸이나 마찬가지"라며 "아무 도움도 필요없다는 한마디면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2년 만에 불사를 하려 하기보다, 10년이 걸리더라도 신도들과 사부대중이 십시일반으로 불사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승 스님은 특히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스님들과의 개인적 인연 등을 들어 접촉을 시도하는 것과 관련, "범어사 천왕문 화재를 빌미로 찾아온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에게 덕담을 한 것은 그 자체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것들이 안된다면 총무원이 아무리 노력해도 외로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며 범어사 측을 비판했다.
또 교구본사 주지회의 인사말을 통해 "불교가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 측이 주는 예산에 의존하다 보니 정부와 지자체에 아쉬운 자세, 부탁하는 자세로 살아왔다"며 "이제 아쉬움과 불이익을 감내하고서라도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후 2시에는 종단 최고 권위를 가진 원로회의가 열렸다. 원로회의는 종정을 선출하고, 종헌·종법 재개정 등을 검토하는 원로 스님들의 공식 기구로 상징적 의미가 크다. 원로회의는 유시를 통해 "우리 불교계가 사회·정치 문제라 하여 무조건 방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견을 가지고 삿됨을 끊고 오로지 정법을 행해야 한다"며 2000만 불자들의 정진을 강조했다.
원로회의의 유시는 종단 내외에 현안이 있을 때 발표하는 것으로 종단의 방향을 정리하고 종도들에게 내리는 행동지침이다. 원로회의 유시는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오전 11시 열린 교구본사 주지회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종단 내 단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화엄사 주지 종삼 스님은 "예산안 날치기는 서민경제를 4대강 사업에 수장한 전례 없는 폭거"라며 "종단의 지침에 적극 동의한다"고 말했다.
월정사 부주지 원행 스님은 "민족문화에 대한 정부 당국자의 인식 전환이 있을 때까지 모든 종도가 종단을 중심으로 혼연일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전국에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조계종의 102개 사찰 중 85개 사찰 주지도 오후 2시 회의를 열고 "이명박 정부는 국내외에서 한국의 대표적 전통문화로 평가받는 템플스테이를 특정 종교를 위한 정치적 시혜물로 왜곡하고 있다"고 정부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또 세속의 국회에 해당하는 중앙종회 의장단과 상임분과위원장, 5개 종책모임 대표자들도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총무원의 한 스님은 "뭔가 모이는, 일치되는 분위기가 매우 좋다"며 "그동안 예산을 얻기 위해 엎드려야 했던 스님들이 이제는 자존심을 되찾아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매우 많았다"고 전했다.
<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조계종 총무원이 새해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한 정부와 한나라당을 향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민족문화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드러냈다고 비판한 가운데 원로회의, 25개 교구본사 주지 등도 17일 일제히 총무원의 결단에 지지를 보내며 동참을 선언했다.
또 원로회의의 유시, 교구본사 주지와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 주지들의 결의문 등 이날 잇달아 나온 종단의 각종 결의문은 하나같이 정부·여당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종단의 단결을 강조했다.
총무원의 한 스님은 "과거 사례로 볼 때 정부와의 대결에서 조계종단이 거의 무너진 것은 종단의 의견 결집, 단합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종단 전체에 단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이날 조계종 총무원은 5개의 큰 회의를 열어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하루 종일 분주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5개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해외의 이웃종교 성지순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하는 것과 동시에, 이날 오전 9시 중앙종무기관 확대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그는 팀장급 이상 간부들이 한자리에 모이자 간부들을 향해 "오합지졸"이란 용어까지 쓰며 단결을 강조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어느 본·말사라도 정부·여당 관계자가 찾아와 '뭐 도와드릴 것 없나' 등의 말을 하는데, 이런저런 불사를 도와달라고 한다면 오합지졸이나 마찬가지"라며 "아무 도움도 필요없다는 한마디면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2년 만에 불사를 하려 하기보다, 10년이 걸리더라도 신도들과 사부대중이 십시일반으로 불사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승 스님은 특히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스님들과의 개인적 인연 등을 들어 접촉을 시도하는 것과 관련, "범어사 천왕문 화재를 빌미로 찾아온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에게 덕담을 한 것은 그 자체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것들이 안된다면 총무원이 아무리 노력해도 외로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며 범어사 측을 비판했다.
또 교구본사 주지회의 인사말을 통해 "불교가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 측이 주는 예산에 의존하다 보니 정부와 지자체에 아쉬운 자세, 부탁하는 자세로 살아왔다"며 "이제 아쉬움과 불이익을 감내하고서라도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후 2시에는 종단 최고 권위를 가진 원로회의가 열렸다. 원로회의는 종정을 선출하고, 종헌·종법 재개정 등을 검토하는 원로 스님들의 공식 기구로 상징적 의미가 크다. 원로회의는 유시를 통해 "우리 불교계가 사회·정치 문제라 하여 무조건 방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견을 가지고 삿됨을 끊고 오로지 정법을 행해야 한다"며 2000만 불자들의 정진을 강조했다.
원로회의의 유시는 종단 내외에 현안이 있을 때 발표하는 것으로 종단의 방향을 정리하고 종도들에게 내리는 행동지침이다. 원로회의 유시는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오전 11시 열린 교구본사 주지회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종단 내 단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화엄사 주지 종삼 스님은 "예산안 날치기는 서민경제를 4대강 사업에 수장한 전례 없는 폭거"라며 "종단의 지침에 적극 동의한다"고 말했다.
월정사 부주지 원행 스님은 "민족문화에 대한 정부 당국자의 인식 전환이 있을 때까지 모든 종도가 종단을 중심으로 혼연일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전국에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조계종의 102개 사찰 중 85개 사찰 주지도 오후 2시 회의를 열고 "이명박 정부는 국내외에서 한국의 대표적 전통문화로 평가받는 템플스테이를 특정 종교를 위한 정치적 시혜물로 왜곡하고 있다"고 정부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또 세속의 국회에 해당하는 중앙종회 의장단과 상임분과위원장, 5개 종책모임 대표자들도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총무원의 한 스님은 "뭔가 모이는, 일치되는 분위기가 매우 좋다"며 "그동안 예산을 얻기 위해 엎드려야 했던 스님들이 이제는 자존심을 되찾아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매우 많았다"고 전했다.
<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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