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의 공덕/지산스님

2011. 5. 14. 13:0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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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잘들 지내셨습니까?

날씨가 많이 더워졌군요.
지금 아직 오전인데도 등에서 땀이 납니다.

올해는 특히 무더울 거라고들 하는데 다들 건강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자주 하는 말 중에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가 지어서 자기가 받는다는 말이죠.

비슷한 표현으로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말도 있습니다.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따른다는 말이죠

. 부처님 가르침에 의하면 우리 각자가

지금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다 자기 책임이며,

 또한 우리들의 미래도 우리들 각자가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창조주가 있어서 천지만물을 창조했고 우리 운명을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하지만 부처님께서는 그러한 창조주의 존재를 부정하셨으며

 또 어떤 사람들은 인생살이가 재수나 우연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도 생각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견해 역시 잘못된 견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입적하시기 얼마 전에 ;;

<자귀의 법귀의(自歸依 法歸依)>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스스로에게 의지하고 가르침에 의지하라.’는 말씀이죠.

내 삶의 모든 책임이 다 나에게 있기 때문에 우리는 먼저 자기 자신에게 의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중생들은 아직 지혜가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 자신만을 의지하려다 보면 어떤 길을 가야할 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때는 부처님께서 남기신 가르침에 의지하면 됩니다.

진리의 태양이신 부처님께서 밝혀놓으신 길을 따라 가면 됩니다.
자업자득이나 인과응보라는 말을 생각해 볼 때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가능한

 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행동을 많이 해야겠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많은 행위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행위란 어떤 걸까요?

 부처님 가르침에 의하면 그것은 바로 수행입니다.

사마타 수행이나 위빠싸나 수행을 하는 것,

그리하여 그러한 수행을 통해 열반을 깨닫고 마침내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

모든 탐, 진, 치를 뿌리 뽑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며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권하신 일입니다.


수행과 더불어 우리가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일이 보시입니다.

 출가자는 출가자대로 재가자는 재가자대로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보시를 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기본적으로 다른 생명체들의 도움에 의해 영위되고 있기 때문에

 진정한 불제자라면 자신만의 행복과 해탈이 아닌 일체 중생의 행복과 해탈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보시에는 자신의 재산과 같은 소유물을 베푸는 재보시(財布施)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법보시(法布施),

그리고 상대방의 불안이나 두려움을 없애주는 무외시(無畏施)의 세 종류가 있습니다.

또는 보시의 경중에 따라 하등보시, 중등보시, 상등보시의 세 가지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하등보시란 자신의 소유물이나 노력 등을 보시하는 것이며,

 중등보시란 자신의 살이나 피,

혹은 자신의 부인이나 자녀까지도 타인을 위해서 보시하는 것이고,

상등보시란 자신의 생명을 보시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중등보시나 상등보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크게 발심한

대 보살들이나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경전에서 보면 부처님께서는 특히 재가 신자들에게 보시 공덕을 자주 말씀하셨는데

처님의 그 많은 재가신자들 중 가장 보시를 잘 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여러분 아십니까?

네, 아나타삔디까라는 장자입니다.

 한문 경전에는 급고독 장자(給孤獨 長者)라고 되어 있는데

왜냐하면 이분이 외롭고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도와주었기 때문입니다.


이 아나타삔디까라는 장자는 부처님 당시 코살라국의 수도인 사왓티에 살던 부자로서

그 재산이 엄청났다고 합니다.

 이 장자가 이웃 나라인 마가다국에 사는 친척을 만나러 왔다가 부처님을 친견하게 되었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크게 감화를 받자 부처님과 제자들이 거처하실 절을 짓겠다는 발원을

하게 됩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지혜 제일인 사리뿟따를 장자와 함께 보내시어

사왓티에서 절을 세우기에 가장 좋은 장소를 선정하게 하시는데

사리뿟따가 가장 좋은 장소로 선정한 곳이 마침 그 나라의 왕자가 소유한 땅이었습니다.


장자가 왕자를 만나 그 땅을 팔라고 하니,

 그 땅을 팔고자 하는 생각이 전혀 없던 왕자는 팔지 않으려는 의도로 그 땅을 완전히

금으로 덮으면 팔겠노라고 말하는데,

재산이 엄청났던 그 장자는 실제로 그 땅을 모두 금으로 덮은 뒤 다시 왕자에게

 그 땅을 자기에게 넘기라고 청합니다.

 부처님에 대한 장자의 믿음과 정성에 감동한 왕자는 자신도 그 보시에 동참하고 싶다고

 하면서 적은 돈만을 받고 그 땅을 장자에게 넘기는데 나중에 이 땅 위에

 세워진 절이 바로 그 유명한 기원정사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바로 이 기원정사에서 일생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아나타삔디까 장자의 보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후에도 부처님과 제자들에게 엄청난 보시를 계속했는데 기록에 보면

 아침에는 쌀죽을 쑤어 부처님께 갖다 드리고,

 점심에는 날마다 다양한 음식을 준비해 부처님께 올렸으며,

 저녁에는 다시 향이나 꽃 등을 공양드렸다고 합니다.
이러한 보시의 공덕으로 장자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요?

그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해서 성인의 최초 단계인 수다원과를 증득했습니다.

 그뿐이 아니라 그의 가족들 모두가 수다원과를 증득했습니다.

수다원과를 얻은 공덕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그 공덕이 전 우주를 지배하는 왕의 공덕보다도 훨씬 뛰어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적인 어떠한 가치로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 깨달음의 가치이지요.

 장자는 수다원의 상태로 세상을 떠났으며 그 즉시 천상 세계에서 천신으로 태어났고,

천신이 된 후에도 자주 부처님을 찾아와 궁금한 점을 여쭤보고 가르침을 받았다고

 경전에서 전하고 있습니다.
아직 그 장자가 살아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너무나 많은 보시를 계속한 결과 엄청난 부자였던 장자의 재산도 바닥이 나

장자는가난해졌습니다.

 그런데도 장자는 보시를 그치지 않았고 보시할 것이 없자

자기 논에서 흙을 퍼 담아가지고 와서 기원정사 안에 있는;;

 나무 주위에 뿌렸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의 집을 지키고 있던 신장이 ;;

장자에게 가서 이제는 보시를 그만하시라고 권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수다원과를 증득했던 장자는 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으며

그런 쓸 데 없는 말을 하려면 당장 나가라고 그 신장을 쫓아버렸습니다.


장자에게서 쫓겨난 그 신장은 제석천을 찾아가 자신의 신세를 하소연하니 제석천은

그 신장에게 장자의 조상이 자손들을 위해 몰래 숨겨둔 재산이 있는 장소를 알려주었고,

 또 장자에게서 엄청난 재산을 빌려간 뒤 장자의 무관심으로 인해 아직까지 그 재산을

갚지 않고 있던 친구의 소재지를 알려 주었습니다.

장자의 재산을 보호하는 책임을 맡고 있던 그 신장의 노력으로

그 재산들은 오래지 않아 모두 장자에게 돌아오게 되었으며

장자는 부처님을 만나기 전보다 더 많은 재산을 소유하게 되었다 합니다.
하루는 장자가 부처님께 그 신장을 데리고 가 전후 사정을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는

그 말씀을 듣고 다음과 같은 게송을 지으셨습니다.

설사 악한 자라 하더라도
아직 악행의 과보가 나타나지 않아
행복을 누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악업의 결과가 나타날 때
그는 엄청난 고통을 당하리.

비록 착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아직 선행의 과보가 나타나지 않아
고통을 당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선업의 결과가 나타날 때
그는 크나큰 이익을 즐기리.

이 게송의 말씀처럼 인과응보에는 예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노후를 위해서 저축을 하거나 보험을 들거나 연금을 적립하거나 합니다.

그러면 죽은 뒤의 다음 생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경전에 보면 부처님께서 어떤 사람의 임종을 지켜보시면서

그 사람이 다음 생에 대해 불안해하면 생전에 쌓아 온 수행과 보시 공덕을 믿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라고 말씀하시는 대목들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가장 확실한 일입니다.

부처님의 말씀처럼 죽음에 이르러 우리가 진정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살아생전의

수행과 보시 공덕뿐이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남은 생 동안 우리는 수행과 보시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벽 - 권수형

 

당신에게 허락받은 말씀이라곤

침묵밖에 없다

 

당신에게 얻어 가진 재산이라곤

침묵 밖에 없다

 

당신도 나도 버려야 하는 지금

갈 곳 없는 침묵이

나를 바라 보고 있다

 

줄 것 없이 떨리는 손이

허공을 더듬는다

 

허공조차 비명을 지르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