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 마음자리, 불생불멸의 평등체 / 청담스님

2011. 6. 24. 21:5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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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마음자리, 불생불멸의 평등체 / 청담스님

 

 

중생들이 탐진치 삼독주(三毒酒)에 취해 육체만 나인 줄 알고 이해타산하고 온갖 아상ㆍ

인상ㆍ중생상ㆍ수자상에 집착하여 복잡한 세상을 만듭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탐진치의 삼독주에서 깨어나라. 육체가 나라는 생각을 버려라.

내다, 남이다 하는 것이 관념이고 없는 것이다.”하는 법문을 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아공(我空)입니다. 번뇌ㆍ망상 온갖 지식과 경험을 쌓아가지고 하는 법은 이렇고

땅의 이치는 어떻고 인간 사회의 도리는 이런 것이라는 관념을 가지고는 서로 죽이려고

하고 전쟁을 하고 그럽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그런 하늘도 없고, 그런 땅도 그런 인생도 없고, 그런 아버지

어머니도 없고, 내가 생각하는 그런 몸뚱이도 있는 게 아닌 도리를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법공(法空)입니다.

부처님 법공의 진리를 듣고 나서 지금까지의 지식을 다 놓아버리고 온갖 생각이 끊어

지면 본래 있던 적멸(寂滅) 그 자리가 나타납니다.

마치 구름이 벗겨지고 나니 본래 있던 밝은 달이 나타난 것과 같아서 아예 없던 달이

구름 벗겨지고 나서 새삼스레 생긴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되면 “아아, 이제 알았구나!”하고 깨달았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깨달았다는 생각마저 놓아버리는 이것이 구공(俱空)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아공ㆍ법공ㆍ구공의 이치를 깨달았다고 해서 본래 부처자리인 마음

바탕이 더 밝아진 것도 아니고, 알줄 아는 성품이 잘못된 착각을 품었다고 해서

손상이 있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닙니다.

근본 마음자리는 벌레나 굼벵이가 되었다고 해서 더러워진 것도 아니고 하나도 증감이

없이 불생불멸이고 불변하는 일여평등체(一如平等體)입니다. 그러니 애당초에 이렇게

완전한 부처가 되어 있으므로 제도한다는 생각이 성립될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생을 제도하겠다. 깨우쳐 주겠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 사람은 중생

제도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고 보살이 될 수는 더욱 더 없는 것입니다.

실제로 중생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고 전체가 부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법사거니, 내가 누구를 가르쳐 주었거니, 계(戒)를 내가 일러 주었거니,

내 제자거니 하는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르쳐 주지도 않고 제도하지도 않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제도하기는

하되 그런 생각이 없이 무심으로 하고, 하는 것 없이 한다는 말씀입니다.

만일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있다면 이것은 소승이고 공(空)에 떨어진 것이며, 대승이

아니고 『금강경』 말씀을 바로 배운 것이 아닙니다. 『금강경』의 말씀은 공의 사상을

철저히 말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집착하여 머무르라는 것이 아니고, 상없는 마음으로 머무름없이 중생을

제도하고 인류의 구제를 위해 공의 원리로 백천억의 육신을 바치고 봉사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