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1. 23:24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참된 행복은 마음의 원리 깨치는 일/청담스님
불교의 참모습에 대한 안목을 열어주면 아무리 유물주의자고, 히피족이라도 불교에 취미를 붙이게 된다. 불교에 대한 취미는 곧 자기에 대한 취미로 통하게 된다.
“나(我)라고 하는 이 인생은 밥만 먹고 똥이나 싸고, 늙고 병들고 죽어서 썩어 없어지는 존재인 줄 알았더니, 참나(眞我)는 그것이 아니구나! 나의 참면목은 마음이로구나!” 이렇게 깨우쳐진다.
그런데 이 마음은 물질도 아니고, 허공도 아닌 게 마음이라고 하면 어떻게 늙어 죽을 수가 있고, 불에 탈 수가 있겠는가? 몸뚱이나 현상계는 모두 다 자기 꿈인데, 그 꿈 속에서 무엇을 구하고 무엇을 찾겠는가?
쇠망치로 두들겨도 부서질 것도 없고, 불에 넣어도 탈 게 없다. 그런 것이 생명이고 이야기할 줄 알고 오고 가고 할 줄 아는 마음이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생각할 줄 아는 이 주인공은 물질도 아니고 허공도 아니기 때문에, 이 마음은 지식이나 사상 그리고 생각도 아니다. 이런 줄을 알고 나면 ‘아! 이런 굉장한 내가 있는 줄을 모르고 육체를 나라고 하며 고집하여 헤매었구나’하고 깨닫게 된다.
육체 생활, 이것은 팔고(八苦 : 여덟가지 괴로움) 밖에는 아무 것도 없다. 이것은 고통의 생활이고, 자꾸 죽어가는 생활이다. 가령 백년의 명(命)을 타고 나온 사람이 1년을 살았다면 살 날이 99년 밖에 남지 않은 것이고, 두 해를 살았다면 죽음 앞으로 2년 다가선 것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간다는 말은 죽어간다는 말이 된다.
세계의 약을 모두 구해 놓고, 세계의 의사들을 다 동원해도 앓을 만큼 다 앓아야 하고 죽을 때가 되면 죽어야 한다. 또 세계의 돈을 다 모아봐도 나한테 소득 될 건 하나도 없다. 오히려 돈 많은 사람은 돈 없는 사람보다 이 약 저 약 쓰느라고 고생만 하지,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백 년을 더 사는 것도 아니고, 몸이 더 건강한 것도 아니다. 게다가 육체나 마음이 모두 지치고 시들어 나중에는 불안해 진다. 권세가 많고 지위가 높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지위가 높아지면 높아 질 수록 적들이 많아지고, 적이 많아지면 결국 자기는 고독한 신세가 된다.
우리의 참된 행복은 육체나 물질적인 욕구를 충족시켰다고 해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다 속아 사는 생활이다. 마음을 깨치지 못해서 현실을 잘못보고 미래를 잘못 진단해서 속이 어두운 협작배에게 자기의 진귀한 보배를 사기당한 생활이다.
우리가 오직 구해야 될 것은 마음의 밝은 원리를 깨치는 일이며, 육체와 현실은 다 꿈이고, 마음의 그림자임을 깨닫는 일이다.
멀리가는 물/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며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 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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