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5. 20:42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허공을 더듬고 메아리를 쫓으니/현정선원
< 질문 >
법성(法性)은 허공성이요 무생성이라 도무지 볼 것이 없고 보는 일조차도 없으며· · ·
< 답변 >
그렇게 알음알이를 갖고 더듬어서는 천년 만년이 가도 깨달을 분수가 없소.· · ·
법성이 비었다고 했으면 그것으로 끝난 거요.
비었기 때문에 어쩌구저쩌구 하는 건 전부 비싼 밥 먹고 헛소리하는 거요.· · ·
모두가 비었다고 제 입으로 말해놓고선 '그런데 이러쿵저러쿵'· · ·
그런 뒤꼬리가 왜 주절주절 붙는 거요?· · ·
아무리 그럴싸하고 매끄럽게 말을 한다해도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있는지 전혀 깊이 참구를 하고있지 않은 거요.
지금 모두들 말만 배우고 있소. 법은 말과 문자 가운데 있는 것이 아니오.· · ·
성인들의 말씀을 들었거든 그 말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철저히 사무쳐야 해요.
그래서 그 말의 참뜻을 체달할지언정, 말을 기억해 짊어지고 다니면서
말말 끝에서 요리조리 재주부려서 껴 맞추려고 한다면 전혀 가망 없는 거요.· · ·
아무리 정교하고 딱 맞아 똑떨어지는 소리를 해도
그것이 영겁토록 눈 먼 당나귀를 비끄러매두는 말뚝이라고 했소.· · ·
완벽하고 정교하게 '알면 알수록' 허공에다 말뚝박는 거요.
허공을 더듬고 메아리를 좇으니
그대의 심신이 까닭 없이 피로하구나.
꿈도 깨어남도 모두 아닌 줄 깨달으면
끝내 다시 무슨 일이 있겠는가?
옛 성인들의 간절함이 느껴집니까?· · · 그저 쉬고 또 쉬세요.
이 몸은 환화공신이오. 아무 것도 못해요.
본다고 해도 보는 것이 아니고, 듣는다고 해도 듣는 것이 아닌 거요.
전부 밥과 반찬의 기운일 뿐이오.
강가에서
물을 따라
자꾸 흐를라치면
네가 사는 바다 밑에
이르리라고
풀잎 따서
작은 그리움 하나
편지하듯 이렇게
띄워 본다
(이형기·시인, 1933-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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