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련암에서 달빛을 만나다 /원철스님

2011. 11. 4. 17:1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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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련암에서 달빛을 만나다 /원철스님

  

저녁 무렵 낙산사에 도착했다. 어둠이 내리면서 수평선 너머 둥근 달이

이내 하늘 속으로 두둥실 떠오른다. 겨울 차가운 달이 푸른 파도 위에

금빛물결이 부서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송강 정철(1536~1593)은 「관동별곡」에서 이 광경을

“명월이 온 세상에 아니 비친 곳 없으니 … 흰 연꽃 같은 달덩이를 어느

누가 보내셨나. 이렇게 좋은 세상을 다른 모든 이에게 보여주고 싶구나.”

라고 했다.

하지만 당나라 백낙천(772~846) 거사는

 “늘어선 사람들이여! 달빛을 보지 말라(不比人間見).

세상의 티끌이 맑은 빛을 더럽힌다(塵土汚淸光).”라고 했다.

혼자 보기에는 아까우면서도 아무에게나 보여줄 수 없는 그런 광경이었다.

함께 바라보던 청춘남녀들은 조선 여류시인 능운(凌雲)의 마음일 게다.

 

달 뜨면 오신다고 님은 말했는데      (郎云月出來)

달이 떠도 님은 오시지 않네            (月出郎不來)

생각건대 틀림없이 님 계신 곳은      (相應君在處)

산이 높아 달이 늦게 뜨는 까닭이죠  (山高月上遲)

 

바다 위 보름달을 보니 저절로 수월(水月)보살과 만월(滿月)보살로

이름붙인 이유를 제대로 알 것 같다.

「벽지불인연론(?支佛因緣論)」에 나오는 ‘월출(月出)’은 바라나국의

왕이었다. 그가 태어날 당시에 달이 떠올랐다고 하여 그 이름을 갖게 된

것도 부모님의 감동이 지금과 같은 까닭일 게다.

돈황 근처 명사산(鳴沙山)에 있는 초승달 모양의 오아시스를 ‘월아천

(月牙泉)’이라고 작명한 그도 그랬을 것이다.

일행들과 여장을 풀고 저녁 먹고 차 마시고 이런저런 애기를 나누다 보니

자정 무렵이다.

잠을 청하긴 바깥경치가 너무 아까워 혼자 가만히 홍련암으로 갔다.

 

관음보살이 해변가 굴 속에 항상 머물고 있는 까닭에 창건주 의상 대사가

그 위에 암자를 지었다. 바닥에는 손바닥 두 개만한 여닫이 쪽마루를

만들어 누구나 열어 관음굴을 친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요즈음 그 면적만큼 유리로 바꾸어 여닫는 수고 없이도 곧바로

수 있도록 해놓았다. 하지만 그만큼 운치는 없어진 느낌이다.

 

이 건물은 자세히 보면 절벽 위에 매달려 있는 누각형에 가깝다.

법당 밖 돌기둥 난간에 턱을 괴고 서서 한참 동안 하늘과 바다와 달을

번갈아 나누어 응시하다가 동시에 전체를 조망하면서 달빛을 만끽했다.

『삼국사기』를 저술한 김부식(1075~1151)도 낙산사에선 관음의 진리를 논했다.

 

단숨에 스스로 올라가 해안 높은 곳에 임하여                  (一自登臨海岸高)

고개를 돌려보니 다시는 지난 속된 수고가 없어지는구나  (回頭無復舊塵勞)

대 성인의 두루 통하는 진리를 알고자 하여                     (欲知大聖圓通理)

산 아래 부딪치는 성난 파도 소리를 들어본다                  (聽取山根激怒濤)

 

원숭이가 달을 건지려고 애쓰는 모습을 선가에서는 ‘노월(撈月)’이라고 한다.

그 옛날 선정에 든 수행자의 모습에 반해버린 새는 꽃을 물어다주고 짐승은

과일을 갖다놓았다. 그 때 마침 원숭이들은 물속에 비친 아름다운 보름달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렇다, 저걸 갖다드리자.”

그리하여 오백 마리 원숭이들은 나무 위에서 서로서로 손을 잡고 연못으로

내려갔다. 맨끝의 원숭이가 달을 잡기 위해 물에 손을 넣었다.

그러나 물결이 흔들리자 달이 없어져 버렸다. 조금 후 잔잔해지니 또 달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또 손을 집어넣었지만 달은 다시 사라졌다.

이렇게 수십 번을 반복하였다. 이처럼 수행이란 원숭이가 끊임없이 달을

건지려고 애쓰듯이 자꾸자꾸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 자체인 것이다.

 

발걸음은 나도 모르게 보타전을 지나 해수관음상을 돌아 원통보전을 지나고

있었다. 야보도천(冶父道川) 선사는 이런 경우를

“어떤 때는 달이 하도 좋아 창주 땅을 지나가는 줄도 몰랐다

(有時因好月 不覺過滄州).”고 하신 모양이다. 홍예문을 돌아 넓디넓은 경내를

한 바퀴 돌고나니 그제서야 따끈한 방 생각이 난다.

 

조주 선사에게 달밤에 어떤 납자가 물었다.

 

“밝은 달이 하늘에 떠 있을 때는 어떻습니까?”

“아직 계단 아래 서 있는 놈이구나.”

“선사께서 계단 위로 이끌어 주십시오.”

“달이 지거든 나를 만나러 오거라.”

 

달 때문에 ‘한 생각’을 일으킨 ‘덜 떨어진 놈’에게 달이 지면 저절로 그

‘한 생각’이 없어질 것이라는 말씀이다.

하긴 그 때가 되면 따로 선사를 만날 필요조차 없어진다.

 

여자가 슬픈것은/음악 ;Il Divo- Siemple

Il Divo- Siemple

 

 

女子가 슬픈것은

깊이 맺혀 뱉어내지도 못하고
사는동안에는
잊히질 않을 수 많은 한恨들이
실타래처럼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이유도 까닭도 없이
순종해야 하는 본능을 안고
살아가는 여자이기 때문입니다



고막보다 더 섬세한 심장이라
작은 설레임에도 떨리우고
작은 슬픔에도 파르르 요동치는
또 다른 하나의 심장이 더 있기 때문입니다


크게 슬퍼하면 다른이의 마음에 상처줄까
여자는 소리없이 참아내고
여자는 모든것 다 내어 줍니다



여자의 아픈 이유를 당신은 아시나요?
여자가 흘리는 눈물..
그 의미를 당신은 아시는지요?


못난 여자라 우는게 아닙니다
부족한 여자라 참는게 아닙니다
말을 못해서 가슴에 저미는 그리움
묻고 사는것 아닙니다

 


여자는 아파도..
여자는 슬퍼도 무너지지 않고
심연의 가슴에 비단꽃을 피우고


오로지 희생의 마음 하나로..
세상의 모든 무지개를 피우고
오늘도 나 아닌 다른이의 평안을 위해
기도하는 여자는..

 
여자로, 여인으로, 어머니로 살아야 함에
여자는 슬퍼도..
슬픔의 눈빛 보일수 없음이
여자의 슬픔입니다




- 좋은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