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삼성(唯識三性)/청화큰스님

2012. 2. 3. 23:1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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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삼성(唯識三性)

청화큰스님

 

1. 변계소집성(遍計所執性)…정유리무(情有理無)…실무망유(實無妄有)…유(有)

2. 의타기성(依他起性)…여환가유(如幻假有)…공(空)

3. 원성실성(圓成實性)…정무리유(情無理有)…실유망무(實有妄無)…중도(中道)



그 다음 법문은 ‘유식삼성(唯識三性)20)’이라. 오직 유()자, 알 식()자. 식 이것은 의식(意識)이란 식이나 똑같은 뜻입니다. 그러나 여기 있는 식, 이것은 우리 의식만의 식이 아니라 의식보다도 더 깊은 이른바 말나식(末那識)이라. 그 다음 깊은 식은 아뢰야식(阿賴耶識)이라. 그 다음 깊은 식은 암마라식(菴摩羅識)이라. 그리고 모든 식의 근본 바닥은 부처입니다.

20)유식삼성(唯識三性)에는 ① 변계소집성(遍計所執性)  ② 의타기성(依他起性)

    ③ 원성실성(圓成實性)이 있다


우리 마음 바탕은 다 부처가 되어버립니다. 불교는 여기까지 알고 보면 알기가 참 쉬운 것입니다. 우리 지금 쓰고 있는 이 마음의 바닥은 '말나식'이라는 그런 마음인 것이고, 그 마음이 또 ‘아뢰야식’이라는 모든 종자를 갈무리하는 그 마음인 것이고, 그 바탕이 또 ‘암마라식’이라는 청정한 마음입니다. 또 그 바탕이 부처님이라. 이른바 불성(佛性)입니다.

그래서 유식(唯識)이라 할 때 이것은 다 통해서 천지 우주 모두가 다 오직 식()뿐이다. 이런 도리입니다.

이 때 유식은 물질이나 정신이나 어느 것이나 다 포함됩니다. 천지 우주가 모두가 다 오직 식뿐이라는 이런 뜻입니다.


유식삼성(唯識三性)이라. 

모두가 식 뿐인 것인데 이것도 역시 나누면 세 차원이 있습니다. 식을 다 아는 사람이 따지는 것과 우리 인간의 의식밖에 모르는 사람이 따지는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그에 앞서서 삼계(三界)가 유심(唯心)이라. 욕계(欲界)나 색계(色界)나 무색계(無色界)나, 우리 중생이 태어나고 죽고 하는 그렇게 흘러가는 세계가 삼계 아니겠습니까.

삼계도 역시 오직 마음 뿐입니다. 마음 잘못 먹으면 나쁜데 태어나고, 마음 잘먹으면 좋은데 태어나고, 그러나 실은 무생물이고 자연계고 모두가 다 오직 마음뿐입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 단단한 금()이나 은(), 이런 금속은 유심이 아니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을 말으십시오. 앞서 제가 말씀드린 바와 같이 금이나 은도 역시 내내야 금의 원소, 은의 원소로 되어 있단 말입니다. 그들 역시 전자나 양성자나 중성자나 그런 걸로 된 것이고 따라서 어느 것이나 따지고 보면 결국은 모두가 에너지 뿐입니다. 장() 에너지의 본질 마음 즉, 유심(唯心)뿐입니다.


현대 물리학이 나와서 굉장히 편리합니다. 물리학이 모든 물질은 다 에너지다. 이렇게 부처님의 ‘색즉공’을 제대로 말해 있단 말입니다.

그 근본 바탕을 다 말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우선 공도리를 말해 있습니다. 따라서 공도리만 알아도 굉장히 살기가 편합니다. 그냥 직속으로 가뿐하게 들어가는 것입니다. 분명히 안다고 생각할 때는….


그 우리 몸뚱이 간수하고 지내기가 얼마나 어렵습니까? 옷도 기왕이면 좋은 옷 입혀야 하고, 멋도 내주어야 되고, 음식도 영양 가치가 있어야 되고, 집도 살면서 이리저리 돌봐 주어야 되고, 저같이 다 포기하고 지내다 보면 자기 몸뚱이 별로 관심을 안 두면 참 편합니다.

있으면 먹고 없으면 말고, 지내다 보면 어느 분이 생각한다고 뭘 갖다 주시면 그걸 좀 먹어 놓으면 몸만 무겁고, 지금 우리 인간만이 음식에 너무나 곪아 빠져 있습니다. 천상(天上)에 올라가면 음식이 없습니다. 귀신도 냄새만 맡습니다.


우리 생각으로 인간이 다인 줄 알지만 인간은 저 지옥보다는 훨씬 높고 짐승보다 높고 아귀 귀신보다도 높다 하더라도 천상에 비해서는 저 밑이란 말입니다. 인간이 절대로 만물의 영장이 아닙니다. 우리 상식으로 생각해서 만물의 영장이지 영혼의 차원에서 보면 인간보다 높은 것이 훨씬 많습니다. 따라서 그런 높은 세계는 음식이 필요치가 않습니다.


색계에만 올라가도 남녀이성도 없습니다. 여느 사람들은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남녀가 다 각각 쌍쌍인데 귀하게 살 것이지 중 돼서 뭘 할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느 세계나 다 남녀 양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욕계 내에만 남녀가 있습니다. 색계 이상은 남녀가 없습니다. 하물며 극락에서는 어디 남녀가 있겠습니까. 극락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마음을 깨달은 성자만 지내는 세계입니다.

그런 세계가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 중생들은 눈에 안 보이는 것은 다 부인해 버리지만 부처님 말씀은 사실은 사실대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욕계, 색계, 무색계 모두가 다 마음뿐입니다. 무색계에 올라가면 마음만 존재합니다. 모양도 없고, 색계는 욕심도 없고, 우리 몸은 훤히 빛나는 광명(光明)뿐입니다.

인간 세계만이 이와 같이 오염된 몸뚱이가 있습니다. 오염된 것을 많이 먹으므로 항시 오염될 수밖에 없겠지요.


최초에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났을 때는 인간의 몸에서도 광명이 나왔단 말입니다. 그래서 비행자재(飛行自在)라. 천지를 왔다 갔다 하면서 지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가 버린단 말입니다. 그러나 지구에 내려와서 이것저것을 먹다보니 오염되고 무게가 생겨났습니다. 그러다 남녀 차이가 생기곤 했습니다. 애초에는 남녀 차이도 없었습니다. 먹다 보니까 신진대사(新陳代謝)할 필요 때문에 차근차근 남녀 성()이 구별된 것입니다. 색계 이상 올라가면 남녀가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신부나 수녀나 비구나 비구니가 그렇게 독신으로 지내는 것입니다. 남녀 양성이 꼭 결합해서 같이 부부가 돼야 한다는 그런 것은 없는 것입니다. 그렇게 부부가 되어도 좋고 안되면 더욱 좋고 말입니다

 

 

산을 오르며 / 도종환 님

 

 

산을 오르기 전에 공연한 자신감으로 들뜨지 않고

오르막길에서 가파른 숨 몰아쉬다 주저앉지 않고

내리막길에서 자만의 잰걸음으로 달려가지 않고

평탄한 길에서 게으르지 않게 하소서

 

잠시 무거운 다리를 그루터기에 걸치고 쉴 때마다 계획하고

고갯마루에 올라서서는 걸어온 길 뒤돌아보며

두 갈래 길 중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모를 때도 당황하지 않고

나뭇가지 하나도 세심히 살펴 길 찾아가게 하소서

 

늘 같은 보폭으로 걷고 언제나 여유 잃지 않으며

등에 진 짐 무거우나 땀 흘리는 일 기쁨으로 받아들여

정상에 오르는 일에만 매여 있지 않고

오르는 길 굽이굽이 아름다운 것들 보고 느끼어

우리가 오른 봉우리도 많은 봉우리 중의 하나임을 알게 하소서

 

가장 높이 올라설수록 가장 외로운 바람과 만나게 되며

올라온 곳에서는 반드시 내려와야 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여

산 내려와서도 산을 하찮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샹송 37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