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힌 것은 풀어줘야

2012. 6. 22. 21:19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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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힌 것은 풀어줘야’

 

불자님들~~

가뭄이 매우 심합니다.

시원한 빗줄기가 그립습니다.

가뭄이 오면 대지에 모든 생명이 갈증을 느낍니다.

모두들 하늘에서 시원한 비가 내리기를 원하지요.

왜냐고요?

그것은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고 싶은 생명체의 본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우리나라에 자살하는 사람이 많아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점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 사람은 누구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관계, 친구관계, 사회관계 속에서 일정하게 자신과 그들 관계가 계속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더구나 그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많습니다.

 

그런데 사랑하던 사람을 잃었다든지, 직장에서 퇴출당했다든지, 어떠한 조직에서 왕따를

당했다든지, 또는 자신이 원하던 것이 달성될 수 없다는 생각 또는 현재 모든 관계가 끝장이라는 절박한 심정이 들 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됩니다.

   즉 이제 삶에 대한 희망이 없어질 때 절망감이 들 때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결국 자살이라는 것은 상대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영원히 충족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 빠질 때 생기는 공허감을 달랠 수 없어 자신의 목숨을 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자살 중에서도 가장 인간성이 파괴되는 것이 바로 상대방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살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사랑에 배신을 느꼈다든지, 인간으로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구박을 많이 받았다든지, 또는 큰 싸움을 벌려 자신의 분을 못 이겨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을 때, 상대에게 큰 상처를 주기 위해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복수심입니다.

즉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상대방에게 느끼게 하고 평생 상대가 자신을 생각하며 참회하게 하려는 마음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옛말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라는 무서운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남자 도 가슴속에 한을 품고 죽으면 자손들에게 온갖 재앙을 다 가져다 주는 일이 생깁니다.

   약 30여 년 전,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지낸 고산스님이 경험했던 일입니다.

   당시 조계사 신도한 사람으로 불사 때 마다 많은 시주를 하던 보살님이 전화가 왔습니다.

   “스님, 우리 큰 딸이 죽어가고 있어요. 제발 빨리 와서 도와주세요.”

   그래서 스님이 그 보살 집에 도착해 보니 딸이 쓰러져 있고 그 보살도 안절부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산스님이 잠시 관(觀)을 해보니 어떤 남자가 그 딸의 배위에 걸 터 앉아 목을 조르고 있었습니다. 이 때 고산스님이 헛기침을 하자 그 남자가 배위에서 내려왔고, 그 딸이 잠시 정신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가 원결(怨結)을 자긴 망령임을 알고 그 보살에게 물었습니다.

“보살님, 어떤 남자와 원수 맺은 일이 있습니까?”

“그런 일 없습니다.”

그래서 딸에게 물어도 역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스님은 조계사로 돌아와 그 보살님의 친구 되는 보살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보살은 통이 크고 돈도 잘 벌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잘 베풀고 하여서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원한 살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다만 한사람, 착하고 부드럽기 짝이 없었던 남편에게만은 늘 ‘병신’이라는 욕을 잘 퍼부었습니다.

 

  성격이 남자 이상으로 활달했던 그 보살은 장사와 부동산 투기를 해서 많은 돈을 만졌으나, 성격이 정반대인 남편은 어질지만 활동적이지 못해 무능했습니다. 그래서 그 보살은 남편을 늘 무시하고 심지어 병신 취급을 하고 때로는 욕하고 구박하였으며 어떤 때에는 남편을 집 밖으로 내 쫓기까지 했습니다.

 

해가 갈수록 부인의 패악이 심해지자, 처음에는 자신의 무능 때문에 참고 살던 착한 남편도 마음속에 아내에 대한 응어리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남편은 복수심에 불타게 되었고, 울분에 이기지 못해 스스로 자살을 했습니다.

 

◇ 49재를 지냈지만 그 보살은 큰 죄책감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에 망령이 된 남편은 복수의 칼날을 갈았습니다. 그래서 그 여자의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보살은 자식에 대한 애착이 남보다 무척강해 자식이라면 사족을 못 씁니다.

그래서 자식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아내의 가슴에 비수를 꼽기 위해 자식을 죽이기로 한 것입니다.

  고산스님은 그 망령의 한을 풀어주는 길은 보살님이 남편에게 지심으로 참회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 보살은 “내가 무슨 죄가 있나요? 그 사람이 무능해서 내가 한평생 희생한 것만도 억울한데 왜 제가 그 사람에게 무릎을 꿇고 빌어야 합니까? 저는 그렇게 못합니다.”

 

   그 후 큰 딸에 그 망령이 붙어 결국 죽게 되었고, 머지않아 이민 간 둘째딸도 죽게 되었습니다. 두 딸을 모두 잃은 그 부인은 세상살이에 대한 의욕을 잃고 전국 명산대찰을 찾아다가

우연히 쌍계사로 갔는데 마침 그곳에 고산스님이 주지로 있었습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여름 한 철을 쌍계사 선방에서 지내고자 왔습니다.”

“참 딱하기도 하십니다. 영감님 원결조차도 풀어주지 못하면서 무슨 참선입니까? 쯧쯧~”

“보살님이 살아 있을 때는 몰라도 숨이 딱 끊어지면 바로 영감님이 달려들어 ‘요년,

맛 좀 봐라’하며 쪼아버릴 터인 대. 영감님의 원결은 풀어줄 생각은 전혀 없는 것입니까?”

 

“스님, 정말 그럴까요?”

“절에 다니면서 인과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을 터인데 어찌 그 생각을 못합니까?”

 

“스님, 제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선방 수행 대신, 법당에 남편 위패를 모셔놓고 백일동안 지장기도를 하십시오. 그리고

부처님 전에 절하고는 영감님 위패를 향해 잘못했다고 절을 하고, 왕생극락을 발원하며 염불하고 또 염불하세요.” 이렇게 스님의 말씀을 듣고 그 보살은 100일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날부터 그 보살은 2시간씩 매일 4차례 지장보살을 부르며 남편의 위패 앞에서 참회하고,

왕생극락 발원 천도기도를 올렸습니다.

 

“여보 잘 못했어요. 제가 어리석고 몰랐습니다. 잘 못했습니다. 용서하시고 좋은 나라로 가십시오.”

 

 

◇ 이 이야기 속의 남편은 살아생전 자신을 학대한 아내에의 가슴에 못을 치기 위해 딸부터 목을 졸라 죽여 버렸습니다. 아내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사랑했던 두 딸을 죽여 버렸던 것입니다.

이토록 원결은 무서운 것입니다.

 

   부모. 자식. 부부 등 가깝고 특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에게는 흔히들 ‘나’편한 대로 하여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토록 편한 사이라도 응어리가 맺히면 인정사정이 없는 사이로 바뀌고 마는 것입니다.

 

  그런데 살아있을 때는 마음속에 응어리가 있어도, 체면도 있고 도리도 생각하면서 스스로 억제하지만, 숨이 떨어지면 그 즉시 응어리만 남습니다. 즉 영혼이 육체를 떠나는 순간 체면도 인정도 다 사라지고 마음 속 깊이 담아두었던 섭섭한 생각, 괘씸한 생각, 못 다한 미련 등의 응어리만 남고 그 응어리가 산 기운이 되어 영가를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응어리를 해결할 때까지는 갈 곳을 가지 않고, 망령이 되어 주위 사람을 해치고 복수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죽은 다음의 세상은 많습니다. 극락세계에 태어나거나 해탈을 하기 전까지는 육도를 윤회하거나 위와 같이 떠도는 망령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망령은 49재만 올려준다고 바로 천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녕 잘 떠나지 못하고 이 세상을 맴도는 영가는 원한. 사랑. 재물. 권력 등 살아 생전에 집착하거나 엉어리 졌던 마음을 풀어주고 그것이 부질없음을 깨우쳐 주어야 천도가 됩니다.

 

  그래서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주는 것은 그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나 자손이 잘못을 깊이 참회하고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아울러 고명한 법사스님을 모셔 부처님의 무상법문을 설하셔서 집착에서 벗어나야 마음이 편안하고 해탈할 수 있음을 깨우쳐 주도록 합니다.

 

  그리고 이 고해의 사바세계를 벗어나 영원히 안락한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태어날 수 있는 길을 인도해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영가에게 큰 자비를 베푸는 것입니다.

 

 

◇ 영가 천도를 할 때 유의사항

‘나’에게 장애가 되는 영가라고 절대로 억지로 쫓아내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서양 기독교나, 퇴마사(무당)들은 악마나 삿된 영혼이라고 쫓아내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영가를 추방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 구제를 해주어야 하는 하나의

중생으로 봅니다. 장애를 심하게 일으키는 사람일수록 응어리를 풀지 못해 안착해야 할

세계로 가지 못하는 불쌍한 중생인 것입니다.

 

천도(遷度)란 피안의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영가를 피안의 세계로 인도하는 것과 추방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처럼 큽니다.

추방을 한 영가는 세세생생 ‘나’를 해치는 악한 인연으로 나에게 다가오게 됩니다.

그러나 자비롭게 천도한 영가는 세세생생 은혜로운 마음을 가지고 ‘나’를 돕는 좋은

인연으로 피어나는 것입니다. 불자님들은 이점을 깊이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 불자님들 주위를 한편 살펴봅시다.

 

   까닭 없이 하는 일이 잘 막히고 시련이 끊이지 않고 시비곡절이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러한 일이 자주 발생하는 사람은 영가의 장애를 받고 있는 경우가 절반이상 됩니다.

 

이러한 경우 눈에 보이지 않은 영의 세계라 무시하지 마시고

꼭, 한차례 ‘영가천도재’나 ‘영가천도기도’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매년 백중을 맞아 49일간 합동천도기도를 지심으로 하여 영가를 잘 천도시켜

주도록 합시다.

 

‘나’에게 장애가 되는 영가라고 절대로 억지로 쫓아내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자비로서 구제를 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그 영가는 세세생생 은혜로운 마음을 가지고 ‘나’를 도와주는 좋은 인연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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