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7. 00:15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자신의 얼굴을 찾고 있다 - 임제선사 요즈음 학인이 불법의 대의를 체득하지 못하는 것은 이름,개념에 집착하여 분별의식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두꺼운 공책에 죽은 옛 노승들의 말씀을 기록하여 네 겹으로 다섯 겹으로 보자기에 싸서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이것이 불법의 현묘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 크게 잘못된 것이다. 어리석은 놈들! 그대들은 메마른 뼈다귀에서 무슨 국물을 얻을 수 있겠는가? 어떤 사물에 대하여 옳고 좋고 나쁨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경전의 문구를 이렇게 저렇게 천착하여 논의하고 경전의 구절을 해석만 하며 대의를 체득하지 못하는 사람은 마치 똥덩어리를 주워서 입안에 감추어 두었다가 다른 사람에게 건네 주는 것과 같다. 마치 세간에서 일반 사람들이 발음하기 어려운 말을 빨리 전달하는 놀이와 같아서 일생을 헛되이 보내게 된다. 그래도 그대들은 "스스로 나는 출가한 사람이다."라고 말하지만, 누군가가 불교에 대해서 물으면 바로 입을 꾹 다물고 대답하지도 못하며, 눈은 새까만 굴뚝같이 눈동자만 굴리고, 입은 굳게 닫혀서 대답도 못한다. 이러한 무리들은 설사 56억 7000만 년 후에 미륵불이 세상에 출현하는 인연을 만난다고 할지라도 다른 세계에 옮겨가게 되어 지옥의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여러분! 그대들은 허둥지둥 분주하게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무슨 물건을 찾으려고 그대들의 발바닥을 닳도록 하는가? 찾아야 할 부처도 없고, 완성시켜야 할 道도 없으며, 얻어야 할 법도 없다. 밖으로 형상 있는 부처를 구한다면 그대들은 부처가 될 수 없다. 그대들의 본심을 알고자 하는가? 새롭게 하나가 되는 것도 아니고, 나누어지는 것도 아니다. 여러분! 진실된 부처는 형체가 없으며, 진실된 도는 실체가 없으며, 진실된 법은 특별한 모습이 없다. 이 세 가지 서로 혼합 융통하여 하나로 화합한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자는 막막히 끝없는 윤회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중생인 것이다.
"어떤 것이 진실된 부처, 진실된 법, 진실된 도입니까?
간절히 부탁드리오니 지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임제스님이 대답했다.
"부처란 우리들 마음이 청정한 것이며 , 법이란 우리들 마음이 지혜의 광명인
것이며, 도란 어떠한 곳에도 걸리지 않는 깨끗한 빛인 것이다.
佛 法 道 이 셋은 바로 하나이고 모두 헛된 이름에 불과하며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수행자라면 한 순간 한 순간도 마음에 깨달음의 지혜작용이
끊어짐이 없다.
달마대사가 인도에서 온 이래로 단지 잘못된 가르침에 현혹되지 않는 사람을
찾았던 것이다. 뒤에 비로소 二祖 혜가를 찾았을 때, 달마의 한 마디에 홀연히
깨닫고, 비로소 지금까지 헛되이 공부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금 산승이 설하는 불법의 견해도 祖佛의 지혜작용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만약 처음 한 마디에서 깨달으면 조사나 부처의 스승이 된다.
만약 두번째에 깨달으면 인간과 천상의 스승이 된다.
만약 세번째 말에 깨달으면 자신도 구제하지 못한다.
질문,
"달마가 서쪽에서 온 意志는 무엇입니까?" 임제스님이 대답했다.
"만약 의지가 있다면 자기 자신도 구제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 질문했다.
"이미 의지가 없었다면 어떻게 二祖 慧可는 불법을 얻을 수 있었습니까?"
임제스님이 대답했다.
"얻었다는 것은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질문.
"이미 얻지 못했다면 어떤 것을 얻지 못했다고 하는 의미입니까?"
임제스님이 대답했다.
"그대들이 일체의 여러 곳을 향해서 불법을 구하는 마음을 쉬지 않고 있기
때문에 조사께서 '한심스러운 장부야! 자신의 얼굴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의 얼굴을 찾고 있다.'라고 하였다.
그대들은 이 말을 듣고 곧바로 빛이 나온 곳을 향해 빛을 되돌려 비추어 보고,
다시는 밖에서 달리 법을 구하지 않고, 자기 자신이 조불과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될 때에 번뇌망념의 일이 없으며, 비로소 불법의 진실을 체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아리랑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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