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없는 물건/선문염송에서

2012. 7. 20. 09:3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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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 칙. 세 가지 없는 물건/선문염송에서

 

<고칙>

일곱 현녀(賢女)가 시다림(屍多林)을 지나는데, 한 현녀가 주검을 가리키며

다른 자매들에게 물었다.
“주검은 여기 있는데,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그 가운데 한 현녀가,

 “왜? 어째서?” 하고 말하니, 모두들 자세히 보고는 각자 깨달음을 얻었다.
이에 감동한 제석천(帝釋天)이 꽃을 뿌리며 말하였다.
“성스러운 자매들이여,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내가 죽을 때까지 공급하겠습니다.”
자매들이 대답하였다.

“우리 집에는 네 가지 물품[四事]과 일곱 가지 보배[七珍]가 다 갖추어져

있습니다만, 다만 세 가지 물건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뿌리 없는 나무 한 그루[無根樹]요,

둘째는 음지도 양지도 없는 땅[無陰陽地] 한 뙈기요,

셋째는 소리 질러도 메아리치지 않는 산골짜기[叫不響山谷]입니다.”
제석천이 말하였다.
“필요로 하는 것이 모두 나에게 다 갖추어져 있으나,

그런 세 가지는 내가 진실로 얻지 못했습니다.”
자매들이 말하였다.
“그대가 이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남을 구제할 줄 알겠습니까?”
그리하여 제석천은 자매들과 함께 부처님께 가서 자초지종을 아뢰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교시가(憍尸迦; 제석천)야, 나의 제자들 가운데서 큰 아라한들도 모두

이 뜻을 알지 못한다. 오직 모든 큰 보살들만이 이 뜻을 아느니라.”

 

世尊 因七賢女遊屍多林 一女指屍謂諸姉曰 屍在者裏 人向甚處去 中有一姉云 作麽作麽 諸姉諦觀 各各契悟 感帝釋散花云 唯願聖姉 有何所須 我當終身供給 女云 我家 四事七珍 悉皆具足 唯要三般物 一要無根樹子一株 二要無陰陽地一片 三要叫不響山谷一所 帝釋云 一切所須 我悉有之 若三般物 我實無得 女云 汝若無此 爭解濟人 帝釋遂同往白佛 佛言 憍尸迦 我諸弟子大阿羅漢 悉皆不解此義 唯有諸大菩薩 乃解此義


<물음>

뿌리 없는 나무, 음지도 양지도 없는 땅, 메아리치지 않는 산골짜기가 어디에 있는가?

<힌트>

뿌리 없는 나무는 뜰 앞의 잣나무요,
음지도 양지도 없는 땅은 잣나무 아래의 땅이요,
메아리치지 않은 산골짜기는 메아리 돌아오는 앞산이다.


<참고>

장로 종색(長蘆宗賾)은 법당에 올라 이 이야기를 들며 말하였다.

“대중들이여, 제석천은 현녀의 한 질문에 곧바로 3천리나 물러났다.

 그 때에 뿌리없는 나무 한 그루를 필요로 한다는 말을 들었다면,

그저 ‘여기는 시타림이다’라고 말했어야 한다.

또 음지와 양지가 없는 밭 한 뙈기를 필요로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그저 ‘봄이 오니 풀이 절로 푸르구나’라고 말했어야 한다.

 만약 소리 질러도 메아리치지 않는 산골짜기를 필요로 한다는 말을 들었다면,

그저 ‘돌이 큰 것은 크고 작은 것은 작구나’라고 말했어야 한다.

그렇게 했더라면, 일곱 현녀들이 손을 들고 항복했을 뿐 아니라,

 제석천에게도 몸을 바꿀 길이 생겼을 것이다.

자 말해 보라, 왜 그런가?

일곱 현녀들의 견해에 의거한다면 스스로 가시덤불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시덤불에서 벗어난 한 구절은 어떻게 말하는 것일까?”

 

잠시 있다가 다시 말하였다. “서로 부르고 대답하며 가고 오노라니,

온통 인가(人家)에는 봄빛이 한창이구나.”

 

長蘆賾上堂擧此話云 大衆帝釋被賢女一問 直得倒退三千里 當時若要無根樹子 但道者箇是屍多林 若要無陰陽田地 但道春來草自靑 若要叫不響山谷 但道石頭大底大小底小 非但七賢女拱手歸降 亦乃帝釋 有轉身之路 且道 何也 據七賢女見處 自未出得荊棘林在 秪如出荊1棘林一句 作麽生道 良久云 相喚相呼歸去來 萬戶千門正春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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