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숭산스님 법문
2012. 7. 20. 09:49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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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산스님 법문 15
옛날에 중국에 고봉선사라는 스님이 계셨는데 '내 인생의 근본이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중에 들어가서 열심히 참선공부를 했습니다. 3년간을 했는데도 내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해서 내가 중노릇을 그만두던지 내가 죽던지 결단을 내야되겠다고 생각을 했다.
고봉선사의 사형되던 정현스님이 어느 날 찾아와서 묻기를, “자네 공부가 좀 되었는가.” “3년 동안 정진을 했는데 얻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봐, 선생이 있어야지. 네가 참말로 공부를 하려면 도인스님을 찾아가서 공부를 해야 돼.” “그럼 어디를 가야 되겠는가.” “여기서 한 십리쯤가면 큰 선지식스님이 계시니까 거기 가서 배워보게.” 선지식스님을 찾아가서 절을 하면서 “제가 공부를 배우러 왔습니다.” 그때 도인스님께서 벌떡 일어나서 고봉스님의 멱살을 잡으면서 “이 자식, 어째서 송장을 끌고 다녀.” 그 말 한마디에 꽉 막혀 버렸다. “이 똥 부대 같은 놈아” 하면서 고봉스님을 발길로 차 버리니 멀리 나가 떨어졌다. 그 길로 고봉스님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밤중에 은사스님이 찾아왔다. “만법이 하나로 돌아가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느냐?” 그 말의 의심덩어리가 탁 트였다. 그 하나는 정말 어디로 돌아가는가? 밥을 먹으나 잠을 자나 그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하루는 육조스님이 제삿날 참여했는데 돌아가신 양반의 영 앞에 무엇이라고 써있느냐면 ‘36,000이 네가 나이더니 오늘 깨고 보니 내가 너로구나’라는 글귀가 있었다. 그 글을 보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1,700공안이 한순간에 풀려나갔다. 고봉스님은 너무나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어느날 법사스님이 찾아왔다. “요즘 공부가 어떠냐.” “네, 공부가 잘됩니다.” “그래, 그럼 내가 한가지 묻겠다. 네가 가고 오고 말하고 밥먹고 하는 가운데도 내가 무엇이냐 하는 근본이 네 목전이 있느냐.” “있습니다.” “그러면 내가 잠을 곤하게 잘 적에 꿈속에도 내가 무엇이야 하는 의심덩어리가 있느냐.” “네, 꿈속에도 내가 무엇이냐 하는 의심덩어리가 분명합니다.” “네가 공부를 잘하는구나. 그럼 마지막으로 내가 너한테 한가지를 묻겠다.” “네, 물어 보십시요.” “그러면 생시에도 내 주인공이 분명하고, 꿈속에도 내 주인공이 분명한데 그러면 꿈도 없고 생시도 없고 아주 곤하게 잘 적에는 네 주인공이 어디로 갔느냐.” 그 말 한 마디에 꽉 막혀 버렸다. 곤하게 잘 적에는 꿈도 없고 생각도 끊어졌다. 그때는 주인공이 어디로 갔느냐. 꿈속에도 화두가 분명한데 끊어졌을 적엔 그 주인공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꿈도 없고 생시도 없을 때에는 내 주인공이 어디로 갔는가. 그 한마디 공안을 가지고 6년간을 씨름했다. 꿈도 없고 생시도 없을 때에 그 놈의 주인공은 어디로 갈까. 의심을 품고 나가는데 자기 친구 사형되는 스님이 나무 목침을 베고 꿈을 꾸는데 몸을 돌려 누웠다가 머리가 목침에 닿으면 나무바닥을 때렸다. 그 소리에 깨달음을 얻었다. 꿈도 없고 생시도 없을 때에 그 주인공이 어디로 갔느냐, 바로 그 자리가 드러났다. 그 후 법사스님께 법을 받아서 유명한 고봉대선사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이 몸뚱이를 끌고 다니는 그 놈을 알아야 합니다. 이 몸뚱이 그 놈을 알아야만 참으로 내가 사람이지 알지 못하면 사람이 아닙니다. 그 진리를 찾아야만 말세에 결실의 시대에 들어갈 수 있는 준비작업입니다. 결실시대에 살 수 있는 사람이 될 수가 있습니다. 산하대지가 다 변한다해도 한 물건은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참 나를 찾자는 것입니다. 말세에 우리불교가 이 모든 지구상에 있는 일체중생을 제도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도 마음을 찾는 힘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모든 종교도 참마음을 찾지 못하면 종교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우리 다같이 말법시대에 이 몸뚱이를 끌고 다니는 이 몸이 도대체 무엇이냐를 깨달아서 일체중생이 제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16.개와 고양이, 새와 물고기도 이 길을 가고 있다. 부처와 마구니, 하나님과 악마, 당신과 나도 이 길을 가고 있다. 삼라만상(森羅萬象)이 이 길을 가고 있다. 70여생, 이 길을 가고 있지만 여전히, 오직 모를 뿐. 모른다는 것이 무엇일까? 산(山), 물(水)? 태양(日), 달(月)? 선(善), 악(惡)? 생(生), 사(死)? 색(色), 공(空)? 아! 니! 야! 오직 모를 뿐. 70여생 동안 무엇을 얻었던고? 잃었던가, 얻었던가? 할(喝), 무(無)? 마른 똥 막대기, 마서근? 하늘은 푸르고, 물은 흘러간다? 돌로 만든 소녀와 얼음 소년이 함께 춤을 춘다? 쥐가 고양이 밥을 먹고 고양이 밥그릇이 깨어졌다? 아! 니! 야! 오직 모를 뿐. 그렇다면 70여생 동안 무엇을 했을까?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자고 배고픈 사람에게 밥을 주고,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준다. 왜 그렇까? 오직 모를 뿐. 모를 뿐이라면, 어떻게 할까? 행하라, 오직 모를 뿐 구름 걷히니 밝은 태양이 비추인다. 오직 모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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