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절(好時節)/운문 스님

2012. 9. 29. 07:58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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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절(好時節)/운문 스님
                                   
春有百花秋有月  夏有凉風冬有雪
춘유백화추유월  하유량풍동유설

若無閑事掛心頭  便是人間好時節
약무한사괘심두  변시인간호시절


봄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하고
가을에는 달빛이 좋다.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눈이 아름답다.

만약 쓸데없는 일이 마음에 남아 있지 않으면
그것이 곧 인간의 좋은 시절인 것을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한 생활을 바란다.
그런데 그 행복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행복이 다르므로 그것을 얻는 방법도 다르다.

흔히 등이 따뜻하고 배가 부르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이도 있다.
또는 나물밥을 먹고 팔을 베고 누워있는 것으로 행복을 삼는 이도 있다.
또는 한 나라에서 열 손가락 안에 가는 재산을 가지고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고..  높은 관직에 있으면서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이도 많다.
그리고 보면 행복이란 어떤 조건도 기준도 없는 것이고
스스로가 행복을 느끼면 되는 것인가 보다.

이 시는 춘하추동의 사계절의 변화를 잘 살펴 감상하고 그 자연의 변화에 따라

어떤 모습이든 그대로 받아들여 함께 동화되는 것으로 만족을 삼는 내용이다.

단 한 가지 조건이 있다면 부질없는 일들을 마음에 두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부질없는 일이 무엇인가. 모든 일이 다 부질없다.

무엇이든 다 사소하고 하찮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자연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자연의 변화에 그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쓸데없는 일들이 마음에 끼어

있다는 의미다.
인간의 좋은 시절은 다시없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받아들여
행복으로 여기는 사람이라면 가히 도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무비 스님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