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단계의 근본선정

2013. 2. 1. 07:4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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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단계의 근본선정  
 
멸진정(滅盡定)입니다. 번뇌의 찌꺼기를 다 녹여버리는 것입니다,
비상비비상처까지는 아직 번뇌의 찌꺼기가 조금 남아 있습니다만
올라갈수록 차근차근 번뇌가 녹아 없어져 모든 구분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정각성불에 이르는 참선의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도 여러 가지 학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보리수 밑에서 몸소 행하시고,
49년의 설법을 하신 후 열반에 드실 때 우리한테 보여주신 과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근본 경전인 『아함경(阿含經)』에서 몇 십번 역설한 법문도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참선의 단계는 아홉 가지로 나뉩니다.
이것이 바로 근본선(根本禪)인 구차제정(九次第定)입니다.

우선 초선정(初禪定)ㆍ이선정(二禪定) 삼선정(三禪定)ㆍ사선정(四禪定)이 있습니다.

사가행범부위(四加行凡夫位)의 가행위를 지나면 견성오도의 단계로 들어서게 됩니다.
이것을 선정(禪定)의 단계로 이야기 하면 초선정입니다.
초선정에 들어가야 견성오도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초선정에서는 거추장스러운 분별이 다 끊어지고 세밀한 분별만 남습니다.

그 다음이 이선정입니다. 여기에 올라가면 세밀한 분별까지도 다 끊어지고
오직 하나의 마음자리만 지킵니다. 우리 중생은 몸도 다르고 몸 따라서 마음도

달라져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티격태격하지만 사실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차근차근 같아지게 됩니다.

점점 올라갈수록 우리 중생의 몸이 아니라 광명신(光明身) 즉 광명몸이 됩니다.

몸 자체가 광명이기 때문에 그때는 몸뚱이 때문에 서로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음식도 먹고 싶으면 생각만 해도 배가 부르니까 서로 좋은 것 많이 먹겠다고

다툴 필요도 없습니다.

광명몸이라도 그 빛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오로지 한 마음과 한 광명이

되는 때가 바로 삼선정입니다. 광도의 차이가 없이 순수광명인 동시에 마음도

같아집니다. 그러나 아직 부처의 지위에 오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사선정에 오르면 어떠한 경우에도 마음이 조금도 동요가 없습니다.
이렇게 되어가다가 우주가 텅 비어서 하나의 순수광명이 됩니다.
질료가 있는 광명이 아니라 그야말로 참으로 텅 비어있는
순수광명의 경지가 바로 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제 식(識)입니다.
하나의 마음이 우주에 충만해 보이는 경지인 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으로 갑니다.
온 우주에 식이 충만해 있는 것이고, 또한 동시에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입니다.
그때는 이것이고 저것이고 구분도 없고 구분할 수도 없습니다.
원융무애(圓融無碍)이고 혼연일체(渾然一體)라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입니다. 생각이 있을 것도 없고

또 없을 것도 없단 말입니다. 우리 중생이 느끼는 번뇌를 비롯한 각양각색의

생각이 조금도 없고 아주 맑고 미세한 생각만 조금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어 가다가 멸진정(滅盡定)입니다. 번뇌의 찌꺼기를 다 녹여버리는 것입니다.
비상비비상처까지는 아직 번뇌의 찌꺼기가 조금 남아 있습니다만 올라갈수록

차근차근 번뇌가 녹아져서 저 위에 가면 그때는 이생위(離生位)라,

너와 나의 차이 또는 사물과 나와의 차이가 전혀 없이 일체 존재 모두가 다

하나의 불성으로 해서 완전히 통일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어야 비로소 참다운 정각성불이 되는 것입니다.


- 청화 스님 / '마음자리로 돌아가는가르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