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18. 20:39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문> 부모 자식간의 끈적한 정 때문에 늘 질질거리고 있으니 언제 이 미혹함을 떨쳐버릴 수 있겠습니까?
<답> 모든 시름, 걱정 다 놓고 한 두 살 먹은 어린 아기의 마음으로 돌아가시오. 내려놓으라거나 돌아가라거나 하는 말은, 인간이 구정거려 놓은 어떠한 개념이나 뜻에 의해서도 오염되지 않은 본래 마음자리를 말하는 거요. · · · · · · 근데 사실은 지금도 다들 그 자리에 있는 거요. 한 순간도 그 자리를 떠났던 적도 없소. 그 본래 마음은 훼손되거나 늘고 줄고 하는 일이 없소.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모든 것을 보고 듣고 한다면, 그것은 마치 맑은 거울이 그 스스로는 전혀 물드는 일이 없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비추는 것과 같소. 여러분이 깨달을 때에도 여러분의 마음의 성품은 깨닫는 일이 없고, 미혹해서 곤두박질 칠 때에도 여러분의 심성(心性)은 미혹한 일이 없소. 그러니 깨달음이니 미혹함이 하는 일체의 개념, 뜻은 전부 다 둘째 자리에 지나지 않는 거요. 그게 너무나 당연하고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그것을 떨쳐버리기가 그렇게 어려운 거요. · · · · · · 그것을 떨쳐버려야겠다는 생각에서부터, 또 그것을 떨쳐버리기 위한 모든 노력, 그리고 마침내 떨쳐버려 마쳤다는 그 생각에 이르기까지 전부 망령된 거요. 그저 문득 지금 이 자리에서 무심할 수 있으면 본래 아무 일 없소. 실상이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아야 하오. 결국 요는, 문득 무념에 들어서 모든 것을 조용히 비출 수 있으면, 그제야 비로소 모든 것을 다 쉬어 구경(究竟)에 상응(相應)했다 할 수 있는 거요.
-현정선원법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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