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 꼭 해봐야 할 것이 있다면? / 법륜스님

2013. 8. 22. 20:3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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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지금 20대 중반입니다.
두 달 후면 직장에 출근하게 되는데 20대 중반에 '이것을 해보면 참 좋겠다' 또는
'이걸 안 하고 지나가면 후회될 거 같다' 라고 생각되시는 게 혹시 있는지..
남은 시간을 값지게 보내고 싶어서 여쭤봅니다.

 

▒ 답
내가 하라고 하면 하겠어요?
(제가 하고 싶은 건 정말 많은데, 인생 경험이 많은 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매일 천 배씩 해보세요. 매일 천 배..
'깨달음의 장'이라는 수련이 있으니까 거기에도 한 번 갔다오고..
그리고 매일 천 배씩 하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두 시간, 또는 두 시간 반 정도..
무슨 생각하면서 하나? 그런 생각 안 해도 돼요.
그냥 운동삼아 해도 돼요.

한 700배 정도 하면 포기하고 싶을 거예요. '내 미쳤다고 이 짓 하나?' 하고..
한 3~4일 하면 몸이 아프거나 무슨.. 못 할 일이 생겨요.
그때 그 고비를 넘길 수 있느냐? 못 넘기느냐? 이게 중요해요.
못 넘기면 자기 업식, 까르마.. 운명이라는 것 대로 가고
그 숨 넘어가는 고비를 넘길 수 있으면,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어떤 고비가 와도 넘길 수 있고..
이런 것을 테스트하는 기간이니까, 만약 700배에서 걸린다 하면
자기는 어떤 일을 할 때 70% 정도에서 흐지부지 되는 그런 성격이고..
몇 일 하다 때려친다 하면 늘 중간에 생각이 바뀌어가지고 '에이, 이래서 뭐하나?' 하는 성격이고..
이렇게 자기의 까르마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고쳐서 극복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아, 나한테는 이런 마장이, 까르마가 내 속에 있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늘 이렇게 부딪치겠구나..'
결혼을 해도, 일을 해도 항상 처음엔 좋다가 언젠가는 회의가 든다..
그런 건 상대방 때문에 오는 게 아니고, 전부 나의 업식..
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작용인데, 이걸 알 수 있게 됩니다.

이거 직장 다니면서 하려면 할 수 있을까? 못 해요.
하기야 뭐 3천배 하면서 직장 다니는 사람도 있긴 있었지만
직장 핑계 대고 안 하려는 마음을 자꾸 내게 됩니다.
그러니까 내일부터 바로 매일 천 배씩 절을 하세요.
이건 기독교 신자고 불교 신자고.. 그런 거 관계없어요.
자기 까르마를 확인하고 극복하는 방법이니까 종교하고는 상관없어요.

자기가 자기를 알아야 합니다.
밖에 있는 백만대군을 이기는 것보다 자기를 이기는 사람이 더 큰 영웅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자기가 자기를 못 이깁니다.
그래서 작심삼일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자기가 자기를 이겨야 해요.
예를 들어 단식을 하면, 밥을 딱 끊으면 한 3~4일 되면 죽을 거 같거든요.
그런데 그 고비를 넘기면 '밥을 안 먹고도 살 수 있구나' 이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한 21일 정도 단식을 해본 사람이, 그 다음에 보통 사람하고 밥을 굶으면
물론 똑같이 배는 고프지만.. 처음 겪어보는 사람은 현기증이 생기면 죽는지 알지만
경험해본 사람은 이런 고비가 있는 줄 미리 아니까, 두려움이 안 생깁니다.
이렇게 자기 몸이, 업식이,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아야 해요. 
그런데 그런 작동을 체크하려면, 어려움에 봉착해야 속에 있는 게 일어납니다.
그래서 그런 걸 딱 체크해 놓고..
남이 나를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나는 안 훌륭한지 알아야 하고
남이 나를 성질 좋다 해도 나는 내가 성질 안좋은지 알아야 합니다.

모든 건 원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 가르침을 법(法), 담마.. 이치라고 하잖아요..
윤리가 아니고 이치입니다.

업식을 바꾸려면 저항을 받습니다.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 하고 멈춘 물체는 계속 멈추려고 한다.. 관성의 법칙..
그런데 이 상태를 변화시키려면 힘이 들어가야 해요.
움직이는 물체를 멈추게 하려고 해도 힘이 들어가야 하고
멈춘 물체를 움직이게 하려고 해도 힘이 들어가야 하는 것처럼
내가 어떤 습관이 있으면, 계속 그렇게 하려는 관성이 있기 때문에
이걸 끊거나 바꾸려고 하면 저항이 따를 수밖에 없고, 그 저항은 고통으로 나오는데
그 고통을 감내해 줘야 그 힘이 약해지게 됩니다.
뭐든지 연습이 필요합니다.

알고 보면 삶은 습관의 연속입니다.
그 습관이 까르마, 업식의 흐름입니다.
그 흐름이 이렇게 흘러가는데 거기에 고통이 따른다 하면 수정할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운명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해보세요' 해서 그대로 하면 운명이 바뀌는 것이고
'해보니 안 돼요' 하면 '그냥 생긴 대로 사세요..'
그러면 이제 과보가 따르는 것이고.. 그런 겁니다.
그 과보를 받으면 돼요.
그런데 여러분이 저한테 묻는 것은
과보는 받고 싶지 않고, 업식 바꾸는 건 힘드니까 하긴 싫고..
그런 길은 없어요.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