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선의를 소중히 키우자

2013. 8. 29. 18:3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화엄경·보현행원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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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의 길

 

작은 선의를 소중히 키우자

 

향기로운 풀은 마음대로 피어나고 아름다운 꽃들은 그 사이를 수 놓는다. --- 빛깔과 향기는 노래를 부르고 그 위에 상서인양 향기인양 아늑한 안개가 덮히는 푸른 언덕을 생각해 보자. 무성한 풀에 꽃이 덮히기도 하고 풀을 감아오르며 아름다운 꽃이 바람에 한들거리기도 하는 --- 이런 우리 마음의 푸른 언덕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사람은 악과 불행이 엉킨 것이라고도 하고 아름다움과 미움과 행과 불행이 함께 뒤섞였다고도 하여 왔다. 불행을 부르는 악과 거짓의 뿌리를 걷어버리고 아름다운 선의 씨를 뿌리고 가꿀 때 우리 마음의 푸른 평원은 아름다워지는 것이라고도 한다. 또 혹은 사람의 마음은 원래로 무색이라 하고 스스로의 경험과 빛깔들임에 따라 스스로의 빛이 이뤄진다고도 한다.

 

우리들 불자들은 위에 들어본 여러 속설들을 취하지 않는다. 우리의 생명인 마음은 결코 단순한 무색이 아니라 장차 이루어질 가능성도 아니다. 우리 인간은 그 모두가 황금빛 찬란한 거룩한 빛을 원래의 빛으로 갖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선. 악 미분(未分)의 무기(無記)도 아니요, 미래 성숙형의 가능태(可能態)도 아니다. 이미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완전 구족한 아름다움이, 커다란 능력이, 풍성하게 그리고 기회와 상황따라 그 구체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에게는 성스러운 빛이 간직되어 있고 처처에 아름다운 빛이 번뜩인다. 어둠과 거짓과 악이라고 하는 것은 그러한 거룩한 빛을 몰각한 상태이고 불행이란 거룩한 빛의 몰각에서 오는 어두운 파문이었던 것이다.

 

보자, 우리들 마음 속에 펼쳐져 있는 푸른 평원을 보자. 우리 모두의 가슴 위에 펼쳐진 아름다운 꽃동산을 보자. 아무리 많은 실망을 우리에게 안겨준 자라 할지라도 그의 생명 밑바닥에는 정의와 따뜻한 우정과 창조의 환희를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어둠과 우수와 회의의 진한 장막이 내려진 가슴이라도 빛을 찾는 거룩한 눈과 맑은 목소리는 분명한 것이다. 원래로 우리의 생명이 끝모를 활기이며 창조이며 진리인 까닭에 그 진리의 마당인 중생의 가슴 속엔 여러 형태의 꽃들이 고개를 들고 미소짓고 있는 것이다.

 

오늘 우리들은, 우리 인간이 원래로 악일 수 없고 실로 악은 없는 것이며, 참으로 있는 것은 생명과 함께 우정의 진리 뿐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잊고 있는가 한다. 없는 악을 있다고 긍정하고 그에 도전하고자 하고 있다. 어둠에 도전하고자 하거든 마땅히 밝음을 바쳐야 하지 않은가. 우리들 모두의 가슴 속에 흩어져 혹은 찬란히. 혹은 희미하게, 혹은 가물가물 피고 있는 여러 아름다운 덕성의 등불들은 이 모두가 원래의 우리 생명의 빛을 머금고 반짝이는 우리의 참 얼굴인 것을 알아야 하겠다. 그래서 착한 공덕이란 모두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생명의 원형이 착한 공덕인 까닭에 설사 터럭 끝만한 미미한 것일 지라도 착한 공덕은 대진리 생명의 표현인 것을 알아야 하겠다.

 

그리고 거기에는 모든 어둠과 악과 불행을 끊을 수 있는 힘이 갖추어진 것을 알아야 하겠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 비록 아무리 적은 것으로 보이더라도 이것이 중생의 모든 어려움을 타파하는 대광명인 것을 믿고 용기를 내어야 할 것이다.

 

우리 손에 쥐어진 선공덕이 비록 한 모래알 만한 것이라도 이것이 능히 세계와 영원한 우리의 생을 변혁시킬 위대한 빛인 것을 굳게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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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 큰스님 지음 빛의 목소리 p260-262 수행의 길에서, 불광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