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탑 이야기

2014. 5. 7. 17:1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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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대장부의 마음을 내고 결정된 뜻을 세워 평생에 깨치거나 알려고 한다면,

모든 것을 싹 쓸어 큰 바닷 속에 던져 버리고 집착하지 마시오."

-나옹어록

 

* 미완성 탑 이야기

 

태국의 20 세기 아라한 아짠문 성자가 어느날 명상을 하고 있는데, 한 작은 사미승과

누나의 영가가 그 지역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멤도는 모습(相)이 보였다.

이들은 탑을 세우다가 완성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 전생에 원력이 집착이 되어

더 고차원의 세계에 태어나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아짠문 존자는 그들에게 설법을 베풀었다.

"과거에 대해서 집착하는 건 소용없는 일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려서 다시 바꿀 수 없다.

아무리 간절히 원할지라도 과거를 현재로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과거에 매달려 있으면 단지 좌절과 실망만을 가져올 뿐이다.

미래도 마찬가지다.

과거와 미래 모두 있는 그대로 놔두어야 하며,

현재를 올바른 방법으로 영위해야 한다.

현재야말로 우리가 올바르게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탑을 세운는 목적은 탑을 세움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덕이 있기 때문이다.

그대들이 탑을 세움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은

공덕(착한 생각과 노력)이지 탑 그 자체가 아니다.

공덕을 쌓은 모든 사람은 공덕을 지니고 다니지, 절대로 벽돌이나 돌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불사(佛事)를 하는 것은 단지 공덕을 쌓는 사람들의 목적을 공공히 다져 주는 수단일 뿐이다.

그것들은 그 자체가 공덕도 아니며, 천상의 세계 또는 열반의 행복도 아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것들은 점차 허물어져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짓거나 기부함으로써 얻어지는 공덕은 그들의 마음속에 남는다.

공덕, 성스러운 단계의 도(道), 과(果), 열반(涅槃)을 체험하는 것은

마음이지 벽돌 등 물질이 아니다."

 

"그대들이 쌓은 공덕이 스스로의 집착에 의해 소멸되지만 않는다면,

그대들은 더 좋은 세상에 충분히 다시 태어날 수 있다. 그러니 이제 마음을 바꿔

전생에 쌓은 공덕에 합당한 세상에 다시 태어나도록 하여라.

자신이 행상될 수 있도록 현재와 현실의 공덕 쌓기에 집중하라.

그대들이 자신의 향상을 위해서 공덕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벽돌이나 돌 같은

물질에 대한 집착 때문에 방해받은 건 안타까운 일이다.

집착 때문에 그대들은 너무 오랫동안 향상하지 못하고 있다.

벽돌과 돌을 그대들 마음에서 떨쳐버려라. 그러면 곧 자유로워질 것이다.

그리하여 어디에서 태어나든 그대들은 그 공덕의 대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후 두 영가는 아짠문 존자로 부터 다섯 가지 계율과 계율을 준수함으로써 얻는

이로움을 듣고, (집착을 여의고) 법락(法樂)을 얻어 타바팀사(33天界)에 태어났다.

 

이제는 천상의 존재가 되어 찾아 온 두 남매에게 아짠문 존자는 임종할 때

마음상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가르쳐주고 있다.

 

"몸이 소멸될 때, 현명한 사람은 몸이나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만 돌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은 외부의 것들에 대한 집착이나 혐오감에 휩싸일 것이다.

분노나 화(집착이나 욕망의 또 다른 면)는 자신을 소멸시키는 불꽃일 뿐이다.

결정인 순간에 그것은 한 사람을 지옥 또는 굶주린 아귀나 악마와 짐승들이

득실거리는 곳과 같은 고통의 세계로 끌고 갈 수도 있다.

그 곳은 고통이 지배하는 불행한 세계이다."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 때 수행해야 한다.

자신을 향상시킬 기회가 있는 동안은 마음의 작용을 이해할 수 있다.

몸이 소멸되는 결정적인 순간에, 이미 수행되고 향상된 마음은

최소한 고통이 들끊는 세계에는 태어나지 않는다.

그 마음은 모든 선과 악의 세계에 관여하지 않고, 완전히 분리된 관찰자로 남을 것이다.

이러한 상태는 어떤 여타의 수행으로도 이룰 수 없는 최상의 상태이며

다른 어떤 것도 이에 필적할 수 없다."

 

"사람에게는 현재나 미래나 자신의 마음을 올바른 방식으로

다루고 훈련시키며 보호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참고자료 / 위빠사나 성자 아짠문 / 김열권 옮김 / 불광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