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회상의 사부대중도 부럽지 않던 진달래법회

2014. 6. 11. 19:5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화엄경·보현행원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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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회상의 사부대중도 부럽지 않던 진달래법회

 

 

 

묘자재 이봉순(妙自在 李鳳順)|철학박사․동국대 강사

 

 

 

 

그때도 바로 지금 이맘때였다. 진달래가 눈물겹도록 곱게 핀 경기도 남양주 갈매리 보현사 뒷동산을 스님과 함께 거닐면서 스님의 향기로운 말씀을 들었다.

 

 

어느 날 갑자기 스님께서 보현사의 아름다운 봄의 향연에 불광 가족들을 초대했다. 흐드러진 진달래 꽃의 아름다움을 혼자만 보시기 아까워 불렀노라 했다.

 

 

“내일이면 늦으리, 오늘이어야 해.”

 

 

이 말씀에 만사 제쳐놓고 달려갔던 우리. 거기서 우리는 진달래보다 더 맑고 봄볕보다 따사로운 스님의 모습을 뵐 수 있었다. 그때가 1990년 봄 바로 이맘때였다.

 

 

스님은 그때 봄날 아지랑이와 은은한 꽃향기에 취하신 듯 유난히 재미있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우리도 덩달아 나이도 잊어버리고 천진했던 시절로 되돌아가 마냥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부처님 영산회상의 사부대중인들 그때의 우리만큼 행복했을까?

 

 

내가 스님을 처음 뵌 것은 1989년 초파일 법회에서였다. 그날 나는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소중한 체험을 했다. 온몸이 전율하고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마음에 있는 것, 생각하는 것만이 우리 현실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권능을 가지고 있는 생각의 자유를 값있게 활용하여야 한다. 생각은 내 자신의 주인이다. 진리인 자신에게 돌아가 지혜의 눈을 뜨고 노력할 때 내 운명이 개선되고 인격과 정신이 더욱 향상된다.”

 

 

이 놀라운 법문에 매료된 나는 그 후 친구들과 함께 바라밀 교육 수강신청을 하고 기초교리를 배웠다. 하나라도 놓칠세라 단 한번도 지각, 결석하지 않고 강의에 귀를 바짝 기울였다. 수승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하나하나 새로 배울 때마다 용솟음치는 환희심을 주체할 수 없었다.

 

 

바라밀 교육을 마치고 다음 해인 1991년에 받은 명교사 후보생 교육에서 나는 불법에 대한 타는 갈증을 이기지 못해 마흔 살이 넘는 나이에 동국대 대학원 불교학과에 진학했다. 그리고 작년 1998년 8월에 철학박사 학위를 받게 되었다.

 

 

스님을 뵌 인연이 아니면 내가 어찌 불교학을 공부할 엄두를 내고 박사학위까지 받았겠는가. 스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작년 가을, 박사학위 논문을 들고 스님을 찾아뵌 것이 스님과 마지막이 되고 말았다. 잠시 앉아 있는 동안도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였지만, 스님께서는 또렷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심혈을 기울여 쓴 논문을 찬찬히 읽어 보지 못해 미안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온 강산에 진달래가 만발했다. 갈매리 보현사 뒷산에도, 스님께서 마지막 밟고 가신 금정산 자락에도 지천으로 피어 있을 것이다.

 

 

봄이 되면 어김없이 피어날 진달래처럼, 스님과 함께 했던 그 행복한 봄날의 기억은 오래오래 내 가슴속에서 피고 질 것이다.

 

 

 

광덕스님 시봉일기 7권 사부대중의 구세송 중에서- 글 송암지원, 도피안사

 

내가 살아보니까



사람들은 남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남을 쳐다볼 때는 부러워서든 불쌍해서든
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는다.



내가 살아보니까,
정말이지 명품 핸드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이란 것이다.



내가 살아보니까,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깎아 내리는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보니까,
결국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고 알맹이이다.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이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TV에서 보거나
거리에서 구경하면 되고
내 실속 차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재미있게 공부해서 실력쌓고,
진지하게 놀아서 경험쌓고,
진정으로 남을 대해 덕을 쌓는 것이
결국 내 실속이다.



내가 살아보니까,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1분이 걸리고,
그리고 그와 사귀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라는 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