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가 닦는 수행법 - 두타행(頭陀行)

2014. 9. 3. 17:5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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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가 닦는 수행법 - 두타행(頭陀行)

 

불교의 승려가 닦는 수행 방법 가운데 하나.

 

두타란 범어로 (Dhuta)입니다. 한문으로는 頭陀, 杜多, 投多라고도 씁니다. 두타가 뜻하는 바는 닦고 털고 버린다는 뜻이 있습니다. 기제(棄除) ·수치(修治) ·두수(抖擻) 등으로 번역한다.

곧 인간의 모든 집착 ·번뇌를 버리고 심신을 수련하는 것을 말한다. .

 

의식주에 대한 탐착을 버려서 심신을 닦는 것을 뜻합니다. 출가수행자가 세속의 모든 욕심이나 속성을 떨쳐버리고 몸과 마음을 깨끗이 닦으며, 참기 어려운 고행을 능히 참고 행하는 것을 두타 또는 고행자(苦行者)라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이를 두타행 또는 두타행자라고 하였다.

 

두타행의 세부조목으로는 12두타행·13두타행·16두타행·25두타행법이 있으나 우리 나라에서는 12두타행법을 많이 채택하고 있습니다.

 

12두타행은 석가모니 당시부터 행하여졌던 것으로,

 

고요한 곳에 머무르면서 세속을 멀리한다(在阿蘭若處).

언제나 걸식하여 신도나 국왕 등의 공양을 따로 받지 않는다(常行乞食).

걸식할 때는 마을의 일곱 집을 차례로 찾아가서 빈부를 따지지 않고 걸식하며, 일곱 집에서 밥을 얻지 못하면 그날은 먹지 않는다(次第乞食).

하루에 한 차례를 한자리에서 먹고 거듭 먹지 않는다(受一食法).

항상 배고프지 않을 정도로만 먹고 발우 안에 든 음식만으로 만족한다(節量食).

정오가 지나면 과일즙·석밀(石蜜:사탕) 따위도 마시지 않는다(中後不得飮漿).

좋은 옷을 입지 않고 헌옷을 빨아 기워서 입는다(著弊衲衣).

내의(內衣)·상의(上衣)·중의(重衣) 등 세 가지 옷만을 가진다(但三衣).

무덤 곁에 머물면서 무상관(無常觀)을 닦는다(塚間住).

쉴 때에는 정자나 집을 택하지 않고 나무 밑에서 쉰다(樹下止).

나무 아래에서 자면 습기·독충·새똥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한데에 앉는다(露止坐).

앉기만 하고 눕지 않는다(但坐不臥) 등 12가지 행을 닦는 것이다.

 

석가모니의 제자 중에서는 대가섭(大迦葉)이 두타행을 가장 충실하게 닦았다고 한다. 결국 두타행은 애욕과 의식주에 대한 탐착을 떠나서 심신을 깨끗하게 한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석가모니 이후 많은 승려들이 두타행을 닦았으며, 그 전통은 우리 나라에도 이어져서 대부분의 고승들이 이 행을 닦았다.

 

신라의 원효(元曉)는 ≪발심수행장 發心修行章≫에서 욕심을 버리고 산 속에 숨어 고행하라는 것을 권고하였고, 문무왕에게서 전장(田莊)과 재물·노비 등을 시주받은 의상(義湘)은 두타행에 입각한 다음과 같은 말을 하여 시주를 사양하였다.

 

“우리 법은 평등하여 귀천이 균등합니다. ≪열반경≫에 여덟가지 부정재(不淨財)를 가지지 말라고 하였으니 어찌 전장과 노비를 가지리까. 빈도는 법계(法界)로써 집을 삼고 하나의 바리때로 만족합니다. 법신혜명(法身慧明)을 이것에 의지하여 밝힐 뿐입니다.”

 

그리고 고려 중기의 보조국사(普照國師)는 ≪정혜결사문 定慧結社文≫에서 “한가롭고 고요한 곳이라야 선관(禪觀)을 이루기가 쉽고, 욕심이 적은 두타라야 능히 성도(聖道)에 들어간다.”고 하였다. 또한 그는 정혜사(定慧社)의 청규(淸規)를 ≪백장청규 百丈淸規≫와 안거두타(安居頭陀)의 계율에 의지하였다.

 

특히 불교가 억압을 받았던 조선시대에는 많은 수행승들이 두타행을 닦으면서 도심을 길렀는데, 대표적인 인물로는 고한(孤閑)을 들 수 있다. 고한은 두타행을 하다가 유생과 아이들이 던지는 돌에 맞아 죽기 직전에 이르렀으면서도 끊임없이 ‘성불(成佛)·성불’이라 하였고, 평생 동안 이름과 몸을 숨기면서 수행하였다고 한다.

 

참고문헌

『삼국유사』

『한국민족문화대백과』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

『정혜결사문(定慧結社文)』

『십이두타경(十二頭陀經)』

 

 

    가을이 오는 풍경을 찾아서, 안반데기배추밭과 봉평메밀꽃 9월의 노래는 어디에서 오는가 여름이 가고 가을이 찾아오는 어디 쯤인가. 꽃잎이 피고 꽃잎이 지는 어디 쯤인가. 지난 날 우연히 사랑을 예감했듯이 또다시 이별을 예감해야 하는 때 해마다 들려오는 9월의 노래는 체념하듯 알아버린 인생의 오후처럼 서늘하다. 마음이 홀로 먼 하늘가로 떠도는 날 9월의 길목을 서성이는 발길은 정처가 없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 흰구름이 피어오르고 들녘은 광목을 펼쳐놓은 듯 백색의 물결을 이루었으니 산모퉁이 흐드러진 메밀꽃밭은 길손의 마음을 달래기에 하염없이 좋은 길이다 떠돌이 장꾼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봉평의 메밀꽃밭을 지나 고원지대의 숲으로 가면 보랏빛 구절초가 나의 외로움을 맞아줄 터 마지막으로 피었다지는 꽃자리처럼 찬란하게 사라져갈 가을을 그리며 그 길 위에서 9월의 노래를 불러보리라.
- 무심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