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려러니 하고 살자 / 혜민스님

2014. 10. 21. 10:4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728x90

          
          

          그려러니 하고 살자 / 혜민스님 인생길에 내 마음 꼭 맞는 사람이 어디있으리. 난들 누구 마음에 그리 꼭 맞으리? 내 귀에 들리는 말들 어찌 다 좋게만 들리랴? 내 말도 더러는 남의 귀에 거슬리리니. 세상이 어찌 내 마음을 꼭 맞추어 주랴? 마땅찮은 일 있어도 세상은 다 그런 거려니 하고 살자. 사노라면 다정했던 사람 멀어져갈 수도 있지 않으랴? 무엇인가 안되는 일 있어도 실망하지 말자. 잘되는 일도 있지 않던가? 더불어 사는 것이 좋지만, 떠나고 싶은 사람도 있는 것이다. 예수님도 사람을 피하신 적도 있으셨다. 사람이 주는 상처에 너무 마음쓰고 아파하지 말자. 세상은 아픔만 주는 것이 아니니, 그러려니 하고 살자. 누가 비난했다고 분노하거나 서운해 하지 말자. 부족한데도 격려하고 세워주는 사람도 있지 않던가? 사랑하는 사람을 보냈다고 너무 안타까워 하거나 슬퍼하지말자. 인생은 결국 가는 것. 무엇이 영원한 것이 있으리. 컴컴한 겨울 날씨에도 기뻐하고 감사하며 살자. 더러는 좋은 햇살 보여 줄 때가 있지 않던가? 그래, 우리 그러려니 하고 살자.

            * 언어의 길이 끊어지니 과거도 미래도 현재도 아니로다.
            언어도단(言語道斷) 비거래금(非去來今)
                  언어는 시간을 전제로 성립됩니다.

                  그러나 도란 시작과 끝이 따로 없습니다.
                  즉각적인 것입니다.

                  시작으로 치자면 늘 시작이고 끝으로 치자면 늘 끝입니다.
                  도란 과정이 필요없습니다.
                  무시이래 늘 그러했습니다.

                  본유금유(本有今有)라고 했습니다.

                  본래 있는 것이 지금 있는 것입니다.



                  시간에 관계없이 늘 한결같은 것.
                  언어가 성립되기 이전에 늘 성립되어 있는 것.
                  우리의 의도와 헤아림과 상관없이 있는 것.

                  모양은 아닙니다. 모양은 인식의 과정을 거쳐야 드러납니다.
                  어떤 소리, 어떤 느낌, 어떤 것들은 아닙니다.

                  반드시 과정을 통과해야 합니다.
                  시간이 걸립니다.

                  과거 현재 미래가 아니라는 것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항상하며

                  미래에도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을 말합니다.

                  시간에 상관없이 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모든 시간이 발현하는 곳은 어디입니까?
                  이 하나가 과거현재미래이며 과거현재미래가 이것입니다.
                  이 하나가 바로 언어이며 언어가 이것입니다.

                  바로 지금 틈새없이 있는 이것.
                  무시이래 펼쳐져 있는 신심명을 바로 보십시오.

                      - 릴라님의 신심명(信心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