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8. 13:07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1 부끄러운 자기는 없다 / 이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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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답
질문 ;
안녕하십니까!
불교를 믿는 사람도, 불경을 공부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불교에 약간의 관심을 갖고 이리저리 기웃기웃 거리는 그냥 얼치기 주변인 이라고
봐주십시오. 불멸을 보다가 이해가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이 글을 씁니다.
생활 속에서 불법을 잊지 않고 행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입니까?
질문의 답변 중에
가는 곳마다 '장소'를 생각지 말고 생각하는 '생각의 자리'를 생각하라.
즉 거리에 나섰으면 '이 거리에 왔구나.' 하고 생각하기 전에 여기를 생각하는
'생각의 자리'가 '여기' 임을 생각하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을 생각하기 이전에 아침을 생각하는 생각이
언제인가를 되물어 보라.
위 글에서 생각하는 '생각의 자리'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리석은 질문이 될지 모르겠지만 미련하고 우둔한 이 사람에게 스님의 가르침을
청합니다. -윤원섭
답변 :
불도 공부를 처음 접하신 분들에게 사실 ‘생각하는 자리’를 딱 꼬집어 말해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불도란 ‘깨달음’ 즉 ‘정신’의 실제적 능력과 범위, 한계
등을 다시 ‘깨달음’을 통해 깨닫는 것이기 때문이며
또한 ‘생각의 자리’란 ‘육신’이나 ‘시간’을 초월하여 있기 때문입니다.
‘종로 3가에 와있구나.’라고 생각하거나 ‘충무로 3가에 와있구나.’라고 생각한다 해도
생각의 자리는 변하지 않고 항상 한 자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말하면 모든 생각은 오직 머릿속에서만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사실 알고 보면 머리라는 것도 생각 속에서만 인정하고 있는 것임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종로’라는 것도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고 ‘충무로’ 역시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도 또한 생각 안에서 일어나는 ‘깨달음’ 현상입니다.
그러므로 온 우주가 오직 ‘깨달음’ 현상일 뿐임을 다시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깨달음’이라는 것은 그 어떤 것도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장소뿐만 아니라 시간도 항상 ‘지금’이라는 순간을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물론 시간도 ‘생각’이라는 것을 벗어나 있지는 않지만 언제나 고정된 시간에
생각이라는 ‘깨달음’이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시간이 바로 ‘지금’입니다.
과거를 생각해도 그 생각은 지금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는 말이고
미래를 추측해도 그 생각은 지금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함을.... 이러한 ‘깨달음’의 성질을 말하는 이유는 ‘생각’이란 ‘깨달음’이라는
‘정신능력’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 ‘깨달음’이란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움직임이 있지 않다는 것을 전하려는 것이고
물질적이라는 것에서도 벗어나 있으므로 오거나 가는 것이 아니기에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며 그러므로 태어나거나 죽는 것도 아니고
남이라는 자의 깨달음과 자기라는 자의 깨달음이 따로 나뉘어 있지도 않다는 것을
말하려 하는 것입니다.
단지 무엇이든 ‘그렇다.’고 ‘지금’ ‘여기’서 깨닫는 다는 것입니다.
여유롭게 생각을 하고 한 줄 한 줄 책을 읽어나간다면 ‘깨달음’을 자세하게 깨닫게
될 것입니다.
처음 생각의 방향을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가를 얻으면
‘불멸’이라는 책은 온 우주와 온 깨달음의 세계를 송두리 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인간이라는 생각을 벗어나지 못한 중생들의 책 가운데는
이러한 책이 없었다는 것 또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석이는 깊은 산속의 암벽에 생겨나는
이끼(地衣類)의 일종으로 석이과에 속하는 버섯이다.
풍우속에 피어나는 바위꽃,
가을 가뭄에 낙엽처럼 시들었어도 물에 담궈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 먹으면...
어떤 이는 산에 나는 해삼이라고도 한다.
김시습은 석이버섯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고 한다.
푸른 벼랑 드높아서 올라갈 엄두 못내는데
우뢰와 비 이 돌 위의 석이버섯 키웠구려
안쪽은 거칠거칠 바깥쪽은 매끈매끈
캐어다가 비벼대니 깨끗하기 종이같네
양념하여 볶아 놓으니 달고도 향기나서
입에 좋은 쇠고긴들 아름다움 당할소냐?
먹고나자 제모르게 속마음이 시원하니
그대가 송석(松石)속에 배태함을 알겠도다
이걸로써 배 버리어 푸른 산에 서식하니
거(居)하며 양(養)함이 기(氣)와 체(體)에 옮기었네
십년 동안 틀린 행적 벌써 모두 잊고나니
오장육부 가끔 나가 씻을 필요 없어라.
摩訶大法王 (마하대법왕) 거룩하고 위대하신 마하대법왕
無短亦無長 (무단역무장) 짧음도 또한 김도 없음이로다.
本來非皁白 (본래비조백) 본래로 검도 희도 않으면서도
隨處現靑黃 (수처현청황) 인연따라 청황으로 나투신다네.
- 석남사 대웅전 주련에서 -
함허당(涵虛) 득통 대사(得通 己和, 1376~1433)가 지은
금강경오가해설의(金剛經五家解說誼)에 실려 있는
야부도천(冶父道川)선사의 금강경의 경명(經名)에 대한 송(頌)이다.
摩訶大法王 (마하대법왕) 크고 크신 법왕이시여
無短亦無長 (무단역무장) 짧지도 않고 또한 길지도 않음이로다.
本來非皁白 (본래비조백) 본래 검지도 않고 희지도 않지만
隨處現靑黃 (수처현청황) 곳에 따라 청황(靑黃)으로 나타나도다.
花發看朝艶 (화발간조염) 꽃이 피어 아침의 고운 모습 보이고
林凋逐晩霜 (임조축만상) 나무들 낙엽 지니 늦서리 내리도다
疾雷何太擊 (질뢰하태격) 천둥은 어찌 그리 크게 치는가
迅電亦非光 (신전역비광) 빠른 번개도 역시 빛이 아니로다.
凡聖元難測 (범성원난측) 범부 성인 원래로 측량키 어렵거니
龍天豈度量 (용천기도량) 천룡팔부(天龍八部)가 어찌 헤아리리요
古今人不識 (고금인불식) 예나 지금이나 아는 사람 없어서
權立號金剛 (권립호금강) 방편으로 금강(金剛)이라 이름했도다.
☞ 무비스님 역 금강경오가해 중에서
즉시현금 갱무시절(卽時現金 更無時節)
법정 스님
바로 지금이지 시절은 없다는 말.
한번 지나가버린 과거를 가지고 되씹거나
아직도 오지않는 미래에 기대를 두지 말고,
바로 지금 그 자리에서 최대한으로 살라는
이 법문을 대할 때 마다 나는 기운이 솟는다.
이 자리에서 순간순간을 자기 자신답게 최선을 기울여
살 수 있다면 그 어떤 상황 아래서라도 우리는 결코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보내게 될 것이다.
밤이 깊었다.
법당에서 삼경(三更)종을 친 지도 한참이 되었다.
다시 들려오는 밤 시냇물소리.
마침 비가 내리는 소리 같다.
잠시도 멈추지 않고 시냇물은 흐르고 또 흘러서 바다에 이른다.
우리의 목숨의 흐름도 합일(合一)의 바다를 향해
그처럼 끝없이 흘러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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