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길/청화스님

2014. 11. 9. 20:4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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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의 길/가장 행복한 공부 -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지혜를 안 여의는 것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선정이라는 정을 안 여의는 것인가?
우리 마음을 훤히 빛나는
진여불성에 고정시키는 것입니다.
진여불성 자리는
우리 마음이 고향 길로 가는 광명의 등불입니다.
그것은 오직 하나인 생명, 광명입니다.
우주에 가득 찬 오직 하나의 광명입니다.
그 자리에다 우리 마음을 두는 것,
그것을 가리켜 우리 마음이 지혜에 머물러 있다고 그럽니다.
바꿔서 말하면 우리 마음이 본체에 머물러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이 본성품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이른바 육조스님의 단경 말씀대로
일상삼매(一相三昧)의 상태라는 겁니다.

그 다음에는 그 자리를 느끼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앞생각 뒷생각 사이에 틈이 없이,
염념상속(念念相續)으로 지속시켜야만
참다운 진여불성 자리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금생에 나오신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은 무엇인가?
우리 중생으로 하여금 진여불성 자리를 알게 해서,
그 자리를 깨달아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
이생에 오신 것입니다.
또한 우리 중생이 진여불성 자리를 깨닫는 것을 보고
그 자리를 증명해 주고자 해서
이생에 오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불자니까 마땅히 공부해서
진여불성 자리를 깨달아야 하겠지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가장 핵심적인 공부가
곧 정혜쌍수입니다.
정혜쌍수는 팔만대장경의 핵심입니다.
보조국사 어록도 보십시오.
정혜쌍수입니다.
《화엄경》이나 모든 경들도
정혜쌍수, 즉 지혜와 선정이 아울러야 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 마음을
마음의 등불인 진여불성 자리에 딱 머물러 두고서
지속적으로 그 자리를 안 여의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것을 육조혜능 스님 말씀으로 하면
일행삼매(一行三昧)라 할 수 있습니다.
일상삼매는 혜적(慧的)이고 지혜를 의미하고,
일행삼매는 정적(定的)이고 선정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지혜와 선정이 어우러져 공부할 때는
참다운 참선이 됩니다.
지혜와 선정이 균등히 되어야 참말로 참선이 됩니다.

우리의 생명을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어버이 도리, 스승의 도리, 남편 도리,
아내 도리를 다하셔야 합니다.
게으름 없이 각각의 도리를 다하셔야 하나,
그러는 가운데도 앞서 말씀과 같이
진여불성 자리, 자기 생명의 본고향 자리에다 마음을 두고 해야지
그 자리를 떠나버리면
우리 생명이 그냥 겉돌고 맙니다.
생사해탈의 성불과는 상관이 없어지고 맙니다.

마땅히 생명의 길을 가야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아무리 혼란스럽고 불확실하다 하더라도
부처님 가르침은 명백합니다.
명백한 길인지라 조금도 에누리가 없습니다.
속임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결연한 마음으로 분명히 믿으셔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금생에 꼭 이 몸 이대로
부처님의 계행(戒行)을 착실히 닦으셔야 합니다.
살생하지 말고,
자기 배필 외에 어떠한 음탕한 행위도 하지 말고,
정당한 수입 아닌 것은 갖지도 말고,
정말로 적게 먹고 적게 써야 합니다.
적게 먹고 적게 써야
해탈의 길로 가는 자기 몸도 마음도 가볍습니다.
많이 두어 봐도
자기 성불,
참다운 감로왕여래의 공부,
영생해탈의 공부에는 아무런 도움이 못 됩니다.

마땅히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합니다.
최선으로 바로 살고 바로 말하고,
나와 남이 둘이 아니므로
다른 생명을 해쳐서도 안 되겠지요.
개와 닭과 소와 나와도 둘이 아니므로
개고기, 쇠고기 그런 것도 안 먹어야 하겠지요.
그런 것 먹어서 살로 안 갑니다.
살로 안 갈 뿐만 아니라
그런 것은 세포를 오염시킵니다.
우리 불자님들은 분명히 느끼셔야 합니다.
나보다 더 업장이 무거운
개나 소나 돼지나 그러한 세포가
나한테 온다고 생각할 때
좋을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은 정말로 명명백백합니다.
명명백백한 가르침인지라
우리는 단호하게 믿어야 합니다.
믿고서 철저하게 계행을 지키고,
철저한 계행을 지켜야 부처님 가르침이 빨리 이해되고
빨리 우리 몸과 마음으로 증명이 됩니다.
계행을 못 지키고 우리 몸이 더러우면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닌지라
부처님 마음이 증오(證悟)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삼명육통(三明六通)이 본래로 갖추어져 있습니다.
천지우주를 훤히 볼 수 있는 힘,
우주 만유를 다 알 수 있는 힘 모두를 갖추고 있으나
우리가 제대로 바르게 못 사니까
발휘하지 못하는 겁니다.
저 같은 사람도 오랫동안 공부를 하긴 했지만,
제대로 공부를 못했습니다.
따라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그 분명한 가르침을
제대로 다 보여드릴 수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부처님의 행복, 자비, 지혜공덕이
다 갖추어져 있습니다.
조금도 흠이 있거나 모자람이 없습니다.
이것을 분명히 믿으시고 앞서 말씀과 같이
그 자리, 진여불성 자리를
한순간도 놓치지 마시고 살아가십시오.
누구와 말한다 하더라도
우리 마음의 저변은 부처님,
즉 우주의 실상인 생명으로 가는 마음이 흘러가도록 하십시오.
잠잘 때도 부처님한테 가고 있는 그 마음
그대로 흐르게 하고 잠을 자면,
잠자는 가운데서도 공부가 됩니다.
이렇게 하셔서 꼭 금생에 성불하십시오.

허망한 세간에서는
아무것도 실상을 지니지 않았습니다.
감투도 대통령도 아무것도 실상이 아닙니다.
모두가 다 허상입니다.
이러한 것들에 속지 마시고
부처님 가르침을 정말로 바르게 믿으셔서
꼭 금생에 성불하시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오늘 말씀 마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감로왕여래.

                      <불기 2536년 9월, 대구 불교교육원 초청 특별법회> 


출처 : 본정 김영동 법사,

 

 

 

 

칭찬과 비방

 

단단한 바위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칭찬과 비방에 흔들리지 않는다.

비방만 받는 사람,
칭찬만 받는 사람은
없었고,
없고,
또 없을 것이다.

칭찬도, 비방도
속절없나니,
모두가
제 이름과 이익을 위한 것뿐.

- 몽지릴라 밴드에서

 

 

 

 

 

 

 11월 / 오세영

 

 

지금은 태양이 낮게 뜨는 계절,
돌아보면
다들 떠나갔구나,
제 있을 꽃자리
게 있을 잎자리
빈들을 지키는 건 갈대뿐이다.

 
상강(霜降).
서릿발 차가운 칼날 앞에서
꽃은 꽃끼리, 잎은 잎끼리
맨땅에
스스로 목숨을 던지지만
갈대는 호올로 빈 하늘을 우러러
시대를 통곡한다.

 
시들어 썩기보다
말라 부서지기를 택하는 그의
인동(忍冬),
갈대는
목숨들이 가장 낮은 땅을 찾아
몸을 눕힐 때
오히려 하늘을 향해 선다.
해를 받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