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의 자기 자신이 되는 것/법상스남

2014. 12. 6. 10:3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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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의 자기 자신이 되는 것

 

어제는 처음 태어난 천진한 어린 아이가 어떻게 세상 속에서 온갖 분별 망상과 번뇌에 오염되는지, 그리고 스스로 괴로운 삶을 만들어내고 그 속에 빠져 괴로워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가만히 살펴보았더니, 우리는 본래부터 오염되고, 분별망상을 일으키며, 괴로움 속에 꼼짝 못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처음 태어났을 때의 어린 아이는 아무런 분별도 없고, 좋고 나쁜 차별도 없으며, 세상을 둘로 나누지 않았습니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도 않으며, 성공하려고 애쓰지도 않을뿐더러, 성공과 실패라는 관념조차 있지 않았습니다. 그저 매 순간 자기 자신으로써 살아갈 뿐이었습니다.

 

바로 이 때의 천진한 첫 마음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마음공부입니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 되는 것입니다. 남들처럼 살려고 애쓰거나, 남들의 눈치를 보거나, 내가 원하지 않더라도 세상이 시키는대로 억지로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저 자기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가장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면 남들이 어떻게 볼까, 이렇게 살면 밥이나 벌어먹고 살 수 있을까, 미래나 노후를 위한 준비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고민들을 내려놓고, 그저 이 세상에 처음 왔던 그 초심으로 돌아가 자기 자신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부모님으로부터, 혹은 학교로부터, 사회로부터, 이 세상으로부터 주입받았던 그 모든 관념과 강제 조항들, 특정한 삶의 방식들로부터 자유로와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해야 할 공부의 전부입니다. 쉽게 말하면, 다른 사람처럼 사는 것, 타인에게 배운대로 사는 것, 남들이 원하는대로 사는 것, 혹은 다른 사람 눈치 보며 사는 삶 대신에 나답게 나 자신으로 사는 것, 나 자신이 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인 것입니다.

 

그 모든 외부로부터 들어 온 주입된 신념들을 우리는 그동안 ’, ‘내 생각이라고 여겨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나도 내 것도 아닙니다. 그저 인연따라 잠시 왔을 뿐이고, 내가 그것을 붙잡아 집착하고 사로잡혔기 때문에 내 생각이라는 환상이 생겨났을 뿐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그 생각이 나이고, 그 생각으로 인해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다고 여겼겠지만, 사실 그것이야말로 나를 구속하고 속박했던 고의 원인임을 깨달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 모든 나인줄로만 알고 있었던 나 아닌 것들을 걷어내기 시작하면, 본래의 나 자신이 드러나게 됩니다. 법화경에서 말한 옷 속 보석의 비유처럼 자기 안에 천금으로도 바꿀 수 없는 놀라운 자기 자신이라는 보석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모르고 우리는 그동안 바깥으로만 찾아왔던 것입니다. 바깥에서 얻어들은 것들, 인연 따라 잠깐 내게 온 것들을 진짜 내 것의 전부라고 알고 지내왔던 것이지요.

 

내 안에 본래 갖추어져 있고, 언제나 이미 드러내며 쓰고 있는 우리 안의 보배 구슬이 단지 먼지와 티끌에 가려져 있던 것일 뿐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보배 구슬의 바깥에 덕지덕지 묻어 있는 먼지를 나라고 알아왔지만, 이제 비로소 깨닫게 된 것입니다. 우리 안에는 본래의 나 자신이라고 하는 보배 구슬, 마니주가 숨겨져 있던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일어나는 망상이나 번뇌, 판단과 분별들을 보자마자 나와 동일시하던 습관에 빠져 살아왔습니다. 이제부터는 다르게 살 수 있습니다. 어떤 부정적인 생각이 올라올 때 그 생각을 따라가고 휩쓸려 괴로워하거나, 우울해하거나, 비관에 빠지기 전에 그 일어난 생각을 알아차리고, 나와 동일시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만 할 수 있습니다. 생각에 속지 않는 것이고, 생각을 따라가지 않는 것이지요. 그러려면 일어나는 생각을 알아차리고 관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생각이나 행동이나 말이 올라올 때 잠깐 멈춤을 한 뒤, ‘이것은 정말 내 생각인가?’ ‘이 행동은 그저 습관적인 것은 아닌가?’ ‘이것은 나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인가?’ 하고 질문을 던져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질문들은 생각과 행동이 나와 동일시되는 것을 막아주며 진정한 나 자신이 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타인에게 휩쓸려 살기보다는 나 자신으로 살기를 선택하고, 남들에게 잘 보이려는 삶이 아닌 나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선택하며, 생각과 망상에 끄달려 가는 삶이 아닌 생각 너머의 참된 본성이 드러나는 본래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를 걱정하는 한 우리는 내 삶의 주도권을 상대방에게 넘기는 것입니다. 나를 보는 남들의 시선에 걸리지 않고, 남들에게서 그 어떤 인정이나, 관심도 구하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는 나다운 나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때 비로소 나 자신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게 됩니다.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평일 07:50~08:00) 방송중에서

 

 

 

 

자신의 눈을 가진 사람

 

진실한 믿음을 갖고 삶을 신뢰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을 만나더라도 흔들림이 없다

그는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는

근거없이 떠도는 그말에 좌우됨이 없다.

 

가짜에 속지 않을 뿐더러 진짜를 만나더라도

거기에 얽매이거나 현혹되지 않는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눈을 맑히고

자신의 눈으로 보고 판단한다.

그는 비본질적인 일에 한눈을 팔지 않는다.

 

무엇 때문에 세상을 사는지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 때때로 헤아려 본다.

자기 삶의 질서를 지니고 사는 자주적인 인간은

남의 말에 팔리지 않는다.

 

누가 귀에 거슬리는 비난을 하든 달콤한 칭찬을 하든

그것은 그와는 상관이 없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지나가는 한때의 바람이다

그는 일시적인 바람에 속거나 흔들리지 않는다.

바람을 향해서 화내고 즐거워한다면

그 건 사람이 아니라 허수아비와 인형이기 때문이다.

 

자기를 지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타율에 의해 억지로 참는 일이 아니다

자기를 지키는 것은 곧 자신의 질서이다

그리고 자기 삶의 양식이다.

자신의 질서요 삶의 양식이기 때문에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남을 괴롭힐 수 없으며 또한 남한테 괴로움을 받을 일도 없다.

 

눈을 뜨라 ! 누가 내 눈을 감겼는가

사물을 내 스스로 보지 못하고 남의 눈으로 보아 온

그릇된 버릇에서 벗어나야 한다.

활짝 열린 눈에는 티끌 하나도 묻을 수 없다

내 눈이 열려야 열린 세상을 받아 들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