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처 / 선공부 노트

2015. 6. 26. 11:0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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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처 / 정호승 
내 그대 그리운 눈부처 되리 
그대 눈동자 푸른 하늘가 
잎새들 지고 산새들 잠든 
그대 눈동자 들길 밖으로 
내 그대 일평생 눈부처 되리 
그대는 이 세상 
그 누구의 곁에도 있지 못하고 
오늘도 마음의 길을 걸으며 슬퍼하노니 
그대 눈동자 어두운 골목 
바람이 불고 저녁별 뜰 때 
내 그대 일평생 눈부처 되리 

* 柳綠 花紅 (유록 화홍)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다. 

  森羅萬象(삼라만상)은 眼橫 鼻直(안횡비직; 눈은 가로로 코는 세로로)

  明歷歷 露堂堂(명력력 로당당)  하게 그 眞面目(진면목)을 드러내고 있다.

  山은 山, 물은 물로 .......... 

 

* 安禪 (안선)


  도자기는 깨지기 쉬우므로 정성껏 다루는 동안 가치가 있고,      

  지기 쉬운 꽃은 無心(무심)하니 자기 능력껏 피기 때문에 진실을 느낀다.        

 우리의 삶도 無常(무상)가운데 인생의 眞實(진실)속으로 녹아드는 것이다.

 

  “無常迅速 時不待人(무상신속 시부대인)”   -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 兩頭俱截斷 一儉倚天寒 (양두구절단 일검기천한)

 

相對的(상대적) 認識(인식)을 解體(해체)시킨 空(공)의 境地(경지)로서 兩頭的

(양두적)인 상대적 인식을 名劍(명검)에 比喩(비유)한 一段論法(일단론법)의 칼로   

날카롭게 끊어 버릴 필요를 말함이다.

 

  “달도 달, 꽃도 옛 꽃이건만 보는 이의 것이 되었구나” 

  “산은 산, 길도 옛 길이건만 달라져 버린 것은 이내 마음이로다” 

                                                   - 道歌(도가) 

 

* 扶過斷橋水 伴歸無月村 (부과단교수 반귀무월촌)

  

  이 지팡이라면 다리 없는 江도 건너고, 달 없는 깜깜한 마을도 갈 수 있다.

  성경은 “무릇 가진 자에게 더욱 주고,

               가지지 못한 자는 가진 것도 빼앗길 이다”고 했다.

  생명의 지팡이는 감정적이고 상식적인 평범한 自己(자기)말고

  또 한사람의 자기, 즉 本來面目(본래면목)이다.

                                - 無門關(무문관)의 著者(저자) 彗開(혜개)

 

* 兩忘 (양망)

 

 有無(유무) 喜悲(희비) 明暗(명암) 順逆(순역) 生死(생사)의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평한 눈으로 오직 삶 자체에 맡겨 버린다.

 生(생) 속에서 생을 잊고 死(사)에서 사를 잊는다.

 

 

 

 

 

 

 

 

 

+ 6월 / 이외수

바람 부는 날은

백양나무 숲으로 가면

청명한 날에도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귀를 막아도 들립니다

 

저무는 서쪽

하늘 걸음마다 주름살이 깊어가는
지천명 내 인생은 아직도 공사 중입니다

보행에 불편을 드리지는 않았는지요

오래 전부터 그대에게 엽서를 씁니다
서랍을 열어도

온 천지에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한평생 그리움은 불치병입니다

 

 

 

방향전환 / 릴라 임순희 

 

그제서야 방향전환이 찾아왔습니다.

공부란 어떤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하나하나가 공부여서 온통 일어나는 그대로였습니다.

사실 방향전환이 적응이 안될 때는 피할 수 없는 경계가 일어나면 눈을 감고

내버려 두는 심정이었지만, 지금은 여유가 생겨 그냥 보게 됩니다.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를 미워하라'고 말씀하신 것을 여러분은 들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말합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시오.

그래야 하늘에 계신 여러분 아버지의 아들이 됩니다.

그분은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해를 따르게 하고

의로운 사람에게나 의롭지 못한 사람에게나 비를 내려주십니다.

(마태복음 5장 43~45절)"

원수란 마음의 원수입니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피할 수 없는 경계들이 바로 원수인 것입니다.

그동안 저는 이 원수들을 얼마나 원수처럼 대해 왔을까요?

이 원수들을 누그러뜨려 예쁘장한 공주처럼,

고요한 스님처럼, 안정된 공부꾼처럼

그럴듯한 모습으로 치장하려 무던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이 원수들 그대로 다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원수 하나하나가 바로 진실의 모습일뿐입니다.

하나님은 악한 것들에게나 선한 것들에게나 모두

고루 해를 내리시고 비를 내리신답니다.

자비란 무엇일까요? 진정한 자비는 자기에게 자비로운 것입니다.

자신에게 자비롭지 못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비로울 수 있을까요?

자기에게 평등하지 못한 사람이 다른 것에 평등할 수 있을까요?

자기에게 관용적이지 못한 사람이 세계에 대해 관용적일 수 있을까요?

모든 내적 외적 세계가 이 하나의 진실일뿐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방향성도 없습니다.

사실 앞설 법도 없고 뒤에서 따라야하는 나도 따로 없습니다.

진정한 방향전환이란 바로 방향성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사랑과 자비는 수동이 아니며, 주동도 아니며, 억압이 아니며,

이기도 아니며, 이타도 아니며, 좋은 것도 아니며, 나쁜 것도 아니며,

고요한 것도 아니며, 산란한 것도 아닙니다.

그저 이 모든 것들이 두루 평등하여 다른 일이 아닐 뿐이죠.

 

- 몽지릴라 밴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