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가는 노예 / 석우스님

2015. 7. 4. 11:49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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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밭가는 노예 / 석우스님

 

물음: “세계가 변하여 암흑이 된다면 그때 이 몸은 어느 길에 떨어집니까?”

조주: “그런 것은 점치지 않아”

학승: “점치지 않는 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조주: “밭가는 노예야”

 

오늘날 스님을 마치 점이나 쳐주는 점쟁이나 신통한 사람으로 오인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기회에 바로 잡아라. 스님은 여러분들처럼 평범한 사람이다.

스님은 점占하고 상관없다. 또 신통하고도 상관없다.

신통으로 사람을 미혹하게 하는 자는 중이 아니고 도둑놈이다.

 

또 오늘날 스님은 주지하여 사업을 법창하게 하는 것이 임무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도 틀렸다.  스님은 주지하기 위하여 출가한 것이 아니다.

주지는 그동안 진 은혜를 갚기 위하여 억지로 한두철 지내는 것이지

주지하여 출세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만약 그런 자가 있으면 누구를 막론하고 중이 아니고 도적놈인 줄 알아야 한다.

 

또 오늘날 스님은 술을 안 먹고, 고기를 안 먹고, 사랑을 안 하고, 여자를 안 보고,

욕도 안하고 ,오직 계만 지키는 것이 직분인 줄 아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도 잘못 안 것이다. 이런 것은 다 도를 이루는 순간까지 스스로 단속하기

위한 방편이지 이것을 지키기 위하여 중노릇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단지 계를 잘 지킨다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존중하여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평범한 속인도 고기가 안 맞아 평생 먹지 않는 사람이 있고 독신으로

늙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고기 안 먹고 여자를 안 보는 것이 무슨 그리 대수란 말인가.

 

道는 계를 지키는 것과 상관없이 누구나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스님이 설사 계를 파해도 도를 이루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말이다.

즉 계를 파해도 도는 이루는 것이니 계를 지키고 도를 이루지 못한 사람보다

계는 파하였지만 도를 이룬 사람이라면 마땅히 존중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도를 이루는 순간 수많은 천신과 부처님들은 누구를 불문하고 와서 합장하고

증명하며 즐거워한다.

그리고 수많은 어리석은 자들을 자기의 본분을 깨닫게 하고 행복으로 인도한다.

도를 이루기 위하여 계를 지키는 것인데 계를 지키지 않고도 도를 얻었으니

계를 지킨 자 보다 대견한 일이 아닌가.

 

그렇다고 수행자들이여 계를 파하지 말라.

도를 이루지 못했으면 적어도 계는 지켜라. 계를 잘 지키고 있다가 막상 누가

그대를 존경하면 막 성질을 내어라.

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한낱 밭가는 촌드기라며...

 

 

 

 

 자신의 생각이 곧 자신의 운명임을

 

자신의 생각이 곧 자신의 운명임을 기억하라.

우주의 법칙은 자력과 같아서 어두운 마음을

지니고 있으면 어두운 기운이 몰려온다.

 

그러나 밝은 마음을 지니고 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살면 밝은 기운이 밀려와

우리의 삶을 밝게 비춘다.

 

밝은 삶과 어두운 삶은 자신의 마음이

밝은가 어두운가에 달려 있다.

그것이 우주의 법칙이다.

 

사람은 저마다 홀로 자기 세계를 가꾸면서

공유하는 만남이 있어야 한다.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한 가락에

떨면서도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거문고 줄처럼' 그런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거문고 줄은 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울리는 것이지 함께 붙어 있으면

소리를 낼 수 없다.

 

 

공유하는 영역이 너무 넓으면

다시 범 속에 떨어진다.

어떤 사람이 불안과 슬픔에 빠져 있다면

그는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시간에

아직도 매달려 있는 것이다.

 

또 누가 미래를 두려워하며 잠 못

이룬다면 그는 아직 오지도 않을

시간을 가불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

 

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한동안 물방울의 유동으로 일렁이다가

어느 만큼 고이면 수정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 없이 쏟아 버린다.

 

그 물이 아래 연잎에 떨어지면 거기에서 또

일렁이다가 도르르 연못으로 비워 버린다.

이런 광경을 무심히 지켜보면서,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리는구나'

하고 그 지혜에 감탄했었다.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들이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 것이다.

세상사는 이치도 이와 마찬가지다.

 

- 법정스님의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 하라> 중에서 -

 



'흔들리며 피는 꽃' - 법능 스님 작곡, 노래 / 도종환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