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二法)은 비어서 모습 없음을 또렷이 안다

2015. 11. 7. 19:46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증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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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됨도 찾지 않고 허망함도 끊지 않으니,

        이법(二法)은 비어서 모습 없음을 또렷이 안다.
    不求眞不斷妄,了知二法空無相. - 증도가 중에서

지금 바로 이 마음뿐이어서 진실도 따로 없고 허망함도 따로 없습니다
진실 그대로 허망하고 허망함 그대로 진실합니다.
진실은 진실한 것이고 허망함은 허망한 것이나 그것에 머물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바로 지금 이 마음을 떠나있지 않습니다.
온갖 경험이 지금 바로 이렇게 일어나고,
온갖 생각이 지금 바로 여기에서 사라집니다.

모든 것의 출처가 이것이고, 모든 것의 낙처가 이것입니다.
모든 것의 중간이 이것이어서 전부가 이것이니 이것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당장 이 일. 이 살아있는 마음.이것뿐입니다.
그러니 진실하면 진실한 것일뿐이고 허망하면 허망한 것일뿐 자취가 없습니다.
모든 것이 시시각각 변하여 드러나지만 뒤가 없습니다.

달리 마음 쓸 일이 없고 달리 간직할 일이 없습니다.
달리 새겨야할 것이 없고 달리 없애야할 것이 없습니다.

온갖 것이 다르지 않으니 담아둔 것이 없고,

온갖 것이 똑같으니 없앨 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다르지 않으면 저절로 담아둘 것이 없고, 모든 것이 평등함을 보니

저절로 없애려는 마음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비었고, 빈 것으로 가득합니다.
지금 당장 이것.
이 하나로 온 세상이 아무런 자취와 무게없이 살아꿈틀대고 있습니다.

 

- 몽지릴라 밴드에서 릴라님 글

 

 

 

 

소나무, 벼랑에 서다 / 박해성

 

 

 

 

타고 난 반골이라 절벽도 두렵지 않다

정맥 툭툭 불거지도록 한세상 움켜잡고

물러 설 자리는 없다

사철 하 창창한 결기,

 

턱없는 용기거나 식상한 기도보다는

불꽃같은 허기와 적막이 날 키웠지

허공은 나의 만다라,

눈비가 장을 넘기고

 

돌 속에 길 닦는다, 오체투지 설산 넘듯

별빛이 촘촘 박힌 옹이마다 관절마다

놀뛰는 저 맥박소리!

바람도 멈칫, 숨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