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의 뜻 밝힌 용수의 <중론(中論)>

2015. 11. 28. 20:26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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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의 뜻 밝힌 용수의 <중론(中論)>

 인연으로 생긴 법은 모두 空하다

 대승 선구자의 대표 논서 꼽혀

화엄의 일승원교 사상도 나와

 

 

대승불교가 일어나면서 그 사상적 체계를 세운 사람이 바로 용수(龍樹, Nagarjuna)이다.

흔히 그를 대승불교의 비조(鼻祖)라 하고 제 2 석가라 하기도 했다.

 

그는 대승의 선구자로써 활동을 하면서 많은 논서를 저술하였다.

대표적인 논서로 <중론(中論)>을 비롯하여 <십이문론(十二門論)> <회쟁론(廻諍論)>

 등이 있고 또 <대품반야경>의 주석서라 할 수 있는 <지도론(智度論)>이 있다.

 

이러한 논서에서 주장한 용수의 사상은 한마디로 공(空)을 천명하는 공사상이다.

공이란 곧 존재의 본질을 밝히는 용어로 그 어원이 범어 ‘sunya’(舜若라 음사)인데

모든 존재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불변의 속성이나 독립된 실체가 없다는 뜻이다.

 

“인연으로 생기는 법은 나는 곧 공하다고 말한다. 또한 거짓된 이름이며 중도의 뜻이다.”

(因緣所生法 我說卽是空 亦爲是假名 亦是中道義 ‘24품’)

이 4구게에서 설한 바와 같이 인연으로 생기는 법, 곧 연기하는 법은 그 본성이

실체가 없어 공하다고 말한다는 것은 연기하는 것이 공하다는 말로, 무엇이 공하느냐

할 때 그 공의 전제가 되는 연기가 먼저 있다는 말이다.

이 연기를 두고 공을 말하는 것은 상대적인 가설로 공을 말하여 이로 인해 중도를

알게 하는데 있다는 말이다.

이 4구게를 삼제의 이치를 설한 게송이라 하여 3제게(三諦偈)라고 부르기도 했다.

 

삼제란 공(空).가(假).중(中) 삼관(三觀)의 이치를 달리 말하는 것이다.

연기로 인한 제법이 있지만 이는 무자성(無自性)으로 공하다는 것, 곧 연기에서

무자성, 그리고 공으로 보는 것이 공관(空觀)인데 이 공관의 관법을 통해 얻게 되는

진리를 공제라 한다.

 

 

 

공한 본질의 이치에서 일어나는 연기현상이 있을 때 이는 가(假)가 된다.

실체가 없기 때문에 임시로 있는 거짓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공(空)과 가(假)가 서로 분리되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연기하면서 공한 것이고 공하면서 연기하는 것이므로 공이 곧 가고 가가 곧 공이

되는 것이다. <반야심경>의 색불이공(色不異空) 공불이색(空不異色)이란 말처럼

공이 가이고 가가 공이면서 더 나아가 공도 아니고 가도 아니면서 공이고 가인 것을

중도(中道)라 하는 것이다.

또 중도에 의해서 보면 삼제(三諦)가 원융하다는 삼제원융설이 나오기도 했다.

 

용수는 먼저 <중론> 초품에서 팔불중도(八不中道)를 말한다.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항상 하지도 않고 단멸하지도 않는다.

동일하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으며,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다.

능히 이 인연을 말해서 모든 희론을 없애니 모든 설법자 중 제일이신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배드립니다.”

 (不生亦不滅 不常亦不斷 不一亦不異 不來亦不去

能說是因緣 善滅諸戱論 我稽首禮佛 諸說中第一)

 

여덟 가지 부정(八不)을 통해 그릇된 유(有)의 견해를 척파한 이 말은 <중론>의

근본 대의라 할 수 있는 내용이다.

 

원래 <중론>은 용수가 지은 446개의 게송을 청목(靑目)이 해석하여 27품으로

만들어 놓은 책으로 <중관론>이라고도 하는데 유식사상(唯識思想)과 더불어

대승불교의 2대 사상체계의 하나인 중관사상(中觀思想)의 전거(典據)가 되는 논서이다.

이 중관사상이 바탕이 되어 삼제원융설이 나오고 다시 이를 의거 천태교의가

체계화 되었으며 화엄의 일승원교 사상도 나오게 되었다고 말한다.

 

 

 

나는 혼자 였다 / 천상병 

 

 

거짓말처럼 나는 혼자였다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었다

보고 싶은 사람도 없었다

그냥 막연하게 그려져왔다

 

사람들 속에 걷고

이야기 하고 

살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결코 나와 섞여지지 않았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나는 왜

자꾸만 사람이 그립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

 

 

 

 

 

 

 多言多慮 말이 많고 생각이 많아
 轉不相應 움직이면 응하지 않는다.

 

  絶言絶慮 말이 끊어지고 생각이 끊어지면,
 無處不通 어디든 통하지 않는 곳이 없다오.

 

 기제선법본시환  조제악업역시환      

 起諸善法本是幻  造諸惡業亦是幻 

  

모든 선한 법을 지어내는 것이 본래 허깨비요

모든 악업을 만들어 내는 것도 또한 허깨비라.

 
 신여취말심여풍   환출무근무실성   

 身如聚沫心如風  幻出無根無實性  

 

몸은 거품이 모인 것이요 마음은 바람 같으니

환에서 나온 것은 뿌리도 없고 실성도 없다네

 

    가차사대이위신  심본무생인경유  

   假借四大以爲身  心本無生因境有  

 

지수화풍 잠시 빌려서 이 몸을 이루게 되니

마음은 본래 무생이나 경계로 인해 생긴다.  
 

  전경약무심역무  죄복여환기역멸   

  前境若無心亦無  罪福如幻起亦滅  

 

만약 앞선 경계에 무심하다면 마음 또한 없고

죄나 복도 허깨비와 같아 일어나곤 사라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