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불멸常住不滅 / 성철스님

2015. 11. 28. 20:4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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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불멸常住不滅


  부처님께서 도를 깨치고 처음으로 외치시되 "기이하고 기이하다.

모든 중생이 다, 항상 있어 없어지지 않는 불성을 가지고 있구나!

그것을 모르고 헛되이 헤매며 한없이, 고생만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고 하셨다.

 

  이 말씀이 허망한 우리 인산에게 영원불멸의 생명체가 있음을 선언한 첫소식이다.

그리하여 암흑 속에 잠겼던 모든 생명이 영원한 구제의 길을 얻게 되었으니,

그 은혜를 무엇으로 갚을 수 있으랴! 억만겁이 다하도록 예배드리며

공양을 올리고 찬탄하자.

 

  영원히 빛나는 이 생명체도, 도를 닦아 그 광명을 발하기 전에는 항상

어둠에 가려서 전후가 캄캄하다. 그리하여 몸을 바꾸게 되면 전생 일은

아주 잊어 버리고 말아서, 참다운 생명이 연속하여 없어지지 않는 줄은 모른다. 

도를 깨치면 봉사가 눈뜬 때와 같아서 영원히 어둡지 않아, 천번 만번 몸을

바꾸어도 항상 밝다.

눈뜨기 전에는 몸 바꿀 때 아주 죽는 줄 알았지만 눈뜬 후는 항상 맑으므로,

몸 바꾸는 것이 산 사람 옷 바꿔 입는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 

눈뜨기 전에는 항상 업에 끄달려 고만 받고 조금도 자유가 없지만,

눈을 뜨면 대자유와 대지혜로써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의 실생활에서 보면, 아무리 총명하고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도

도를 깨치기 전에는, 잠이 깊이 들었을 때는 정신이 캄캄하여 죽은 사람같이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나 조를 깨친 사람은 항상 밝기 때문에 아무리 잠을

자도 캄캄하고 어두운 일이 절대로 없다. 그러므로 참으로 도를 깨쳤나를

시험하려면 잠을 자 보면 스스로 알게 되는 것이다.

천하없이 크게 깨친 것 같고 모든 불법 다 안 안 것 같아도, 잠잘 때 캄캄하면

참으로 깨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예로부터 큰 도인들이 여기에 대해서

가장 주의하였던 것이다.

이것이 명과 암을 초월한 절대적인 광명이니, 곧 사물의 법성이며, 불성 자체이다.

 

  상주불멸하는 법성을 깨치고 보면, 그 힘은 상상할 수도 없이 커서 비단 세속의

학자들만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께서 "재가 말하는 법성은 깨치고 보면 다 알 수 있을 것이니, 이것은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이 일시에 나타나서 천만년이 다하도록 그 법성을 설명하려

하여도 털끝 하나만큼도 설명하지 못할 만큼 신기하다.

시방허공이 넓지마는 법성의 넓이에 비교하면 법성은 대해 같고 시방허공은

바다 가운데 조그마한 거품과 같다. 허공이 억천만년 동안 무너지지 않고 그대로

있지만 법성의 생명에 비교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불과하다.'고 하시니, 이것이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설명이다.

이렇듯 거룩한 법을 닦게 되는 우리의 행복을 어디다 비유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고인은 이 법문 한마디 들으려고 전신을 불살랐으니, 이 몸을 천만 번

불살라 부처님께 올려도 그 은혜는 천만 분의 일도 갚지 못할 것이다.

오직 부지런히 공부하여 어서 빨리 도를 깨칠 때, 비로소 부처님과 도인스님들의

은혜를 일시에 갚는 대이니, 힘쓰고 힘써라!


- 성철큰스님

 

 

 

 

만추의 사색 / 잭키 김명희

희노애락이 녹아 있는 우리의 삶은 어떤 맛일까


고소한 흰쌀밥 맛일까
부드런 크림 맛일까
달달한 꿀맛일까
들쩍지근 수정과 맛일까


쌉싸름 홍삼 맛일까
새콤달콤 오렌지 맛일까


쓰디쓴 에스프레소 맛일까 뜨건 카푸치노 맛일까


씁쓸한 들꽃같은 맛일까
떨떠름 설익은 감맛일까
꿀꿀한 날 삼겹살구이와 절묘한 소주한잔 맛일까


노릇노릇 감칠맛 나는 전어구이 맛일까
보글보글 뚝배기청국장 맛일까
지글지글 매콤한 김치찌개 맛일까


호락호락 녹록지 않은 삶 속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같은 날도
달가움도 어줍잖음도
기꺼이 끌어안고 가야 할 과제인것을

 

 

 

 

   소리없는 소리


외면과 내면의 소음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침묵이 있습니다.
소음은 침묵 속에서 일어났다가 침묵 속으로 사라집니다.
그러나 침묵은 일어난 적도 없고,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소리 없는 소리,
침묵의 소리,
외짝 손이 내는 소리.


바로 지금 모든 소리를 듣고 있는 그것의 소리를 들어보십시오.
모든 소음을 머금고 있는 허공의 소리라고나 할까요?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자체라고나 할까요?

차라리 그 모든 헤아림을 멈추고 그저 존재하십시오.
이 살아있음, 이 알아차림, 이 여기에 있음....

오!

 

- 몽지릴라 밴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