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6. 19:06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진제 스님의 기이한 생물관과 우주관 불교닷컴 [연재] 강병균 교수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
- 진실은 빛과 같이 눈을 어둡게 하지만,
- 깨달음은 누구나 가능할지 모르나 과학은 아무나 이해할 수 없다 얼마 전에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조계종 현 종정 진제스님에 대한 것이다. 진제스님은 ‘남진제 북송담’으로 유명한 한국선불교의 양대 산맥이다. 진제 스님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경천동지할 내용을 실어놓으시고 있다. 사이트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www.jinje.kr/03_teachings/03.php 법문 Q&A 48, 49항을 보시기 바란다.
I. 진제스님의 ‘진화론과 우주론’ 부정
2013.7.1~2 양일간에 등록된 진제 스님과 시자 사이의 문답이다. 시자는 합리적인 질문을 하였지만, 스승이 제자를 무지(無知)·무명(無明)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시자는 진화론과 창조론에 대해서 어느 것이 맞는지, 그리고 빅뱅을 거론하며 우주의 기원에 대해서, 합리적인 질문을 했지만 스승은 진화론(evolution)과 우주론(cosmology)을 전면 부인했다. 이는 가톨릭이 근 2,000년 동안 지동설을 부인한 것과 맞먹는 일이다. 기가 막힌 일이다. 창조주를 믿는 유신론자들인 기독교인들과 회교도들만 부인하는 줄 알았더니, 등잔밑이 어둡다고 불교인도 부인하고 있었다. 그것도 종정스님이! 가장 도가 높다는 분이!
진제 종정과 시자 사이의 질문·대답의 원문은 아래와 같다.
49. 진화론과 창조론은 어느 것이 맞습니까?
[시자] 종정예하, 과학계에서는 생명체가 진화해서 지금의 모양을 갖췄다는 진화론과, 누군가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었다는 창조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어느 것이 맞습니까?
48. 외계인이 있습니까? 우주는 빅뱅으로 생겼습니까?
[시자] 종정예하, 외계인이 있습니까?
II. 깨달음은 근본주의적 무지로부터 자유로운가
사람들은 종교에서 ‘생명과 우주의 기원’, 즉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에 대한 답을 얻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진화론과 현대우주론을 부인하는 종정스님의 대답은, “도대체 깨달음이란 것이 무엇인가?”, “도대체 깨달았다는 사람은 무엇을 깨달은 것인가?” 하고, 근본적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어처구니없고 황당무계한 내용들이다. 수십억 년 전에도 사람과 생물들이 지금 모습대로 존재했다니, 그럼 지구가 생긴 후 “요이, 땅!“ 하고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생물들이 무(無)에서 유(有)로 생겼다는 말인가? 그럼, 지금도 어느 날 갑자기 ‘까마귀너구리’ 같은 ‘듣보종’(듣도 보도 못한 신종 생물)이 나타나야할 것이 아닌가?
만약 이게 아니라면 지구는 거의 무한한 세월동안 존재해왔다. 그동안, 적어도 46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사람은 계속해서 사람을 낳고, 개도 말도 계속 존재해서 새끼를 낳아온 것이다. 이게 바로 진제스님이 말한 ‘우주는 처음부터 이런 모양이다’라는 뜻이다. 생물의 진화와 우주의 빅뱅은 없었다는 말이다. (가톨릭은 크게 회심悔心하여 이제는 진화를 인정하고 빅뱅도 인정하는데 불교는 부인한다. 한쪽은 무식에서 유식으로 비상하고, 다른 쪽은 유식에서 무식으로 추락한다. 가톨릭 교세가 커지고 불교가 축소되는 이유가 짐작이 간다.)
이런 생각을 가진 이들은 살아있는 청동기시대의 화석이다! 그러니 불경에 나오는 “아난이 과거 오백생 동안 바라문이었다”는 주장을 ‘액면 그대로’, ‘문자 그대로’ 믿는다. 족히 (한 세대를 30년으로 치면) 최소한(!) 15,000년 동안이나 바라문이었다는 주장이다. 그때는 인간이 크로마뇽인처럼 혈거(穴居)하는 원시인이었는데, 농경도 시작이 되지 않았는데, 그리고 아직 아리아인들이 인도로 쳐내려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바라문 계급이 존재하는가? 쑥대 같은 머리에 손에는 돌도끼를 들고 몸에는 가죽옷을 걸치고 동굴에 사는 바라문이, 상상이 가는가? 성경을 축자적으로, 문자 그대로 믿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과 별 차이가 없다. 이런 사람들은 심지어, 아직도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믿지 않고 평평하다고 믿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한번, 직접 만나, 물어보고 싶다. 종종 단순한 질문은 엄청난 비밀을 밝히기 때문이다. 스님들을 국가고시로 선발해야 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소정의 지식을 갖춘 사람들만을 엄선해서 승려가 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 조선시대 명종조에 실시된 승과고시를 통해서 배출된 분이 그 유명한 사명대사이다. 그러므로 천인사(天人師 하늘과 사람의 스승)가 되려면 최소한 그 시대의 보편적인 교양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눈부시게 과학과 학문이 발달한 지금 이 시대에, 겨우 조선시대나 고려시대나 신라시대 정도의 교양만 갖춘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III. 망상통(妄想通)과 망상통(妄想桶)
절집의 텔레비전이 고장 나면 전파상을 부르고, 컴퓨터가 고장 나면 기술자를 부르며, 귀뚜라미보일러가 고장 나면 대리점을 부르지, 절대로 진제스님 같은 큰스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절집사람들도, 심지어 전법제자들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왜 진화론과 우주론에 대해서는 진제스님의 말을 믿는가? 혹시 진제스님은 벌거벗은 임금님이 된 것은 아닌가? 남들은 임금님이 벌거벗은 줄 아는데, 본인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벌거벗은 줄 모른다’고 생각하는 임금님! 다른 사람들은 (속으로는) 진제 스님의 ‘진화론과 우주론’에 대한 견해를 비웃는데, 진제 스님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 말을 믿는 줄 아는’ 벌거벗은 종정님. 그리고 진제스님은, 왜, 자신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배울 생각을 안 하시는가? 우주 최대의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가장 큰 신통력은 천안통이 아니라 ‘망상통(妄想通)’이다, 소위 ‘환망공상통(幻妄空想通)’이다. 진실을 모두 거짓으로 물들이거나 바꿔놓는, 신비하기 이를 데 없는 능력이다. 종교를 잘못 믿으면 제일먼저 망상통을 얻는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에는 다른 신통력획득은 포기하고, 이 망상통을 마구 휘둘러 대서 중생을 망상으로 이끌어, 그렇지 않아도 혼란스러운 이 세상을 초특대형(ultra super size) 망상통(妄想桶)으로 만든다.
종교지도자들이 솔직히 양심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 “우리도 잘 몰라요. 사실은 전혀 몰라요. 배운 게 있어야지요. 좀 아는 건, 어떻게 하면 마음의 번뇌를 가라앉혀 고통을 없애는지, 그 방법이지요. 그 외에 우주·생명의 기원은 모릅니다. 우리 스승이신 부처님도 대답하지 않으신 일인데, 저희가 감히 이러쿵저러쿵 답을 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라고 말하면 필자도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정말 걱정되는 일이 있다. 만약 종정스님의 ‘불교관과 깨달음’이라는 근본사상을 지탱하는 것이, ‘반(反)진화론과 반(反)과학’이라면 그땐 어떻게 할 것인가? “무너지는 사상누각(沙上樓閣 a house of cards)을 과연 누가 지탱할 것인가? 지금까지 아늑하게 살아온 집이 허물어지는 것을, 누군가 막을 수 있을까?” 아마 이런 원초적이고도 근본적인 불안과 두려움이, 성속(聖俗)을 불문하고, 불교인들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종교인들의 마음속에도 있을 것이다.
IV. 진제스님은 사과하시라: 종교인은 면죄부를 받았는가
세속의 최고직위인 대통령도 잘못하면 대국민 사과를 한다. 수하 국무총리 이하 장차관들도 그리하고; 국민들로부터 철새라고, 거짓말쟁이라고, 그리고 파렴치한 인간들이라고 비웃음을 받는 전과자가 수십 프로를 차지하는 국회의원들도 그리하며; 심지어 (수십 년 전만 해도 ‘딴따라’라고 비하받던) 연예인들조차도 잘못된 행위를 하면, 또 음주운전 등 천 만이 넘는 애주가들 눈에는 별거 아닌 것 같은 행위를 해도, "공인(?)으로서 차마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참회반성의 징표로 활동을 중단한다. (벌거벗고 그 짓을 하는 것을 대형스크린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사람들에게 너무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다. 장관과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들은 다 빠져나가고 연예인들만 벌 받는다는 얘기다.) 돈만 아는 장사꾼이라고, 탐욕의 화신이라고, 비난받는 재벌들도 잘못하면 석고대죄를 하듯 국민들에게 사과한다.
그런데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의, 즉 모든 중생의 영적인 건강과 마음의 행복을 책임지는 불교계 최고의 영적수장인 종정(宗正)이 인류과학문명의 금자탑(金字塔 pyramid)인 '진화론과 우주론'을 부인하는 발언을 했다면, 그래서 (올바른 지식추구를 막아) 사람들의 영적인 건강을 해치고 (불법을 지극히 합리적인 가르침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면, 즉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위가 높을수록 책임이 크며, 공인(公人)에게는 사실상 언론의 자유가, 즉 함부로 무책임하게 말할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허튼 소리를 하고도 무사할 공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이한 일은 우리 사회에서 잘못을 하고도 사과와 참회를 하지 않는 (그리고 세금도 내지 않는) 유일한 자들이 바로 종교인들이라는 점이다. 누가 당신들에게 그런 '면죄부‘(免罪符 indulgence)를 주었단 말인가?
그런데 정말 궁금한 게 있다. 평소 ‘참나’를 찾자고 선양하시는 진제 스님의 ‘진화론과 우주론’ 부인 발언은 ‘참나’가 한 것인가? 만약 아니라면, 누가 한 것인가? 진제 스님은 자신이, 구경각을 얻어 오도송을 읊은, 부처님으로부터 끊어지지 않고 내려온 정법을 이은 제79조(祖)라고 하니 분명 참나를 찾았고 어묵동정 중에 항상 참나만 현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높이 올라갈수록 위험하다. 특히 지고의 지위에 오르면 위태롭기 그지없다. 말하려하고 가르치려들지, 들으려하지 않고 배우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명은 마음이 없는 나무보다 짧고, 몸집은 소·말·당나귀 같은 가축보다 작은 인간이 망상과 과대망상은 우주크기이다! “우주와 하나가 되고,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주장한다. (당신은, 설사 바퀴벌레가 깨달음을 얻어서 우주와 하나가 되었다고 주장해도, 그러거나 말거나 발로 밟아 죽이리라.) 인류를 집단적으로 보면, 의식이 발달할수록 깨달음의 질과 양이 향상되고 커지지지만, 동시에 망상 역시 질과 양이 향상되고(? 정교해지며 복잡해지고) 커진다.
천동설을 부인하며 지동설을 주장하던 갈릴레오를 종교재판에 걸어 고문을 하겠다고 겁을 주며 의견을 번복하라고 협박하고(결국 성공했다), 살해당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조르다노 부르노의 혀에 못을 박아 (십자가에 고정시켜) 지동설주장을 막고 화형을 시킨 중세 기독교의 '광신과 무지'가 21세기 한반도에 부활하면 안 된다. 설사 밖으로 드러난 고문과 화형이라는 종교재판의 외형적인 독(毒)이 없어도, 안 된다. 종교의 종류를 막론하고 안 된다. ‘광신과 무지’는 안 된다. 절대 안 된다. 겨자씨처럼 작은 광신과 무지도 수미산같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중세 기독교암흑기로 돌아간다.) 그런데 ‘진화론과 우주론’의 부정은 인류 등정사(登頂史)를 부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망상의) 크기가 이미 히말라야 고봉수준이다.
그러므로, 진화론과 우주론을 부인하는, 진제 종정은 참회하고 사과하시라!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시라. 특히, 과학입국의 정신으로 진리를 찾아 불철주야 연구에 몰입하는 과학자들과, 진화론과 우주론이 출제될지 모를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즉시 사과하시라.
대한민국에 유아론(有我論 atmanism)적 사이비 불교가 판치는 데는, 유아론(有我論)에 경도된 조계종 지도자들의 책임이 크다. 수백 개 불교 종단 중에 수십 개가 이름에 '조계종'을 집어넣을 정도로, 조계종은 불교 최대종단이자 종가(宗家)이기 때문이다.
V. 망상중죄 금일참회(妄想重罪 今日懺悔)
유한한 인간인 우리는 혹시라도 망상에 빠지지 않나 항상 삼가 경계해야 하며, 자신의 망상이 드러나면 그 즉시 참회해야 한다. 실로 ‘망상중죄 금일참회’(妄想重罪 今日懺悔)가 아닐 수 없다! (필자 역시 매일매일 자신의 망상을 목격하고 참회하며 산다. 그런데 망상을 알아차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번만 돌아보면 알아차릴 수 있는 단순한 망상이 아닌, 자신의 지식과 지혜와 통찰력을 넘어가는 대형 망상은 ‘외부의 충격’, 즉 ‘충격적인 경험과 충격적인 정보유입’이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인류 과학·문명·종교·역사를 공부하면, 망상의 양과 질(정도)을 상당히 줄이고 낮출 수 있다. 종교만 공부하면 지극히 위험하다. 여러 분야를 동시에 공부해야 한다. 종교는 인류문화 중 가장 완고하고 수구적이고 보수적이며, 세계는 연기적으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강병균 : 서울대 수학학사ㆍ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박사. 포항공대 교수(1987~). 포항공대 전 교수평의회 의장. 전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시절 룸비니 수년간 참가. 30년간 매일 채식과 참선을 해 옴.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문하에서 철야정진 수년간 참가. 26년 전 백련암에서 3천배 후 성철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며,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아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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