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거기에 있었다

2016. 3. 20. 14:3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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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거기에 있었다

"우리는 깨달음을 얻고자 명상하지 않는다.

깨달음이 이미 우리 안에 있기 때문이다.

어떤 곳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목적도 목표도 없다.

어떤 높은 경지에 오르고자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무위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루고 싶은 것을 이미 이루었음을 본다.

그리하여 애쓰기를 멈추게 된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창문을 통해

쏟아지는 햇살을 보거나 빗소리를 들으면서 평안하다.

무엇을 좇아서 달리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매 순간을 즐길 수 있다.

사람들은 열반에 들어가는 것을 말하지만

우리는 이미 거기에 있다"


- 틱낫한 스님

 

 

거울에 비친 나를 보다.

2008년 2월, 경행 중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한국인여자수행자 YR과 지나치며 씩 웃었다.

지나치는 순간 선뜻 아주 생경한 그림, 처음 보는듯한 화면-내 마음이 만들어낸

영상에 반응했다는 선명한 느낌을 받았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미묘함이라 인터뷰 시 보고하지 않았다.

 

1979년, 고1때부터 본격적으로 그림공부를 시작하였다.

그래서인지 보는 업과 눈으로 포착하는 습관이 유난스럽다고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대부분의 그림쟁이들이 그러하듯이... 남들은 무심히 지나칠 사물들을 관찰하고,

관찰하고 또 관찰하고 표현하는 연습이 그 얼마이던가?

하찮은 깡통, 돌멩이, 석고, 말린 생선, 과일 등을 우리들만큼 열심히 보았고,

보는 사람들이 또 있을지 궁금하다. 그래서일까?

지나치는 사람의 얼굴들, 표정들, 가로수, 간판 등을 참 열심히(?), 재빨리,

한눈에 보는 습관이 지금도 여전하다.

 

작업실 가는 버스 안에서 무심한 시선으로 서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그러던 돌연! '거울을 보듯이 봄'이 있었다!!

 세수를 하다가, 면도를 하다가, 이를 닦다가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듯.

(그 옛날 훈련소 내무반에서 불침번을 서다 출입구에 걸린 작은 거울에서 새까맣게

탄 낯선 얼굴을 보았듯, 또는 폭음하던 시절 어느 술집 화장실에서 만취하여

거울속의 기묘한 얼굴을 보았듯)

테두리가 없는, 눈앞에 드러난 세계와 똑같은 크기의 거울...

눈에 들어온 모든 것이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라는 놀라운 자각!!!

 

도덕경 모임의 김기태 선생의 말이 기억났다.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드러난 모든 것이 '나'입니다."

오래전에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글도 생각났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 이런 뉘앙스의 말이었을 것이다.

"절대(신)는 스스로를 알 수가 없다. 나를 통하여 자신(신)의 모습을 본다...."

 

메모하고 있는 노트의 흰 종이와 펜과 손을 본다. 이를 통하여 나를 확인한다.

공원길 아이들과 나무, 운동기구, 시원하게 물을 뿜는 분수와 행인들을 본다.

 

 

- 화가 <vira위라>님 블로그 에서

?疾風知勁草(질풍지경초)?

모진 바람이 불 때라야
강한 풀을 알 수 있다.

어렵고 위험한 처지를 겪어봐야
인간의 진가를 알 수 있는 법이다.

인생은
난관과 역경으로 가득 차 있고,

인간 세상은 염량세태라서
잘 나갈 때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지만,

몰락할 때는
썰물처럼 빠져 나가기 마련이다.

추사 김정희가
그린 세한도(歲寒圖)를 보면
공자의 이런 말씀이 적혀 있다.

歲寒然後 (세한연후) 知松柏之後彫也 (지송백지후조야)

날씨가 추워진 후라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다른 나무보다 뒤늦게 시든다는 것을 안다.

집안이 가난할 때라야
좋은 아내가 생각나고,

세상이 어지러울 때라야
충신을 알아볼 수 있다.

지금 아픈 것은
아름다워지기 위함이다.

아름다운 종소리를
더 멀리 퍼뜨리려면 종(鐘)이 더 아파야 한다.

셰익스피어는 이렇게 말했다.

"아플 때 우는 것은 삼류이고,
아플 때 참는 것은 이류이고,
아픔을 즐기는것이 일류인생이다"
라고.

그래서
이렇게 기도하여 본다

서로에게 믿음주고,
서로가 하나 되는
미래 지향적인 삶을 살게 하소서.

물질적 부자 아닌
마음의 부자로 살아가게 하시고,

물질로 얻은 행복보다
사랑으로 다져진 참사랑으로 살게 하시고,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아름다운 사랑으로 꽃피우게 하소서.

 

 
자시송 - 티벳 명상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