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3. 11:13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누가 삶을
사는가
당신은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있습니까?
저는 지금 당신만의 개성적인 라이프 스타일이나
인생역정에 대해 묻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말 그대로
당신 자신만의 삶이라 할 만한 것을 살고 있느냐고 묻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만의 삶이라는 것,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나만의 삶이라는
것이 과연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요? 당신은 당신 자신만의 삶을 소유하고 있습니까?
당신 자신만의 삶이랄 만한 어떤 ‘실체’가
있나요?
삶이란 무엇일까요?
당신이라는 한 개인이 겪어 온 사건들의 연속, 경험들의 다발인가요?
아니면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감각적 이미지, 기억일 뿐인가요?
삶을 살아 온, 사건과 경험의 주체로서의 당신은 삶과 별개로
존재하나요?
혹시 당신은 이 삶의 일부, 삶 속에 드러나는 여러
대상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요?
당신이 삶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당신을 경험하는 것은 아닐까요?
당신이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이 당신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바로 지금 이 순간 삶이 아닌 것이 있습니까?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냄새 맡아지는 것, 맛보아지는 것, 느껴지는 것, 분별되는 것
이외에 따로 삶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그 하나하나가 바로 삶의 표현
아닌가요?
당신이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이 당신을 살고
있다는 증거는
깊은 잠에 빠졌을 때, 당신이 어떤 통제나 조작을 하지 않을 때에도 숨을 쉬고
피가 돌고 있다는 것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아니라, 잠이었던 삶이 깸이라는 삶을 경험합니다.
당신이 삶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삶을 경험합니다.
당신이 삶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 당신이 있습니다.
당신이 곧 삶이고, 삶이 곧 당신입니다. 당신과 삶은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삶은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당신의 존재입니다.
당신과 삶은 늘 한 덩어리로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삶이 꾸는 꿈입니다.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노엽고,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즐겁더라도
그것은 모두 환상입니다.
오로지 삶만이, 바로 지금 여기의 영원한 생명만이 진실입니다.
- 몽지 심성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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