夢幻 / 현정선원

2016. 4. 3. 11:1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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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어떤 일을 할 때, 순간순간 이게 전부


내가 업으로 지은 바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답]그게 진짜 편합디까?


무슨 일을 하면서 매 순간 이게 전부 내가 업으로 지은 거라고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거 엄청나게 피곤할 거 같은데.


안 그렇겠소? · · · · · ·


그저 평상한 게 좋소. 다만 수연무작(隨緣無作)이라,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인연화합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 깊이 체화되어 그저 아무 의도 없이 


그 순간순간 상황에 모든 걸 맡기게 되면,


새삼스럽게 이것이 전부 내가 지은 업이라든가,


그렇게 생각하니 편해진다든가 하는 말들이 전부 붙을 데가 없는 거요.


 


을 짓는 주체도, 마음이 편해지는 주체도 전부 환영이라 소리요.


밥과 반찬의 기운을 빌리지 않으면 지금 그런 질문도 어떻게


성립할 수 있겠소? 그렇다면 지금 누가 질문을 한 거요? · · · · · ·


본래 근본이 그렇소.


그저 빈 이름만 난무할 뿐, 실체가 없는 거요. 아무 일 없다 소리요.

지금 당장이야 운 좋게 그 마음이 편하다 해도,


그 편안함이 얼마나 지속되겠소? 지금 여러분이 하는 공부는
괴로운 마음을 편안한 마음으로, 옹졸한 마음을 성인의 넓은 마음으로,


마땅치 않은 것을 마땅한 것으로 바꿔치기 하기 위한 공부가 아니오.


온갖 이런 것, 온갖 저런 것들은 전부 맑은 거울 위에 비친,


잠시잠깐 나타났다 스쳐 사라지는 그림자와 전혀 다를 게 없는 거요.


 


여러분의 본래 마음이


바로 그 맑은 거울과 같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오.


그 참 마음은 늘 여여해서 괴로움이 비칠 때에도


그 마음은 괴로움과 상관없고,


편안함이 비쳐도 그 마음은 편안함과 전혀 상관없는 거요.

옛 고인이 경책하시기를,


참 마음은 움직이는 일이 없고, 망령된 마음은 그림자와 같으


나(生)는 일이 없어서 안팎으로 항상 적멸(寂滅)하여


아무 일도 없는데, 다만 어리석은 중생들이 마음을 헷갈려서


까닭 없이 헐떡이며 쉬지 못한다고 하신 거요.


 


- 현정선원 법정님


 


 


 


 


* 因緣生起하니 隨緣無作이라
인연화합으로 이루어진 우주의 현상 속에서 인연을 따를 뿐 . .
생각이나 有爲를 그칠 일이다.
그것은 夢幻과 같아서 왔다가 사라지는 것들이다.


不取於相이면 如如不動이라


헛개비 같은 상에 끄달리지 않으면 움직임 없는 본마음이라 


 


아지랑이- 성의신(해금연주자)